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박의준 사무관 “한의약 활용 방안 제시하면 긍정적 검토”
중국․일본에서는 한의치료 적극적으로 활용
심뇌혈관질환의 한의학적 예방관리 포럼 개최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내년 5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심뇌법)’이 시행 예정인 가운데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한의약의 적극적인 활용방안이 정부차원에서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의입원 10대 다빈도 상병 중 30%, 한·양방협진 다빈도 상병 중 44%가 심뇌혈관 관련 질환일 만큼 한의약이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예방 및 관리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심뇌법에 한의계의 참여방안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 2층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심뇌혈관질환의 한의학적 예방관리 포럼’에서는 △심뇌혈관질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현황(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정석희 단장)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법 소개 및 실행방안(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박의준 사무관) △한의약을 이용한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장인수 교수) △한의약을 이용한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치료 및 재활(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문상관 중풍센터장) △한의약을 이용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고혈압, 당뇨(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병철 교수) △고혈압 위험군의 한의학적 지표와 관리(한국한의학연구원 이시우 미병연구단장) △심뇌혈관의 중의약 예방치료 정책, 활용 및 연구동향(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 박은성 소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심뇌혈관질환 관리에 대한 한의약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자 박의준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사무관은 “한의약의 심뇌혈관질환 관리에 대한 효과에 대해 다양한 근거들을 보게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내년에 심뇌혈관질환괸리종합계획을 마련할 때 한의약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한의계의 중지를 모아 제안해 주면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장인수 교수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한약 치료의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네이처 자매지 nature reviews cardiology에 실린 ‘심혈관질환 한약 치료 전망’이란 논문을 소개했다.
이 논문에서는 △무처치 또는 플라시보와 비교했을 때 한약은 심근경색 환자의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위험도를 낮추며 협심증과 심근 허혈의 중증도를 낮춤 △무처치 또는 플라시보와 비교했을 때 한약은 심부전 환자에게 심장 기능 이상의 중증도 감소 △한약은 고혈압 환자에게서 양약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지며 협심증 환자와 심장부정맥 환자에서 양약보다 우월한 치료효과를 가짐 △고혈압 환자에게서 한약과 양약의 약물 부작용은 동등했으며 관상동맥 심질환 환자에게서는 한약의 부작용이 양약보다 더 낮음 등의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장 교수는 “일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약 83%가 현재 한약을 처방하고 있으며 한약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의사의 20%는 한약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43.5%(매우만족 5.1%, 만족 38.4%)가 한약의 효과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43.8%는 보통이라고 말했다”며 “심혈관질환에 한의학적 치료기술이 서양의학에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며 한국 한의학도 정부의 적절한 지원을 받는다면 충분히 국민건강에 만족할만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 교수는 148종의 보험용 한약제제가 있는 일본의 예를 들며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제형의 한약제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야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좋은 예방 및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국의 사례를 소개한 박은성 소장에 따르면 중의약 법규와 규범성 문건 중에 ‘심뇌혈관질환’을 특정한 내용은 찾을 수 없으나 심뇌혈관질환을 포함하는 만성병, 상견병, 다발병, 중대질병 등 포괄적인 개념의 질병에 대한 중의약정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중의약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 우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심뇌혈관 의약품시장에서 중성약이 45.4%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체 의사 중 중의사의 비율이 14.5%인 점을 감안하면 심뇌혈관질환의 치료에 중성약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중의병원의 규모와 임상과에 따라 배치해야할 현대 의료설비를 표준으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중의진료지침’, ‘중의병증 진단치료효과 표준’에서도 진단과 치료 후의 효과평가에서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CT, MRI, PET, 심전도, X-ray, 초음파 등 다양한 현대의료기기를 포함하고 있다.
박 소장은 중국의 경우와 같이 정책과 제도적 뒷받침은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상관 센터장은 실제 중풍치료에 있어 한의치료가 급성기 치료 및 중풍 예방에 양방과 함께 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후유증 개선에 양방치료보다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방에서는 막힌 뇌혈관을 뚫지 못하면 특별한 방법이 없지만 한의약에서는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침과 한약 치료의 빠른 뇌혈류개선효과가 입증됐으며 중풍환자의 대부분이 호소하는 피로감(29~77%) 개선에도 한의약적 보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뇌혈관질환 환자가 양방의료기관에 가면 실손보험과 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반면 한의의료기관에서는 대부분 본인부담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문 센터장은 “결코 한의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치료비 부담때문에 환자들이 한의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진료비지불시스템을 반드시 개선 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석희 단장 역시 “심뇌혈관질환에 한의약이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지만 의과와 경쟁관계에 있다보니 경제성을 갖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건강보험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병철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한의약의 적극적 활용이 국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에따르면 현재까지 심뇌혈관질환의 잠재 원인인 대사증후군 전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보니 상담 후 환자들에게 관리를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은 치료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각종 치료법과 기능성 식품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미병을 치료, 관리하는데 강점을 갖고 있는 의학으로서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을 세계 유수 저널을 통해 이미 검증을 받았다.
따라서 심뇌혈관질환 관리를 환자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미병단계에서부터 한의약적 치료를 활용하면 국민 보건 향상과 환자의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는 “한의계가 할 수 있는 것 보다 적은 역할을 해오게 된 데는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후 “이번 포럼을 킥오프로 생각하고 범 한의계가 심뇌혈관질환 관리에 한의사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 앞서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계는 심혈관질환에 대한 높은 치료효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추진하는 심뇌혈관질환 종합대책에서 제외돼 왔으며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도 구체적인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표적인 노인성 만성질환 중 하나인 심뇌혈관질환을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예방의학적 장점으로 관리하는 것은 고령화 사회의 국민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