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김승섭기자]'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라 했다.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보되 실행은 한수 한수에 집중함으로써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바둑' 용어다.
내년 이맘때면 정치권은 대선 정국에 들어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말이 되면서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시작되고, 각 정당의 잠룡들이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본격적인 대권주자 간 레이스가 펼쳐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각 정당으로서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보건복지 분야. 청년에서부터 노인까지, 일자리에서 저출산·고령화·보육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살펴야하고 대선주자들로서도 적절한 정책·공약을 개발해 표심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와 '차별없는 세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앞세운 MB노믹스'로 성공했다면 현(現) 박근혜 대통령은 범여권을 결집시킨 '보수프레임'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에 정권을 잡을 인사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 국민의당 등 어느 당 소속에서 배출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뜸 한뜸 정성들여 뜨개질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내년 12월 따뜻한 스웨터를 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의계에서는 현재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 철폐를 외치며 최우선 숙원 과제로 내세우고 정치권에 이를 어필하고 있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3월 더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것을 비롯해 새누리당 지도부와도 차례로 접촉,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을 위한 2016년 한의계 제안'을 전달했다. 제안의 머리부분에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 철폐 문제가 앞세워져 있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정치권은 현재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반대하는 양의사 단체의 눈치를 살피며 제안만 받고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 상류에 살면서 온갖 혜택을 누리는 양의사 단체와, 커다란 '보(洑·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로 인해 물 부족 현상을 겪는 국민 중 정치권은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까.
이미 기득권을 가진 층은 정치권이 해줘도 그만 안 해줘도 그만. 다음 대선 때 지지층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문제지만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혜택을 보는 국민이라면 갈증을 해갈해준 이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 당연하다.
전국의 한의사는 2만 5000여명, 한의원은 1만 5000여개가 성업 중이다. 단순 계산해 한의원에 근무하는 종사자를 대략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한의계의 표는 십수만여표에 이르고, 그 가족들까지 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선의후리(先義後利)'라고 했다. 먼저 仁義(인의)에 따르고 나중에 名利(명리)를 생각한다는 뜻이다.
과연 현재와 같이 다리가 삐었을 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양방병원에서 X-Ray를 찍은 뒤 그 필름을 갖고 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거나 뜸을 뜨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한의사가 X-Ray나 초음파 기기 등을 진단용으로 사용해 한의원에서 '한큐'에 해결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이로운지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히 나올 것이다.
다음 대선에 출마해 잠룡이 아닌 '승천'을 바라는 주자라면, 그리고 수권정당에서 집권여당을 꿈꾸는 당이라면 한수 한수에 집중함으로써 작은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