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판례 분석-2
▶「CT」 사용 관련
- 사건개요 : 한의사가 방사선사를 고용하고 일일 평균 3~4 차례 CT를 촬영하도록 지시한 것은 한의사의 업무범위를 넘는다는 이유로 내린 1심판결(3월의 영업정지)에 대해 취소를 청구함.
- 한의사 측 주장 : 한의사가 CT기기로 촬영하도록 한 것은 한의사에게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가 아니다.
- 판결 : 양·한방 이원적 의료체계 하에서 한의사가 CT기기를 촬영하게 하고 이를 이용하여 방사선 진단행위를 하는 것은 ‘한의의료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또한 관련 규정(특수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서도 실질적으로 한방병원은 CT기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한방병원은 의사를 고용할 수 없으며, 한의사는 의료기사를 지도할 수 없음), 한의과대학 교육내용이나 한의사국가시험 관련문제 출제 비중 등을 볼 때에도 한의사가 동 기기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서울고등법원. 2006. 7. 7.)
▶「IPL(피부질환치료기)」 사용 관련
- 사건개요 : 한의사가 IPL 1대를 설치하고 1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질환 치료행위 등을 함으로써 피소되어 원심법원에서 무죄로 판결되었으나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
- 한의사 측 주장 : 한의에서 행해지는 IPL의 사용은 현대 이학적인 기기를 이용하여 경락을 자극하고 기혈순행을 높여 질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이는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 판결 : IPL은 주위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채 특정한 조직을 파괴하는 선택적 광열용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경락에 자극을 주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적외선치료기·레이저침치료기와 작용원리가 같다고 보기 어려우며, IPL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를 응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4. 2. 13.)
▶「뇌파계」 사용 관련
- 사건개요 : 한의사가 위해도 2등급으로 분류된 뇌파계를 이용하여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것에 대한 보건소 및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내린 한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에 대해 취소를 청구함.
- 한의사 측 주장 : 뇌파계는 위해도가 낮은 의료기기이며, 한의학에서도 뇌파를 연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뇌파계를 사용하는 것이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무엇인지 일반인으로서는 인식할 수 없어 「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 판결 : 한의의료행위가 무엇인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 결국 해당 진료행위가 학문적 원리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바, 이 사건 뇌파계를 사용하여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것은 한의의료행위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뇌파계의 기능 사용법을 고려하면 뇌파계에 나타난 기록을 충분히 파악하여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뇌파기기와 관련된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 교과서에 뇌파 측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한의사 국가시험에서도 관련 문제가 출제된 것이 사실이나 의과대학 교육내용이나 의사국가고시 출제빈도에 비하면 현저히 비중이 낮아 의사와 한의사가 뇌파기기와 관련한 동등한 교육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사회통념상 한의의료행위가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려워 명확성의 원칙이나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서울행정법원. 2013. 10. 31.)
▶「장부초음파」 사용 관련
- 사건개요 : 한의사가 초음파 촬영을 통한 진료행위를 하여 면허외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피소되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근거법령이「명확성의 원칙」등에 위배되고, 위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
- 한의사 측 주장 : 초음파 진단기 사용은 양·한방을 구분 짓는 요소인 ‘정보해석’에 관계된 것이 아니라 그 전 단계인 ‘정보수집’하는 단계에 해당하고, 한의사는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다 할 것이므로 한의사가 서양과학에 기초한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 판결 : 한의의료행위는 우리의 옛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에서 요구되는 형법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초음파 진단은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초음파검사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진료과목 및 전문의 영역인 영상의학과의 업무영역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하여 진료하는 것은 의료법상 한의사에게 면허된 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12. 2. 23.)
이 사건 판결시 김○○ 재판관은 현행 법률규정만으로는 한의사 면허로 할 수 있는 한의의료행위에 어떤 의료용 진단기기의 사용은 허용되고 어떤 기기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고, 다만 법률의 해석으로써 범죄 구성요건을 창설하여 한의사를 처벌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이는 죄형 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소수의견으로 반대의견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