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계룡 변호사, '의료법과 의료인의 면허 범위' 주제로 한 토론회서 강조
법조계 및 법학계 지정토론자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우호적 입장 표명 '눈길'
김태호 이사, '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법 해석 변화해야 한다' 강조
[한의신문=강환웅 기자]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법조계 및 법학계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보건의료법정책연구센터(이하 HeLP)는 지난 1일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의료법과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주제로 한 제2회 HeLP 헬스케어 콜로키엄(이하 콜로키엄)을 개최, 최근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의료인의 면허 범위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콜로키엄에서는 명순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과 한의사의 면허 범위-서울행정법원 2016. 6.23. 선고 2015구합68789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한 발제와 함께 △김태호 대한한의사협회 약무이사 △손계룡 법무법인 이인 대표 변호사 △주호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성식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등이 참여한 지정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명순구 교수는 발표를 통해 서울행정법원가 지난 6월23일 한의사의 엑스선 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를 한 행위에 대해 판결한 내용을 설명하는 한편 △우리나라 의료인 면허제도의 역사와 특징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종래 판례의 입장 △의료행위의 개념 설정과 한의의료행위의 판단기준 등에 대해 설명했다.
명 교수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환자의 눈가와 미간에 보톡스 시술을 한 것이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한 판결했듯이,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는 전통적인 의료행위, 치과의료행위, 한의의료행위 개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의사와 의사의 이원적 면허체계를 유지하면서 각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법 해석의 문제로 돌린 것은 입법부가 입법사항에 대한 문제를 회피한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으며, 이제는 의료인의 면허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정 토론에서는 법조계와 법학계에서 참여한 지정토론자들은 2013년 헌법재판소의 안압측정기 등의 허용 및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뇌파계 판결 등을 응용하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해 눈기을 끌었다.
손계룡 변호사는 "2011년 한의약육성법의 정의에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약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로 변경된 것은 한의의료행위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한의사가 뇌파계를 사용한 것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만 보더라도 향후 대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사법부에서)예전과는 다른 전향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2011년 한의약육성법 개정 당시 다른 규정은 개정하지 않고 한의약의 개념정의 부분만 개정했다"며 "당시 법 개정 취지를 설명하는 자료를 보면 '한의약육성법 개정이 한의약의 외연을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까지 확대함으로써 한의약산업의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종국적으로 국민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한의약육성법 개정에 대한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또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할 수 있으면 해도 좋다는 생각"이라고 운을 뗀 주호노 교수는 "이는 규범적인 부분과 실질적인 부분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규범적인 부분에서는 의료법 제2조에 의료인을 구분하며 각 의료인의 면허 범위가 적시돼 있어 입법적으로는 완벽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학문적 원리로 사용한다는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하고, 학문적 원리로 사용해도 위해가 없어야 하며, 위험 관리를 위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기술을 습득했느냐를 따져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제한 원리 속에서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법을 정확히 해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태호 한의협 약무이사는 "한의의료행위에서 현대 의료기기의 활용은 의료법의 기본목적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지, 의료에서 객관적인 정보 취합이라는 공통영역을 인정하는지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또한 한의학의 의료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학문간 교류와 융합을 통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로 발돋움할 기회를 줄 것인지, 아니면 400년 전의 문화유물로 박제시킬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어 "단순하게 감각에 의존한 정보 취득, 그리고 그것을 통한 진단 치료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취득해 진단 치료에 활용하는 것 둘 중에 어떤 것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국민에게 제공할 것인지는 자명한 일"이라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는 하나의 도구라는 측면에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모든 학문에 같이 영향을 끼치고 그를 통해 국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하며,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국민 역시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활용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료를 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인식과 요구에 따라 법 해석은 변화하고, 또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