만 3년된 한·EU FTA 농수축산물 유입으로 7조5000억원 적자
2년차 한·미 FTA도 보건산업 경우 수입액 늘어나 적자 폭 커
한·중 FTA 가속화… 한의협 FTA대책위 가동으로 대응책 모색
온통 장밋빛 전망만 가득했던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제 기대했던 효과보단 오히려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달 29일 발표한 ‘한?EU FTA 발효 3년차 교역·투자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EU(유럽연합)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 3년차(2013년 7월~2014년 5월)인 올해 대(對) EU 무역수지가 74억달러(약 7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EU간 무역수지는 2011년 7월 한·EU FTA가 발효 후 첫 1년 동안은 18억달러 흑자를 거뒀고, 2년차부터는 46억달러에 이르는 적자에 이어 3년차만에 약 7조5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처럼 무역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난데는 돼지고기·밀·포도주·맥주 등 농수축산물 수입이 1년 전보다 19% 가까이 증가한 게 주원인이다.
또한 지난 2012년 한국과 미국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기대효과도 보건산업 분야에서는 손실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대(對) 미국 보건산업 수출액은 7억6000만달러인데 반해 수입액은 27억9000달러로 나타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금년 내 타결을 목표로 실무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 크다.
현재까지 진행된 11차 한·중 FTA 실무협상단 회의 가운데 올 1월 중국에서 개최된 제9차 회의에서는 전체 품목에 대한 양허안(Offer) 및 양국간 시장개방 관심품목에 대한 양허요구안(Request)을 교환할 당시, 중국측은 국내 한의시장 개방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이후 구체적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FTA 협상이 금년내 타결을 목표로 속도를 낼 전망인 가운데 현재 한·중 실무협상단은 상품시장 양허안을 두고 1만2,000여 개에 이르는 대상 품목 중 10%인 1,200여 개의 상품은 '초민감품목'으로 설정해 현 관세를 유지하고, 나머지는 '민감품목(10~20년 내 관세철폐)'과 '일반품목(즉시 관세 철폐)' 등으로 구분지어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중FTA가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 관세율의 실질 가중치는 1.7% 수준이며, 고관세율 적용은 소비재 품목에 집중돼 있어 한·중 FTA 체결 효과가 최종 소비재 품목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그치고 있기에 한·중 FTA 타결로 관세 철폐가 이뤄지더라도 실질 효과는 시장의 높은 기대와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산업에 대한 지원책도 사전에 강구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일 “미국과 유럽연합 등과의 FTA 등 지금까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과 달리 한·중 FTA는 양국 기업간 시장경쟁을 벌이는 분야가 매우 많기 때문에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현실화한 때가 아니라 예상되는 단계에서부터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고, 서비스 산업에 있어서는 관련 분야의 피해를 인정해줄 구체적 기준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중 FTA에서 한의의료서비스 시장에 대한 논의와 대비해 FTA대책위원회(위원장 박완수 수석부회장)를 운영하며, 국내 시장 개방 반대에 관한 합당한 논리 마련과 효과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