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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7일 (월)

연명의료 시행 한 달…“제도적 허점 너무 많다”

연명의료 시행 한 달…“제도적 허점 너무 많다”

“연명의료중단, 가족전원 동의 구해야”…절차 까다로워



수가산정 위한 제출 서류도 20여종…작성 서류도 복잡



박인숙 의원실, 연명의료결정법 제도 개선 토론회 성료



연명의료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연명의료법이 본격 시행된 지 한 달여 만에 제도적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행 연명의료법과 관련해 대상 판단 기준부터 가족 동의 범위, 처벌 규정 등 의료계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지적에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1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한달, 제도정착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정립함으로써 환자가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제출을 통해 이뤄진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서 본인이 직접 작성할 수 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의료기관에서 담당의사 및 전문의 1인에 의해 말기환자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로 진단 또는 판단을 받은 환자에 대해 담당의사가 작성할 수 있다.



지난 2월 4일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본격 시행된 이래 현재 지난 12일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수는 2164명,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수는 1176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허대석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환자가 의식이 없어 가족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해야 되는 경우 현행 시행규칙에 따라 가족관계증명서에 표시된 가족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제도 자체가 임종과정에 있는 실질적인 환자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연명의료결정 대상이 되는 말기에 다다른 환자의 경우 환자 본인에게 연명의료중단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1만명 미만이지만, 중단 의사 확인이 불가능한 사람은 15~17만명에 달한다는 것.



즉,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지 말자는 취재로 만들어진 이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 해질 수도 있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07년부터 시행한 일본의 경우 환자의사를 추정하기 어려울 때 의료팀과 일부 가족이 상의해 결정을 내린다”면서 “가족의 범위 또한 친족관계만을 뜻하지 않고 보다 넓은 범위의 사람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가족 전원 합의 방식은 축소하고, 사실혼, 동성 배우자 등도 의사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가족의 범위는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또 “연명의료결정 중단까지 요구되는 서류나 수가 산정을 위해 심평원에 제출하는 서류 서식이 20가지가 넘는다”며 “시행규칙 상에서 너무 요구하는 서류가 많큼 서류 간소화 역시 시행규칙 내에서 해결을 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열린 패널토론에서도 토론자들은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상 현장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말기환자의 정의에서 항암제 투여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은 상당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범주로 묶어 규정하는 게 합당한지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류현욱 대한응급의학회 법제이사는 “환자의 존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기록과 보존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현행 법률상 환자 판단서, 환자 의사 확인서,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이행서 등 작성할 서류가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중 환자판단서와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 이행서는 보다 더 상세한 내용으로 의무기록에 이미 기술돼 있으므로 의무기록에 포함된 내용으로 갈음한는 걸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균 한국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기획이사는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지 않는 환자의 의사를 고의로 무시하고,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의사와 가족의 범죄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이 아닌 만큼 처벌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미라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인프라 확충,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되고 수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캠페인이나 안내 책자 배포 등 대국민 홍보와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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