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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1일 (금)

도핑 문제된 다이어트 양약, 알고보니 ‘향정신성의약품’

도핑 문제된 다이어트 양약, 알고보니 ‘향정신성의약품’

중독 시 망상, 정신분열증은 물론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공급량 ‘10년 대비 ’13년 40.9% 증가

‘14년 상반기 처방전 수 108만3681건, 총투여량 3298만개

일부 양의사들의 묻지마 식 처방 여전히 문제





『Ⓠ 여동생이 가족들과 상의 없이 피부과에서 다이어트에 관한 상담을 받은 후 약 3년간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습니다. 이후 무력감, 불면증, 거리 배회 등의 이상 행동을 보여서 정신과를 방문했더니 다이어트 약물 복용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병원 측에 어떤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로 지정되어 암페타민이라는 신경 흥분성 약물과 유사하게 오용되거나 남용될 경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약물의 적응증이 되는 상황인지, 투약 권고량 및 주의 사항을 지켰는지 살펴보아야 하며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하였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합니다. 권고기간보다 오랜 기간 투여를 지속하였거나 투여 용량 부적절, 부작용 발생에 대한 설명 부족 등에 대한 의료진의 책임이 확인된다면 병원측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고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의 보상 요구가 가능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사례다.

최근 도핑 양성반응으로 한국배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곽유화 선수가 강남의 한 비만클리닉에서 다이어트 양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살 빼는 약’으로 알려진 식욕억제제는 중독성과 의존성이 높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단기간만 복용해도 두통, 수면장애, 초조함, 빈맥 등의 부작용을 보일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폐동맥 고혈압, 심장판막 질환 등 심장질환이나 우울증, 불면증, 망상, 정신분열증 등 중추신경계 이상반응은 물론 치명적인 중독 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오·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식욕억제제 안전복용가이드(일반인용) ’ 등을 통해 체질량지수 30이상의 비만인 자가 4주 이내만 복용하되 효과가 없을 시 복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의사의 판단에 따라 4주 이상의 복용도 가능하지만 3개월을 넘길 경우 폐동맥 고혈압 위험이 23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마약감시기구(INCB)는 지난 2006년 우리나라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복용량이 당시 세계 3위로 나타나고 관련 원료 수입량이 급증하자 사용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2013 향정신성물질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펜디메트라진 사용량이 세계 2위, 펜터민은 세계 5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요양기관으로 공급된 식욕억제제 현황’에 따르면 의약품 공급업체가 의약품종합정보센터에 보고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공급량은 △2010년 1억2913정 △2011년 1억4973정 △2012년 1억6735만정 △2013년 1억8198만3천정으로 2010년 대비 40.9%나 증가했다.



2013년 공급량을 기준으로 보면 식약처 권고(최대 28일분)대로 복용할 경우 650만 명분에 달하는 수치다.

심평원의 ‘2014년 상반기, 식욕억제제 DUR 점검 현황’에서도 처방전 수는 108만3681건, 총 투여량은 3298만개에 달했다.

식약처 권고량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118만명분이다.



이는 약을 장기 또는 과다 복용하거나 비만이 아닌 자가 복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4월~6월 DUR 미점검 식욕억제제의 금기 사유별 현황을 보면 △동일 성분 중복(32.0%) △병용금기(66.2%)로 대부분을 차지해 과다복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양의사들의 무분별한 처방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의료기관에서는 식욕억제제를 처방하기 전에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 과거에 앓았던 병력, 현재 복용 중인 약 또는 건강기능식품, 1년 이내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 약물 알러지나 과민증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만 이러한 과정 없이 쉽게 처방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전화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더구나 의료기관에서 이같은 마약류 처방을 남용한다 하더라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미약한 것도 식욕억제제 오남용이 증가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식욕억제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A7국가(의약분야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5개국 이상에서 판매를 중단했거나 도입하지 않고 있다.

주무 당국에서도 식욕억제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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