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진 활성화 위해 근거 기반의 진료지침 마련 필요
공동 임상연구 진행이 의료진 간 이해도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
‘국내 의과․한의과 협진 연구와 실제’ 심포지엄 개최
1990년 이후 한․양방 협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가 2010년 2월 한․양방 협진의 제도화를 추진한 이후 협진병원의 숫자도 늘어나 한․양방 협진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숫자와 진료 빈도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실제 진료현장에서 한․양방 협진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협진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현실적 어려움은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일 국립재활원 나래관 3층 세미나실에서 ‘국내 의과․한의과 협진 연구와 실제’를 주제로 열린 제5회 의과․한의과 협진 심포지엄에서는 △중국의 중서의 결합 의료서비스 현황(강승현 한국한의학연구원) △뇌졸중 재활기 환자 배뇨장애(뇨저류)에 대한 양한방협진 연구(이의주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연구센터) △양한방협진 모니터링 연구(김남권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양한방협진 임상경로 개발 연구 실제(최준용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현장에서 경험하는 의과․한의과 협진(이종윤 국립중앙의료원 신경과) △국립재활원 의과․한의과 협진 현황(손지형 국립재활원 한방재활의학과)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김남권 교수에 따르면 2010년 이전의 한․양방 협진의 구조는 한방병원 내에 의원이 별도 개설되었거나 병원내에 한의원이 별도 개설돼 협진을 시행하는 구조였으나 2010년 2월 정부가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 과제 중 새로운 의료서비스 시장 발굴 및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의료법 시행규칙(의료법 제 43조) 등을 개정, 한․양방 협진의 제도화를 추진함으로써 의, 치, 한의간의 상호 고용과 병원 및 한방병원 등에 상호의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향후 협진에 의한 특성화 전문병원을 육성하고 이를 우리나라 고유의 의료서비스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한의계는 2010년부터 기존 질병의 진단 체계로 사용하던 ‘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를 개정, 한의의료기관에서 사용하던 진단 근거를 의과의 진단 체계인 KCD로 통합하고 일부 한의학 고유 영역의 병변들은 국제질병사인분류(ICD) 중 해당 국가 고유 질병명 등록을 위한 U-code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한․양방 협진을 시행하는 병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한방병원의 경우 1997년 55개 한방병원이 협진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010년에는 116개로 증가했다.
2010년 한방병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병원의 4.7%인 126개 병원이 협진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연구에 보고된 협진 병원의 유형별로는 민간 병원의 19.6%, 공공병원이 24.2%가 협진을 시행하고 있어 공공병원의 협진 비율이 민간병원보다 약간 높았다.
2012년 1월1일부터 2013년 12월31일까지 2년간의 보건의료 데이터분석을 시행한 결과 다빈도 협진 항목은 외래환자의 경우 요통, 무릎관절통, 요추의 염좌, 어깨 관절주위염, 안면마비, 파킨슨병 등이었고 입원환자의 경우에는 뇌경색, 좌골신경통, 사지마비, 뇌출혈, 요추 염좌, 뇌경색 후유증 등의 순이었다.
제기되고 있는 한․양방 협진의 주요 문제로는 △동일 상병 진료의 건강보험 보장 부재 △환자 측면의 체계화된 협진 시스템 부재 △의료인 간 인식도 부족 △협진 의료실적에 대한 이해관계 충돌 △의료사고 책임소재 불분명 △비용효과성의 근거 부재에 의한 경제적 편익 불확실 등이 꼽히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의 한․양방 협진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국립중앙의료원 신경과 이종윤 과장에 의하면 한양방 중풍협진에 대한 표준모델을 제시하고자 2005년 6월16일 국립병원 최초로 한․양방 중풍협진센터가 개설됐다.
참여과는 신경과, 신경외과, 한방내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이며 별관 2층의 44병상 중 26병상을 협진 병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양방과 한방의 독립된 기관 간 의뢰형 협진모형으로 상호 협진 의사 발생 시 상호 기관에 협진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뇌졸중의 급성기에는 양방에서 진료를 담당하며 회복기에 협진을 시행하고 있다.
