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한의학 통과 못하면 유급
기초학종합시험 권위 충분히 만들어 나갈 것
국시 과목명과 조제권은 별개 문제

[한의신문=김대영 기자]입법예고된 의료법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은 단순히 국시과목에서 본초학과 한방생리학을 빼고 한방재활의학과를 추가해 국시를 치르겠다는 것이 아니다. 단계별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임상과 기초를 구분, 현행 국시에서는 임상중심으로 시험을 치르고 기초학은 본과 2학년을 마친 후 ‘기초학종합시험’으로 평가함으로서 임상과 기초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국시개선안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시과목에서 본초학이 빠진다기 보다 기초학종합시험을 통해 기초학 교육을 보다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단계별 평가는 전 세계적으로 5~7년이라는 긴 시간을 교육하는 보건의료인 직군이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학문이 발전해감에 따라 필요한 지식, 술기 및 태도가 모두 증가하고 있어 한번의 필기시험으로 이를 다 평가할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각 시기별 교육내용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시개선안의 틀은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한의사 국가시험 구조 개편)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이번 국시과목 개정을 담은 의료법시행규칙 개정안이 연내에 공표되면 오는 2019년 1월 국가시험에 반영될 수 있으며 기초학종합시험은 올해 내에 TF를 구성, 2017년 이내로 실행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기초학종합시험의 권위문제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직능별 출연금으로 만든 사단법인으로 출발했듯이 기초학종합시험도 사단법인을 만들어 시행하면 같은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
또한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이 주관해 평가하는 한편 각 대학별 내규 개정을 통해 졸업자격으로 명시함으로써 국시에 버금가는 권위를 갖춰 추후 국가시험으로도 편입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식뿐 아니라 진단, 경혈, 본초방제를 중심으로 실제 행위 중심의 멀티미디어형 문항을 개발, 실기시험으로 발전시켜 갈 예정이다.
국시과목과 한의사의 조제권도 별개의 문제다.
직능 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률적 판단에 있어 과목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관련 교육이 어떻게 얼마 이뤄지고 있고 해당 시험문제가 몇 문항이나 출제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실제 국시원에서 법률적 자료로 제출할 때 그렇게 하고 있다.
최근 전 보건의료인 직군의 국가시험 체계에 대한 대폭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9년~2011년 한의계는 가장 중요한 직무 중심의 국사시험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못한 채 과목명칭이라는 형식에 얽매여 국시 개선에 실기한 바 있다.
한의계는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 2000년 대 이후 의학교육 및 평가(시험)분야는 교육학적 근거를 통해 집행하는 시대가 됐으며 학문적 근거 없는 주장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이번 의료법시행규칙 개정령안을 거부하게 되면 교육개선 장기 플랜의 집행이 불가능 해져 현 국시체계로 다시 회귀하게 된다.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해준 생리·병리학회와의 협력도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또 복지부, 국시원과의 교육정책 공조가 훼손되고 향후 한의학 교육 개선에 대한 동력마저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