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학계에서는 척추만곡증은 이렇게 치료한다.”
奇斗文의 濕熱痰挾風論

[한의신문] 奇斗文(17∼18세기경)은 조선 후기에 활동한 醫官으로서 1711년 조선통신사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하였다. 방문 기간 중에 大垣 桃源山 全昌寺에 머무르고 있을 때, 그곳을 방문 한 日本의 醫師 北尾春圃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었는데, 그 기록이 일본에서 간행된 『桑韓醫談』이란 의서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桑韓醫談』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문답을 통해 奇斗文의 醫學論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키타오 슌보(北尾春圃)가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떤 증상이 처음 요통 또는 척골이 아픈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사이에 수족의 근육이 연동하고 脇腹에 攣痛이 있으면서 2,3년을 지나면 척골의 튀어나온 부위가 〈 모양의 굴곡이 생기면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그러기를 5년 10년이 지나면 허리아래가 심하게 위축되면서 몸이 구부러지면서 죽습니다. 부인들이 이런 증후를 앓는 경우가 많고 남자들도 간혹 있는데, 補瀉溫涼의 어떤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 치료방법에 대해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이에 奇斗文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 증상은 濕熱痰의 사기가 風邪를 끼고 督脈과 다리에 퍼져서 생긴 것입니다. 三合湯을 쓰고 肺兪와 膏肓兪에 뜸을 떠서 치료하면 됩니다.’([一問(北尾春圃) : 其一證 始發也. 腰痛或脊骨爲痛, 中間手足筋攣, 動身則脇腹攣痛, 經二三年而後脊骨凸形如〈 ,屈曲而不能起床. 五七年或十年, 腰下甚瘦一身屈而死. 婦人多患之, 男子亦間有之. 補瀉溫凉, 其無效. 此治法, 冀垂示敎.)”(『桑韓醫談』. 번역은 서근우의 것을 따름)
키타오 슌포(北尾春圃)는 日本의 醫官으로서 『桑韓醫談』(1713년 간행), 『提耳談』(1807년 간행) 등과 『精氣神論』등의 저술이 있다.
위에서 키타오 슌포(北尾春圃)는 척추가 휘어지는 증상에 대해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는데, 奇斗文은 “濕熱痰의 사기가 風邪를 끼고 督脈과 다리에 퍼져서 생긴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風邪를 꼈다는 것은 虛風의 사기 즉 허를 틈타서 濕熱痰의 사기가 침범하였다는 의미이다. 濕熱痰은 外邪라기 보다는 內因性으로 발현된 것이며, 體質, 飮食, 七情, 虛實, 居處 등의 원인으로 발병한 것이다. 이것이 督脈과 다리로 퍼져서 통증이 유발되고 척추의 만곡이 형성된 것이다.

이에 대해 三合湯을 사용할 것을 치료법으로서 권유하고 있다. 三合湯은 背痛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으로서 烏藥順氣散, 二陳湯, 香蘇散 세 처방을 합방한데다가 羌活, 蒼朮을 더 첨가한 처방이다.
烏藥順氣散은 『東醫寶鑑』에서 主治를 “一切의 風疾을 치료함에 먼저 이 약을 복용하여 氣道를 소통시키고 더 나아가서 風藥을 먹여 또한 癱瘓 및 歷節風을 치료한다. (治一切風疾先服此疎通氣道進以風藥又治癱瘓及歷節風)”라고 기록하고 있다. 처방 구성은 “麻黃, 陳皮, 烏藥 各一錢半, 川芎, 白芷, 白殭蠶, 枳殼, 桔梗 各一錢, 乾薑 五分, 甘草 三分”으로 되어 있다.
二陳湯은 痰飮을 치료하는 처방으로서 半夏, 陳皮, 茯苓, 甘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香蘇散은 『東醫寶鑑』에서 傷寒表證에 쓰는 약으로서 처방 구성을 “香附子, 紫蘇葉 各二錢, 蒼朮 一錢半, 陳皮一錢, 甘草灸五分”으로 언급하고 있고, 주치로서 “治四時傷寒頭痛身疼發熱惡寒及傷風傷濕傷寒時氣瘟疫”을 설정하고 있다.
肺兪에 뜸을 뜨는 방법을 사용한 것은 背가 肺의 分野이기 때문이다. 膏肓兪에 뜸 뜨는 방법은 『東醫寶鑑』의 背門에 나오는 뜸법이다. 이를 보면 奇斗文은 대체로 『東醫寶鑑』을 多讀하여 이를 임상에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醫家였음을 알 수 있다.
척추만곡증에 대해 위와 같은 치료방법을 제시한 것은 당시 조선의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며, 아울러 醫官 奇斗文 개인의 창조적인 치료법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의미가 깊다고 본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