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뇌파계 사용, 치과의사 보톡스 이어 레이저시술도 허용
희미해지는 직역 간 의료 범위…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물꼬
[caption id="attachment_367893" align="aligncenter" width="1024"]

사진제공=원광대 한의과대학[/caption]
(원광대한의과대학 술기센터에서 초음파 교육이 진행되는 장면.)
[한의신문=윤영혜 기자]대법원이 치과의사의 안면 부위 프락셀 시술을 허용하면서 기존에 양의사들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던 진료영역의 벽이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년째 지지부진한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에도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치과의사 A씨가 안면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해 면허 외 의료행위 혐의로 기소된 소송에서 무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의료계에서는 지난달 법원이 치과의사에 보톡스 시술을 허용한 것에 이어 연이은 진화된 판결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직역간 경계보다 국민 수요나 시대적 흐름을 감안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이 국내에 구분된 면허제도가 존재하는데도 법원이 직역간 경계를 허무는 판결을 내놓은 근거는 교육 내용, 시술의 전문성, 위해 정도, 환자 수요 등이다.
재판부의 판결문을 살펴보면 프락셀 레이저의 경우 "치과대학 또는 치의학 대학원은 학생들에게 구강악안면외과, 치과 보철과, 치과 보존과, 구강내과 등에 관해 이론과 실무를 가르치고 있고 국가가 치과의사 면허시험 과정에서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며 1심을 뒤집어 무죄를 선고했다.
또 프락셀 레이저가 피부미용분야에서 기본적인 시술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참작됐다.
재판부는 "치과의사의 안면 레이저 시술은 구강악안면외과 범위에 속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어 치과의사 면허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法 "의료기기 사용 보편화…한의학에도 허용해야"
이렇게 국민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이 진화함에 따라 한의사의 X-RAY등 의료기기 사용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첫 신호탄은 지난 26일 있었던 한의사의 뇌파계 의료기기 허용 판결이다.
당시 재판부는 "의사 국가시험에서도 뇌파검사 능력 평가는 필기시험만 이뤄질 뿐 임상경력이 요구되지 않는 점에 비춰볼 때 한의사도 환자 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충분히 뇌파계를 활용할 수 있다"며 "뇌파계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뇌의 전기적인 활동 신호를 기록하는 장치로 사용만으로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기 관련 법령에서도 뇌파계 판매 대상을 (한의사가 아닌) 의사로 제한하지 않는다"며 "의료기기가 계속 발전하고 사용도 보편화하는 추세인 만큼 용도·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와 접목된 의료기기는 한의학에도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중요시 여겼던 교육 여부를 살펴봐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2015 한국 한의과대학 교육 현황'에 따르면 한의대 본과 4년 교육과정에는 해부학을 비롯한 진단학, 영상학 및 관련 분과교과별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평균 54학점이며 시간으로는 1567시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별로는 △가천대 1808시간(55학점) △경희대 1616시간(55학점) △대구한의대 1440시간(46학점) △동국대 1632시간(56학점) △동신대 1472시간(54학점) △동의대 1472시간(49학점) △대전대 1568시간(56학점) △상지대 1408시간(48학점) △세명대 1552시간(53학점) △우석대 1792시간(54학점) △원광대 2256시간(56학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784시간(63학점)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