2006년 협진 환자 5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92%의 환자가 처음부터 의사, 한의사가 함께 진료 상담해 한․양방 치료를 같이하는 형태의 협진을 원한다고 답했다.
협진의 문제점으로는 32%가 접수, 수납 등 의료 이용상의 불편을, 30%는 치료비가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협진의 장점으로는 62%가 치료효과가 높다고 햇으며 그 박에 정신적인 안정감이 크다 16%, 한곳에서 한․양방을 같이 보게 됨으로써 시간과 경비가 절약된다 10%, 치료기간이 단축된다 8% 순이었다.
2008년 76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6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만족하는 부분으로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61%)를 뽑았으며 82%의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으로는 생각보다 짧은 입원기간(39%)이었다.
2009년 7월 의료진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의사의 60%가 대체의학의 관점에서 일부 응용이 필요하지만 협진은 불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반해 한의사의 58%는 향후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협진의 필요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의 부정적 시각때문인지 모르지만 뇌졸중 입원환자의 39% 정도만이 협진을 알고 있었으며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진 건은 점차 줄어들어 2010년 법인화 이후 급기야 협진 코디네이터 및 전용 협진 병상 지원은 없어졌다.
2013년 7월 전자차트가 실시된 이후 2015년 7월까지의 한․양방 협진을 살펴보면 한방에서 양방으로 의뢰한 건은 전체 144건으로 가정의학과가 57건, 호흡기내과, 정형외과, 비뇨기과가 각각 10건, 재활의학과, 신경과 각 9건 등이었다.
양방에서 한방으로 의뢰한 건은 전체 204건으로 호흡기내과 40건, 감염내과 39건, 신경과 28건, 신장내과 14건 순이었다.
내과에서 한의로 의뢰한 주된 이유는 폐렴, HIV 등으로 입원한 장기 재원환자에 대한 한의 치료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양방의 협진을 상당히 만족해하고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권유하겠다는 의사를 비췄을 정도로 호응이 좋지만 실제 협진은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이다.
이종윤 과장은 동일 상병에 대한 동시 진료가 중복진료로 간주되어 본인 부담이 커지는 등 제도적인 문제로 커진 환자 부담금, 비용대비 불확실한 효과 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 및 의료서비스 질 향상, 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근거 기반을 둔 진료지침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반면 국립재활원 한방재활의학과 손지형 과장에 따르면 국립재활원의 협진 실적은 증가하고 있다.
2010년 한의과가 설치된 이후 2012년 협진 컨퍼런스를 시작, 2개월에 1회씩 운영하며 재활병원부 한의사, 의사, 간호사 및 연구소 연구관, 연구사, 연구원이 모여 한․양방 협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2013년~2014년에는 뇌졸중 재활기 어깨통증 환자에 대하 한․양방협진 유효성 안전성 연구와 척수손상 환자의 통증에 대한 의과․한의과 협진 치료 효과 연구를 시행했다.
이같은 공동연구가 한․양방 의료인 간에 이해도를 높이는데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실제 2013년 초만 하더라도 양의사들이 무엇을 의뢰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였다면 2015년 현재는 대부분 자세한 병력을 적어 의뢰하고 실제 환자가 원해 의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2011년, 2012년 각 3,000여건에 머물렀던 협진 실적도 2013년 4,000여건, 2014년 6,000여건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
손 과장은 한․양방 협진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과제로 △의료인의 관심 △협진 담당 코디네이터의 역할 증대 △정기적인 미팅 및 협진 위원회, 협진 규정집 필요 △행정적 뒷받침 △지속적인 협진 공동연구 및 상호교육의 필요성을 꼽았다.
이어진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에서 국립재활원 한방내과 이정섭 과장은 의료인 간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교육과정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교육과 상호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