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 대법원의 평생교육원 침·뜸 교육 허용 판결 따른 불법의료행위 우려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평생교육원에서 침, 뜸 교육이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판결로 무면허의료행위가 확산되는 것 아닌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의원은 대법원의 판결로 평생교육원에서 일반대중에게 침, 뜸을 교육할 수 있게 된 사실을 확인한 후 “예를 들면 수백만원 내고 침, 뜸을 배우면 언제 어디서 무면허 의료행위가 일어날지 모른다. 당연한 것 아닌가? 이것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침, 뜸을 배워서 무면허 의료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철저히 지도·감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김남수 씨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침·뜸 교육을 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정통 침·뜸 평생교육원’을 설치하고 서울 동부교육지원청에 신고했으나 교육지원청이 침·뜸과 같은 의료행위는 무자격 강사로 구성된 사설 시설이 아닌 정규대학이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려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의학 분야는 평생 교육시설 교습 과정으로 적절치 않다”며 “강사 모두 한의사 자격이 없는 만큼 임상·실습수업 중 무면허 의료행위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모두 교육지원청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지난 8월10일 대법원은 2년에 가까운 심리 끝에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설립 신고 단계에서부터 무면허 의료행위가 예정돼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의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법원 판결 다음날인 11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성명서를 통해 먼저 일반인들도 침과 뜸 시술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확대·과장된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교육 자체에 대한 사전 제재가 어렵다는 의미지 평생교육시설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침·뜸을 교육하면서 불법 실습을 벌이거나 일반인들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대법원의 판결을 왜곡하고 포장해 국민을 속이려는 그 어떠한 집단이나 행위에 대해 더욱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함께 한의협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더욱 음성적으로 양산될 무면허의료업자와 그로 인해 국민들이 받을 피해를 생각하면 국민 건강을 담당하는 의료인으로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라며 “파기 환송심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판단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의협은 불법의료근절특별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8월31일 행정당국에 평생교육시설을 빙자한 불법 무면허의료행위의 적극적인 단속과 근절을 강력히 촉구하며 대국민 제보 및 민원 등을 받아 무면허 의료행위 척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발표했다.
이를 기점으로 지난 달 초 전국 16개 시도지부들은 연이어 무면허의료행위를 양성할 우려가 큰 대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갖고 참담한 심정과 울분에 찬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한의계의 절규가 이어지면서 한의대생들도 가세했다. 미래의 한의사로서 국민의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판결을 좌시하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이하 전한련) 제32기 상임위원회는 지난 달 7일 비의료인 단체인 한국정통침구학회의 침·뜸 교육을 즉시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서울 서초중앙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침·뜸 평생교육원 반려처분 파기환송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평생교육원에서의 침·뜸교육은 결코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특히 전한련은 국민의 소중한 건강, 생명과 직결되므로 의료분야에 대한 교육은 국가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고려해 대법원 침·뜸 평생교육원 파기환송심에 대한 신중한 선고를 촉구했다.
같은 달 8일에는 거리 시위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침·뜸 평생교육원 반대 한의대생 공동행동’을 선언한 전한련은 “침·뜸 평생교육원 설립 막고 국민건강 지켜내자”, “의료는 공공재다. 침·뜸 의학교육 국가가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립문에서 서울역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서울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이와 같은 평생교육원에서의 침·뜸 교육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이 결국 무면허 의료행위를 양산하는 빌미가 될 것이고 이는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것이란 시각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의원과 정진엽 복지부장관의 질문과 답변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비단 한의계만의 우려가 아닌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무면허의료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추후 관계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함께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대한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