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원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 공정하고 균등하게 공유
복지부, ‘한국토종자원의 한약재 기반구축 사업’으로 대응책 모색
50번째 국가가 유엔에 의정서 비준서를 기탁하는 날로부터 90일 이후 발효키로 한 나고야의정서가 지난 14일 50번째 국가로 우루과이가 비준서를 유엔에 기탁함에 따라 오는 10월12일부로 발효된다.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한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전자원에 대한 적절한 접근이며 또 하나는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균등한 이익공유다.
기존에는 유전자원을 ‘인류공동의 자산’으로 인식해 자유롭게 접근과 이용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 소유권과 이에 수반되는 권리문제로 인해 의정서가 발효되면 해외의 유전자원에 접근하고 수집하는 과정이 공식화되고 해외의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이익은 유전자원의 제공국과 이용자 간에 공유돼야 한다. 따라서 해외 유전자원에 접근하고 이용에 따른 이익의 공유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해외 유전자원의 이용국(자)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나고야의정서의 가입이 바이오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2012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09년 기준으로 5조6,362억원에서 2015년에는 6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의정서가 발효되면 우리나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ABS 비용은 2015년에 136억~639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외 의정서 발효 후 외국기업에서 전통지식을 포함한 국내 유전자원의 이용에 따른 로열티 이익과 국내 유전자원을 이용한 라이센싱 수익발생, 그리고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소송 또는 특허 취소 소송과 규제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추가로 부담해야 할 ABS 비용의 상당 부분은 우리나라가 의정서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어서 의정서 가입과 미가입에 따른 경제적인 영향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까지 비준한 50개 국가들을 살펴보면 인도, 베트남 등 유전자원이 풍부한 제공국이 대부분으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로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들은 국내 이행체계 준비, 해외 국가 동향 등을 고려해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도 의정서의 국내 이행을 위해 현재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을 제정 중에 있으며 이행체계 구축 등 향후 1년 내 비준을 목표로 준비를 하되 유전자원 관련 국제분쟁 발생 시 비비준국의 불이익 등 예상효과, 의정서 당사국회의 논의동향, 주요국가 비준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봐가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바이오업계에서는 최근 5년 간 연평균 12.1%씩 급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산업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면 나고야의정서 체제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정부차원에서 전담조직을 편성하고 개별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확대하는 한편 생물자원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경우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토종한약재 유전자원 확보(88품목) 및 한국토종자원의 한약재 사용을 위한 규격설정(100품목)을 목표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총 80억원(국비 40억원, 전남도비 40억원)을 투입하는 ‘한국토종자원의 한약재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이 사업을 통해 의정서 발효 시 우리의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우리 토종한약재에 대한 주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유전자원 확보도 중요하지만 전통지식(한의약) 활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 전통지식을 이용하는데 따른 로열티 이익을 기대하거나 혹은 이로인한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왜곡된 천연물신약 정책으로 한의약의 가치를 훼손시키기 보다 한의약의 특성을 반영해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 발전시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