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약순응도 높은 한약제제 제형 개발에 대한 국민적 수요에 발 맞춰 다양하고 현대적인 제형 개발에 대한 범 국가적 ‘한약제제 제형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형변화를 거친 한방건강보험용 한약제제에 대해 효능 및 효과, 성분차이가 없는데도 자의적인 고시 해석으로 품목허가를 지연시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주하고 한국한방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한약제제 제형 현대화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총 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범국가적 프로젝트다.
한약제제를 기존의 탕제보다 복용이 편리한 현대적인 제형으로 개발해 환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키고, 지속적인 한약제제 보험급여 등재 활성화와 한약제제 제조 기술지원으로 영세한 한약제제 제약회사를 육성해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전통의약에 과학기술을 접목해 한약제제의 고품질화 및 선진화는 물론, 표준화된 제조공정으로 일정하고 향상된 품질의 한약제제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56종 한방건강보험용 단미엑스산혼합제 중 7개 품목(제형형태:연조엑스 및 정제)이 개발되어 품목신청후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식약처는 일방적인 품목허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 박완수 수석과 조희근 약무이사는 7일 오송 식약처를 방문해 담당 바이오생약국 김모 국장과의 면담을 통해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김 국장은 “식약처는 한약제제 보험급여 활성화(확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정책적 방법에 있어서 검토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의 산제가 한방건강보험용으로 허가되는 것에 어떠한 이의도 없지만 산제 이외의 제형에 대해서 품목허가를 내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
식약처에서는 제형 개발 이전과 이후 제제의 동일성 여부에 대해는 완전히 다른 품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품목 심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김 국장은 “보험 급여 여부 판단 및 결정권이 식약처에 있다면 이렇게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 조희근 약무이사는 “복지부에서는 이미 제형을 변경해서 개발한 한약제제를 ‘한방건강보험용’으로 허가하여 한의의료기관에 공급되어도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식약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국장은 “식약처는 의약품의 품목을 허가해 주되 보험약의 급여 등재 여부는 복지부 보험약제과에서 판단할 몫이며, 식약처는 제한적으로 관련 자료를 검토만 할 뿐 권한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조희근 약무이사가 질의한 ‘68종 엑스산제 및 56종 처방은 고제·환제로 제형화하여 투여시에도 인정된다’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대한 입장과 관련하여서도 식약처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만을 되풀이 했다.
박완수 수석부회장은 이러한 식약처의 태도에 대하여 의약품의 제형이 변경된 품목을 허가하는 과정에 있어 관련 고시나 규정의 손질이 필요하다면, 그동안 식약처는 관련 규정 등을 개정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에 대해 꼬집었다.
한편 보건복지부 역시 지난 2월 열린 ‘단미엑스혼합제 허가방안 의견수렴 회의’에서도 새롭게 개발된 제형 품목이 한의건강보험용으로 등재돼 왔던 기존의 한약제제와 약효 및 성분이 동등한 것으로 보고, 법 개정 없이 식약처의 신속한 품목 허가 처리를 진행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식약처의 자의적 해석과 월권행위에 대해 한의계 관계자는 “국민들의 요구와 한약제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국비 80억원을 투입하여 진행되고 있는「한약제제 제형 현대화 사업」이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이해관계자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 심사 지연으로 보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