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수렴 없이 심평원 의견만 적극 반영
물치사가 치료하는 양방 물리치료 수가 그대로 차용하기도
국토교통부가 최근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관한 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건강보험에서 비급여로 적용되고 있는 일부 한의물리요법 항목들을 수가로 명시해서 고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수가 점수 산정이 체계적인 기준 및 올바른 절차를 통해 정립된 것이 아니라 상당부분 심사위탁된 심평원의 일방적 의견을 수렴하거나 한의진료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기준 일부 개정안에서는 한의물리요법의 수가를 양방에서 건보로 준용되는 항목을 차용해서 적용했는데, 기존 149.16점의 추나요법을 △온열요법, 한방수기요법 13.96점 △추나요법 149.16점 △도인운동요법 55.57점 △근건이완수기요법 52.40으로 양방 물리치료의 상대가치를 그대로 차용해 세분화했다.
이같은 수가 책정은 물리치료사가 치료의 주체로 가능한 양방과는 달리 한의에서는 한의사가 직접 치료를 실시하는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상대가치의 기본적인 정의를 위배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급여 한의물리요법의 경우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심평원에 제출한 행위 및 실제 로컬에서 시행되는 행위들 중 일부의 경우만 고시함으로써 ‘경피급냉치료, 파라핀욕, 경피자외선조사요법, 종합가시광선조사요법, 경근저출력레이저조사요법, 경추견인, 골반견인,기공공법지도’ 등 실제 진료 현장에서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는 치료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약침 수가의 경우 재료대를 행위료에 포함시켜 급여화하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개정안에서는 상대가치점수를 기존 97.47점에서 1.7점 상향한 99.17점으로 책정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수가는 행위수가에 대한 언급을 제쳐두고서라도 약침 재료대를 150원 가량으로로 산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심평원 이관전 일괄적으로 1000원으로 책정했던 가격에 1/10에 불과한 것으로, 약침액 자체의 가격이 아닌 약침액을 만들 수 있는 원재료, 즉 한약재 가격으로 계산하는 황당한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황당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 까닭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료인의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를 책정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며, 특히 건보에서 비급여로 분류된 행위의 경우 건강보험상으로는 의료기관에 따라 다르게 받는 것이 원칙이므로 오히려 그 수가 책정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것이 마땅함에도 절차적인 신중함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즉, 관련 전문단체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의료 행위와 수가를 주관하는 행정기관인 보건복지부의 의견 검토 역시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개정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이 반영된 기관은 자보 청구에 대해 보험사를 대신해 심사를 하는 심평원이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의계 전문가는 “약침액 가격을 왜곡‧축소한 것과 물리치료의 한‧양의 행위주체의 차이점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임의적인 수가 차용은 상대가치의 기본 의미를 훼손하거나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심사의 용이성만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며 “게다가 이러한 결론이 전문가 단체와 크게 차이가 나지만 이에 대한 근거 자료 요청에 대해 심평원에서는 뚜렷한 이유 없이 요청을 무시하고 있어 절차적인 문제가 한의계 내부에서 성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심평원 자료를 근거로 상대가치점수를 책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한의사들의 모든 의견을 다 듣고 수가를 책정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라며 “향후 잘못된 점을 지적해 준다면 타당성을 판단해 반영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