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로 사분오열돼 한의과에도 불똥…학생들 집회 시위 등 수업 거부
사학비리로 얼룩진 상지대학교 재단 측이 한평원 인증을 나몰라라 해 한의과대학이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수업거부에 들어간 상지대 한의대 비대위 측은 “5년 마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에서 제시한 평가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학교 측에선 한평원 인증 기준에 맞게 병상과 교원을 충원해 주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한의대 존립이 우려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고작 기초 교수 1명이 충원된 게 전부고, 애초 약속한 임상 교수 충원의 경우 분원을 개원하면 충원해주겠다고 했지만 3월에 완공 예정이던 분원마저 작년에 공사 들어간 뒤로 중단돼, 병상과 교원 수 모두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한의학교육평가인증을 받기 위한 기준은 학교마다 학생 수, 학과 수에 따라 다르지만, 상지대 한의과의 경우 오는 2017년까지 30병상 이상의 분원, 기초학 교수 1명, 임상 교수 8명 충원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해 한평원 관계자는 “12개 한의대 중 4군데가 이미 인증을 받았고, 올해 4군데가 진행 중이고 4개 학교가 남았는데 그 중 하나가 상지대”라며 “모든 대학이 마찬가지지만 한의대 교수 측이 안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재단에서 돈을 안 쓸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증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병상, 교원 확보 등 기반 시설과 같은 인프라에 투자해야 하는데 학교 측이 이를 최대한 미루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지대의 경우 대학 재단 측이 사학 비리에 연루된 바 있고, 보직자들마저 신임 총장 눈치를 보느라 한의과의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지수 상지대 비대위원장은 “학생들이 요구하는 조건이 학교 측에 전달돼 수용 됐다고 하면 수업 거부를 끝낼 용의가 있다”며 “매주 수업거부 여부를 학생 투표에 붙이고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계속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이후 불인증 학교 졸업생들, 국시 못 치를 수도…
강원도 교수 사회, 교육부에 상지대 정상화 촉구
아직 한평원 자체가 교육부의 인증을 받지 않아 시간을 벌었지만 문제는 대학 측이 지지부진하는 사이 공인기관의 인증 평가를 받지 못한 학교의 경우 제제를 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사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17년 이후 불인증 학교 출신 졸업생들은 국가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되는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겐 발등의 불인 셈.
상지대 비대위 측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 내에서 투쟁하는 것에서 나아가 외부에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며 “원주 시내 집회 시위와 교육부 항의방문은 물론 국감이 열리는 8일 국회 앞 시위도 계획 중”이라고 밝혀 논란의 불씨는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사태가 악화되자 강원지역 교수단체들은 지난 5일 상지대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임시이사를 파견하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원대·춘천교육대 교수협의회, 한림대 교수평의원회, 상지대 정상화를 촉구하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교수 일동은 “우리 강원지역 교수들은 상지대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이사회의 전면 교체”라고 밝혔다.
이들은 “상지대 학생들이 4주째 수업거부를 이어가고 49개 학과 중 37개 학과(부)장이 보직사퇴서를 제출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대학 행정이 정지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교육부는 더 이상 수업거부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고, 대학 구성원들이 징계 등으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