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일본 한방의학의 전개는 어떻게 됐나?
난학과 해부학으로 다시 보는 일본 한방의학

[한의신문]근현대 日本 漢方醫學의 흐름은 동아시아 전체 전통의학의 도도한 흐름의 중요한 맥락 속에서 이어져 왔다.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핵심의 하나인 한국 한의학의 역사 속에서도 일본의 한방의학의 관계가 중요한 구성요소의 하나로 작동됨을 발견하게 된다.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한국에서 일본 한방의학에 대한 연구가 그다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은 역사적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형성된 부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이러한 선입견적 인식에서 벗어나 순수한 학적 목표로 지향하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에 서있다고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희대 한의대 조기호 교수의 『일본 한방의학을 말하다(Discovering Japanese Traditional Medicine』(2008년 군자출판사 출판)가 출판되어 이 분야에 새로운 지견을 선사해 주었다는 점이다.
조기호 교수의 책은 2006년 故 芝山 朴仁圭 先生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된 재단법인 형상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출간되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일본 한방의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미려한 필치로 서술하고 있다. 아마 이 분야의 책 가운데 엄지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양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이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미묘한 양상을 띤다. 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 초기 등의 시기는 자료의 미비로 인해 부족한 자료의 해석의 차이에 의해서 발생하는 양국의 상대에 대한 몰이해가 지배적이다. 조선 후기로 넘어가 조선통신사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나마 부가적으로 진행된 의학교류는 양국의 전통의학의 발전양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떤 이야기가 오갔고 그 이야기로 끝났다는 식의 막연한 사실적 스토리에 대한 묘사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울러 에도시대 이후 전개된 일본한방의학의 발전상에 대해서도 그다지 진전된 논의를 발견하기 어렵다.

수년 전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2008년 출판)라는 蘭學과 解剖學의 관계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의 번역본이 출간되어 기초적 콘텐츠는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거대 흐름의 중심에 있었던 일본이 네덜란드로부터 서양의 해부학적 개념이 전이되면서 드러나는 ‘몸’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의 변화는 1764년 조선통신사 일행이 일본의 浪華 지방의 本願精舍에 머물고 있을 때 일본인 의사 北山彰과 北山晧 등이 조선의 사신일행들을 방문하여 필담을 나눈 것을 적은 『雞壇嚶鳴』이라는 일본책을 통해서도 검증된다. 이 책 내용 가운데 1759년 야마와키 토요(山脇東洋)가 지은 『藏志』에서 『黃帝內經』의 해부 내용의 잘못을 끄집어서 비판하는 것을 조선인 의사 南斗旻이 다음과 같이 응대하는 장면이 나온다.
“세속에서는 기이한 장부가 있다고 말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오직 헌원기백(軒轅岐伯)의 책에만 기준하고 새로운 학설을 구하지는 않는다. 배를 갈라보아서 아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열어보지 않고서도 아는 것은 성인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공은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
이러한 발언은 1764년 일본의학과 조선의학에서의 서양해부학에 대한 인식의 상이함을 드러내는 장면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두 의학의 발전 방향의 특성을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