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의원, 비의료인의 침·뜸 시술 용인하는 평생교육시스템 질타
평생교육원에서 비의료인의 불법 침·뜸 시술이 횡행하는데도 정부가 이를 방기하자 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을 향해 “의료법 27조를 아는가”라고 운을 뗀 뒤 “면허된 범위 외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헌법 소원에서도 이미 판결이 난 사항인데도 세간에서는 척추를 교정하는 카이로 프랙틱, 수지침, 뜸 등이 평생교육원에서 불법으로 과목들이 개설되고 있다”며 “원장은 이를 파악하고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지난 2010년 헌법재판소에서 내린 판결문에 따르면 국민의 생명권, 건강권을 위해 비의료인의 불법 의료행위는 제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해 소위 비의료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최종 판결 나온 만큼 법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것.
이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지침을 포함한 침구시술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며 사람의 신체와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로, 현재 침구시술 행위는 ‘의료법 제 5조’ 규정에 의한 한의사와 ‘의료법 제 60조’에서 규정한 해방 전에 침구사 자격을 취득한 자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반인의 수지침 행위는 ‘의료법 제 25조’를 위반한 불법의료행위이며 사회복지기관이나 문화원 같은 곳에서 수지침 강좌를 개설해 수강료를 받고 가르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자행하는 유사 의료인을 양성해 보건의료체계의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또 교육부의 ‘평생교육시설 교육과정 개설·운영 업무지침’에서도 사회통념상 국민의 건강, 안전에 직결되는 의학 관련 분야는 심오한 이론과 정교하고 치밀한 응용방법을 요하는 학술 분야이기 때문에 평생교육시설에서의 의학 분야 교습은 부적합하고, 반드시 고등교육법에 의한 교육기관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의원은 이어 평생교육원에서 현재 개설하고 있는 다양한 과목들을 PPT자료로 보여주며 이러한 불법 과목이 엄연히 개설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강의계획서를 보면 관련 숍 운영에 기여한다고 돼 있는데 이는 단순히 지식 전파 정도가 아니라 이를 통해 취업으로 연결해 센터 개설을 도와주고 필요하다면 자격증까지 주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평생교육 시스템이 법적으로 불법 의료 행위를 용인하도록 돼 있단 얘기”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은 “개인적으로 평생교육 전공자라서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지만 평생교육시설은 시도 교육청 관할이라 우리 기관에서 다루진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평생교육법 제 19조에 보면 진흥원의 주요 업무로 ‘평생 교육 진흥을 위한 지원 및 조사’가 있다”며 “평생 교육법에 진흥원에 조사라고 돼 있으면 조사를 해야지, 정부가 산하기관을 왜 둡니까? 저는 전공자라 개인적으로 알지만, 기관은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이걸 답이라고 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에서 엄연히 진흥원에 조사 업무를 담당하도록 명시돼 있는데도 진흥원에서 시도 관할이라는 핑계로 이를 방기하는 부분에 대해 비판한 것.
이에 대해 기 원장은 예산 문제를 거론했다. 기 원장은 “평생 교육 시설들이 각종 민간 자격과 연동해 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단 사실을 기관에서 인식해 조사·연구를 우리가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예산이 배정이 안되고 있다”며 “시도 교육청과 연동해 지적한 부분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삼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