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자회사 허용, 건보제도 위기 초래할 것”

기사입력 2014.07.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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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 추진 이후 공식적으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첫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박근혜 정부의 의료영리화 행정조치의 위법성과 그 영향'이라는 주제로 17일 국회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7월 22일 입법예고 마감을 앞둔 정부의 ‘의료법 시행규칙과 가이드라인’의 위법성은 물론 이에 따른 의료비 상승과 한국의 비영리 의료법인 체계 붕괴에 대해 정부와 시민단체 양측이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조홍준 울산의대교수(건강과 대안 대표)가 좌장을 맡고, 우석균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단체연합 정책위원장과 정소홍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다. 발제에 대한 토론에는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실장, 이향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 지부장, 이은경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발제문을 통해 정부의 정책이 사실상 영리병원 허용이라고 지적했다. 부대사업 확대가 의료관련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을 포괄적으로 허용해 병원을 의료 복합기업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자회사를 허용하거나 의약품, 의료기기 사업 등의 의료업은 물론, 해외환자 유치를 내세운 호텔업 등 다양한 업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980년대 미국의 사례를 들어 우 위원장은 “미국 회계 감사원이 지적했듯 비영리병원의 영리자회사가 의료비를 증가시켰고, 병원이 대도시에 집중되면서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됐으며, 의료시설의 과잉투자로 인한 과잉진료, 가난한 환자의 의료접근성 저하 등이 발생했다”며 “이는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 영리자회사 허용이 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안이 의료법이 정하는 위임입법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소홍 민변 공공의료팀장은 “건물임대업, 체육 관련시설, 의료관광업의 여러 업종 등이 모두 구체적 위임입법 범위를 넘었기 때문에 의료법 시행규칙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자법인 허용 가이드라인이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 영리추구를 우선할 수 없다는 헌법 제36조 제3항, 의료법 및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의료법인의 설립 목적(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및 법적 성격(비영리 재단법인), △의료법인의 영리 추구 사업을 금지한 의료법 시행령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나영명 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실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부대사업 확대는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사업범위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의료법 위반행위”라고 말했다.

    이향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경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예를 들어 “국립대병원의 과도한 시설투자가 병원의 부실경영을 낳았다”며 “국립대병원은 영리화가 아니라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의 합작회사인 ㈜헬스커넥트가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사기업에 유출하고 공공자산인 서울대병원이라는 브랜드를 사기업에 팔아넘긴 것으로 이미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공립병원을 확대하고 의료제도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은경 새사연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사회의 의료비 증가는 이미 OECD 1위이고 지금같이 규제받지 않는 사립병원 중심의 의료체계로는 건강보험제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사립의료기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의료비를 더욱 증가시킨다면 미국형 의료제도가 아니라 남미형 의료제도로 갈 공산이 더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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