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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3일 (일)

한약의 제형 변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한약의 제형 변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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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한의사, 한의원 등의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한약도 함께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한약은 오랜 역사를 통해 한의 치료의 주요 수단으로 역할을 해 왔으며, 한의학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약이 주는 이미지는 일반인들에게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약이 가진 특유의 냄새와 쓴 맛, 보관과 휴대가 어렵다는 점 등으로 많은 환자들은 한약을 꺼리고 있다. 일례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몸이 허약하고 지속적인 피로를 호소해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 먹인 적이 있다는 한 어머니는 식사 후 약을 먹일 때마다 아이와 씨름을 해야만 했다. 달고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아이가 한약 먹기를 싫어하며 기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약에 꿀이나 설탕을 타고 심지어 초코릿을 타서 먹이기도 했다는 그 어머니는 먹기 좋고 쓰지 않게 한약도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약의 제형 변화는 어떻게 접근하여야 할 것인가를 살펴 본다. <편집자주>



2012년에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존 탕약의 복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더 편한 형태로 개발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8.9%였다. 이처럼 한약의 제형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의사들 또한 한약의 제형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편이다. 2013년 한의사 39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약제제의 효과에 대한 인식은 ‘충분히 있다’ 63.5%, ‘약간 있다’ 25.1%로 88.7%가 긍정적이었으며, 한약제제의 품목확대, 다양한 제형의 변화 등 한약제제의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가 69.5%, ‘필요하다’가 25.0%로 94.6%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한약제제의 품목이 확대되고 제형 변화와 품질 개선이 이루어지면 사용할 의향이 ‘있다’가 93.3%로 높았다.



한약 제형 변화에 대한 인식과 개발 노력이 필요



그러나 현재 한약의 제제나 제형 변화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에서 2012~2016년 까지 한약제제 제형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한의학회나 로컬 한의사들이 개별적으로 제형 변화와 개발에 대해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의 한약제제사업단 이화동 단장은 “의약품 제형 연구는 주로 양약 제약사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주로 식품용 제형을 개발하는 기관은 있으나 한약제제는 연구를 많이 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한약제제는 주로 과립형태를 많이 선호하였으나 현재 정제, 연조엑스제, 캡슐제 등 다양한 제형개발로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추진하고 있으며 2013년 말 15년 만에 처음으로 한약제제 상한금액이 인상되어 한약제제 품질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의 권기태 회장 역시 “한약의 제형변화는 양약의 뒤를 밟아 나가는 수준”이라며 “기존 변화된 제제 이외에 사탕이나 젤리타입 등의 제형변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제형 변화의 방향에 대해 “탕약과 같은 효과를 유지하면서 복용과 휴대가 간편하게 하는 것”이며 “투약에 있어 약물의 용량을 짧은 주기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약 제형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에는 여러 애로사항과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통증제형학회의 이승훈 부회장은 “일단 약의 성분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원료인 한약재의 문제로 귀결된다. 약재의 산지, 재배와 유통 방식에 따라 같은 약재라도 약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한약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이화동 한약제제사업단 단장은 이에 대해 “한약제제 품질의 일관성 있는 제품생산을 위해서는 제조공정의 표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원료한약재의 선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주로 해외는 계약재배를 통해서 품질 일관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국내도 계약재배 형태의 원료 공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약 제형 변화 힘들게 하는 여러 어려움들 존재



한약 제형 변화는 한의원의 수익과도 연계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양방에서처럼 처방만으로도 수가를 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한의원의 주 수입원은 한약이 될 수밖에 없는데 제형 변화에 대해 한의사들이 어느 정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제형 변화와 개발 노력에 한의사들의 참여가 미진하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랜 기간 한약의 제형 변화에 대해 연구해 온 하나로 한의원 신광호 원장은 “제형변화가 수익을 못 낼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제형 변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운영비 절감의 측면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적자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약의 제형 변화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도 상당하다. 이승훈 부회장은 “한약의 제형을 변화하라는 요구도 분명 많이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형태의 제형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한의 진료의 특성상 환자와의 일대일 맞춤 진료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만을 위해 조제된 약이 아닌 규격화된 약품이거나 대량 생산된 한약을 받아 든 환자는 당혹감을 느끼고 오히려 한의원과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약과의 차별성을 기대하는 환자들이 한의원에 내원하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 역시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투여 방식에 따른 기술적인 한계점도 존재한다. 설하 투여, 볼 점막 투여, 흡입식, 좌입식, 피부 점막 투여, 약침과 같은 비경구 투여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미량의 유효성분만으로도 약성을 발휘하는 양약과 달리 한약은 미량 투여시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농축을 통해서 고농축액상이나 동결 건조, 저온감압건조 등을 활용하여 소량만 복용해도 효과가 유지되도록 제형 변화를 시도중에 있다.



하지만 설하나 피부, 흡입을 통한 약성전달 방식 등에서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화동 단장은 “패치형과 같은 비경구투여 방식 제형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수요가 많지 않아 제약사의 연구 및 제품개발은 부족한 것 같다. 향후 한방산업진흥원에서 다양한 제형(패치형, 주사제 등)을 개발하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형 변화는 한의계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제형 변화된 한약의 안전성 검증이나 임상 평가 방법의 어려움 역시 존재한다.

이승훈 부회장은 “표준화와 안전성 입증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를 통한 제조품이어야 가능한데 과연 그렇게 제조된 한약이 한의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약회사의 제조품으로서 안정성, 유효성을 입증한다면 그 제조품 한약은 한의사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 약사, 의사들이 사용하는 천연물신약과 같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상평가 방식 또한 같은 약물의 유효성을 객관화시키고 체계적인 임상평가지를 만들어 한의사들이 공유하며 자료를 축적하고, 실제 공개적인 임상실험을 의뢰하는 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제약회사의 제조품이 되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제도적 어려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한약의 제형 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제형 변화와 개발에는 반드시 한의사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연구 지원은 제약회사나 다른 한의약 산업 분야로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의사의 참여도 어렵고 한의사에게 도움도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의사들이 더 많이 제형 연구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고 관련 학회나 단체의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약 산업의 전망에 대해 건강보조식품과 기타 식품 사업의 성장과 더불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한의약산업의 전망은 밝을 수 있으나 한의약산업이 발달함으로 인하여 한의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의약산업 시장에 있어 한의사들의 노력과 역할이 중요하며 협회 차원의 장기적인 비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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