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규제학회 춘계학술대회 제1세션 - 한의의료진입규제의 타당성 진단
한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 인정 위한 법규 개선도 필요
김진국 한국규제학회장, X-Ray 중심으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의 타당성 검토 발표
제1세션-발표1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의 타당성 검토 : X-Ray를 중심으로
소비자, 규제학자의 관점에서 최소한 한의사의 X-Ray,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인정하고 이에대한 사용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여의도 정경련회관 토파즈홀에서 열린 2016 한국규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규제의 타당성 검토 : X-Ray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김진국 한국규제학회장은 우리나라의 의료법이 사실상 한의학과 양의학의 이원적 체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이들이 수행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한 논의가 원래 규제가 의도한 사회적 효과를 고려한 타당성 검토가 아닌 관련 이해관계집단이 형성한 토론의 프레임 속에서만 제한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진행돼 왔다는 것. 이에 이날 김 교수는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경제학적, 행정학적 입장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사회전체, 일반국민, 소비자 전체에 어떤 효과를 줄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봤다.
그에 따르면 한의학과 양의학의 이론적 체계의 차이가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의학의 학문체계는 고정돼 있는 것도 아니고 이들 두 학문체계 모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전해 오고 있으며 그 결과 이전보다 나은 의료서비스와 치료 방법이 개발돼 의료소비자들에 적용되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한 단계에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의학체계 상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어느 특정한 의료체계에 대해서만 의료기기의 사용을 허용하는 근거로 삼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오히려 의료기기 발명자들은 자신의 의료기기가 한의의료와 양의의료에 광범위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료기기 발명에 따른 시장을 넓히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의 근거와 같이 한방과 양방이 다르고 의료기기는 양방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의의료에서는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더구나 X-Ray나 초음파 진단기기는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가 아닌 정보의 수집을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에 가깝다.
물론 치료를 위해서는 정보와 이에 기반 한 진단이 전제된다는 측면에서 의료행위에서 정보의 획득과 치료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과 치료의 정확성은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서부터 시작된다.
양의사든 한의사든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한의사에게만 보다 정확한 환자 정보를 얻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에서 연구용의 의료기기 활용은 한방에서도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 역시 의료기기 사용을 통한 정보가 한방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양방과 한방의 구분으로 인해 한방의료의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논리를 여기에도 적용한다면 연구용 의료기기 활용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의학에서는 X-Ray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중의학의 이론체계에서 해석하고 있다.
결국 의료기기를 통해 생산된 정보는 그것이 한방의 이론체계든 양방의 의료체계든 의료연구의 발전, 혹은 임상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것의 타당성은 나름의 이론체계에서 검증되면 되는 것이지 의료기기의 활용 자체를 한방이나 양방의 어느 한 주체에 배타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 의학과 한의학의 이원적 체계는 진찰, 진단 방법보다는 병의 원인 분석이나 치료 방법 등에서 그 본질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한의사가 X-Ray나 초음파 진단기기와 같은 의료기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의학과 한의학의 이원적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행 체계가 위협받을 일도 없다. 단, 정보수집 자체의 위해도가 높다면 정보수집의 특성과는 무관하게 특정한 교육을 받은 집단만이 이를 할 수 있도록 통제해야 한다.
그렇다면 X-Ray와 초음파 진단기기는 어떨까?
단순히 양방에서 영상의학과 등 의료기기의 활용 및 해석과 관련된 전문적인 진료과목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의 존재만으로 의료기기 사용이 양방의 영역에만 국한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한방에서 교육과정에서 의료기기의 사용 및 해석을 위한 교육과정을 두고 있을뿐 아니라 이를 한의사 자격시험 등에서 검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방과 양방이 구분된다는 근거로 의료기기 사용의 일부 의료주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한을 부여해달라는 것은 논리적 타당성이 매우 희박하다.
더욱이 X-Ray와 초음파 진단기기는 영상의학 전문의에게만 가능한 전문의료기기와 한의사 및 양의사 모두 사용가능한 안압계의 중간영역에 속하는 의료기기로 볼 수 있으며 그 사용 대부분이 매뉴얼에 따라 작동시키게 돼 있다.
이는 전문성을 근거로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 양방이 한방에 비해 전문적이라는 판단을 하기에 논리적 타당성이 낮으며 한의의료에 대한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근거도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다만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은 실제 현실에서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의료사고 등의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다.
그러나 사실 X-Ray 촬영에 의한 부작용 및 후유증은 없다 해도 무방할 정도의 수준이다. 진단목적으로 단순 촬영 시 노출되는 X선의 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의료인은 1%의 낮은 가능성이라도 예상 가능한 질병, 합병증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감별 진료의 의무가 있다. 의료치료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기본적으로 환자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원칙적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의학에서의 의료기기 사용을 폭넓게 인정돼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또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으로 의료서비스의 다양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질병에 대해 보다 다양한 진료방법이 존재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의료체계가 서로 자신의 의료체계에서 이론적이고 임상적 발전을 거듭하고 경우에 따라 서로의 의료적 접근방법 중 선진적인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보다 발전된 의료기법을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중의학의 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서의결합영상학은 의학영상학을 이용해 중의약의 기초이론, 진단과 치료의 원칙 및 방법, 치료효과의 관찰, 임상 각과를 연구하고 실험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중의약학의 방법과 원칙을 이용해 의학영상의 진단, 기술, 개입치료를 제고시키는 연구를 진행하는 중의학과 의학영상학이 상호결합된 학문이다.
중서의결합영상진단학은 임상치료에서 직관적이고 계량화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중서의 결합치료의 수요에 따라 중의변증영상진단학, 서의병변증영상진단학, 중서의결합영상진단기술학으로 세분한다.
이처럼 중의학에서는 다양한 의료기기의 활용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다양성을 개선시킬 수 있었고 그 결과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더 개선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한의사의 X-Ray 사용이 제한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환자의 비용부담은 약 27%나 더 높다. 가격접근성이 더 낮은 것이다.
이러한 비용측면의 접근가능성은 단순히 가격으로 드러나는 것에 더해 두 개의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환자의 치료지연과 그 과정에서 드는 추가교통비용 등 시간상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더 커진다. 이같은 가격측면의 부담은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의료산업의 발전을 통한 경제활성화 측면에서도 현재 상태는 의료기기를 통한 한의학의 치료효과, 유효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기회가 제약돼 글로벌 전통의학시장 진출을 저해시키고 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해지면 한의사의 MD 자격 획득 및 세계진출에 가속화돼 한의사 및 한의학의 세계화가 활성화는 물론 한의학의 근거마련을 토대로 세계전통의학시장에서 한약제제 개발 및 수출을 통해 세계전통의학 시장에서 10%까지 성장한다 하더라도 연간 20조원대의 추가 국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김 교수는 “적어도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통해 한의사의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안압측정기 등의 자동해석의료기기와 X-Ray, 초음파 진단기기와 같은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의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의료기사에 대한 지도권과 관련해서도 의료기기에 따라 제한된 범위이긴 하겠지만 한의사도 그 주체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규제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진입 규제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않된다고 했을 때 결국 그 피해가 누구에게 갈 것인지, 그리고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의 역동성을 더 크게 하기 위해서는 경쟁 가능한 주체를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소비자와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는 한의계에 “주관적이고 직관에만 머물러 있다면 한의약도 국내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규제탓으로만 돌리기에 앞서 양의계가 공격하는 문제점에 대해 고민해보고 충분한 개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