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의 거듭된 질책…“반대 안 한다”는 장관 답변 이끌어내
19대 마지막 국감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이 ‘보건의료’ 분야 이슈 중 중점적으로 물고 늘어진 사항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가 어물쩍 대는 사이 국회가 수면 아래서 잠자고 있던 의료기기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파이터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정형외과 의사인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현재 한의사들이 저용량 엑스레이를 활용해 뼈에 금이 갔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정형외과 의사들의 반대로 못 하고 있다”고 날선 질문을 해, 결국 정 장관의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특히 최 의원은 정 장관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그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찬물을 끼얹어 온 것으로 대표되는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일으켜 세워 “아직까지 반대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권 실장처럼 ‘대놓고 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의학이 제대로 된 연구를 못해 발전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투유유 같은 교수가 우리나라에 왔으면 노벨상을 탈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나중에 법안 심의할 때 방해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與野, 의사 출신 장관 속내 집중 추궁
의사 출신 장관의 편향성을 우려한 검증 성격의 질의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직역단체의 저항이 두려운 건가”라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의사)들의 반발이 상당히 우려되는데 그래도 밀어붙일 자신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진정으로 의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국민 보건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학과목 조정 등 추후 조치를 통해 충분히 추진해도 된다는 것.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의사 출신으로서 갈등 조정의 편향성 우려를 언제 해결할 것인가”라며 “전임 문형표 장관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반대하지 않고,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는지”를 물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의사보다는 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장관으로서, 해당 단체 등 다양한 견해를 존중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해묵은 갈등 현안으로 단기간 해결은 어렵겠지만,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고 있는 만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국민들이 원한다”
국민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하루빨리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지난 8일 열린 종합국감에서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87%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세월만 가고 있는데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고 다그쳤다.
당사자 합의가 제일 좋지만 정부가 무조건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 특히 이 의원은 “얼마 전 양의사들이 한의사들을 고발했는데 심지어 초음파 진단기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더 이상 법적으로 눈치 볼 이유도 없는 만큼 합의를 위해 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국민 불편 해소’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남 의원은 “국민들 대다수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원한다는 설문조사가 있다”며 “한의사가 X-Ray, 초음파, 혈액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근거중심의학으로의 발전을 위한 일이자, 보다 정확한 환자 진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