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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6일 (금)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42)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42)

許道의 醫女養成論

“세계의학사에 유례가 없는 제도를 만들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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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 의료제도에 있어서 획기적 변화를 추동해낸 두 개의 제도를 꼽는다면 醫書習讀官制度와 醫女制度를 들 수 있을 것이다. 醫書習讀官制度는 士族 출신으로 젊고 총명한 관리를 뽑아 醫書를 習讀케 한 제도이다. 世宗 때부터 三醫司 등에서 醫學提調, 儒醫敎授官 등을 두어 의서를 습독시켰으며, 世祖 2년(1456년)에 처음으로 習讀廳에 醫書習讀官을 두었다. 典醫監에서 습독의 성적을 평가하여 성적이 우수한 자는 삼의사에 채용하고 더욱 탁월한 자는 顯官을 제수하고 성적이 불량한 자는 그만두게 하였다. 이 제도는 뛰어난 인재들이 의학에 입문하여 교육시켜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주는 역할을 해주어 의학 발전을 추동시켰다.



조선 초기 醫女制度도 의학의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하였다. 1406년 태조 6년 3월16일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온다.

“그윽이 생각건대, 부인이 병이 있는데 남자 의원으로 하여금 診脈하여 치료하게 하면, 혹 부끄러움을 머금고 나와서 그 병을 보이기를 즐겨하지 아니하여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원하건대, 倉庫나 宮司의 童女 수 10명을 골라서, 脈經과 針灸의 法을 가르쳐서, 이들로 하여금 치료하게 하면, 거의 전하의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건의를 하고 있는 인물은 허도(許道, 생몰년대 미상)이다. 許道는 檢校漢城尹·知濟生院事을 역임한 조선 초기의 관리이다. 그가 위와 같은 건의를 태조에게 하여 의녀제도가 창설되게 된 것이다. 의녀제도는 유교적 통치원리가 국가의 교시가 된 조선 초기에 남녀유별의 원칙으로 남자 의사를 꺼리는 여성 환자들의 질병 치료를 위해 배려하고자 설립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제도이다. 지방에서도 의녀가 선발되어 중앙의 제생원에 보내어져 교육 이수 후 복귀하여 근무하게 되었다. 의녀에 선발된 자들에게는 婦人科, 脈法 등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교육되었으며, 총명하여 선발된 자들을 먼저 四書 등을 교육한 후에 제생원에 맡겨져 의학을 교육시키도록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마련되었다.



1422년(세종 4) 11월에 禮曹와 承政院으로 하여금 濟生院에서 행해지는 의녀 교육을 감독하도록 하였고, 세종 5년 3월에는 醫女 가운데 나이 어리고 총명한 자 3·4명을 골라 특별교육을 시키게 하였다. 醫女의 교육은 濟生院이 세종 6년(1424년)에 惠民局과 합병되면서 다시 혜민국에서 棄兒, 孤兒의 護養과 함께 醫女의 교육의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가 바뀌기도 하였다.



2177-28이들에 대한 교육 내용은 주로 鍼灸나 調劑法 등과 같이 임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분야와 産婦人科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에게는 처음에 『脈經』과 鍼灸法을 가르쳤고, 뒤에 調劑法이 추가되었으며, 1430년(세종 12) 12월부터는 매월 『産書』를 考講하게 하는 등 교수 과목이 점차 추가되었다. 醫女는 모든 산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진료시의 편의를 도모하려는 목적이 강하였으므로 깊이 있는 産婦人科의 지식이 필요하지는 않았고, 실제로 부인들이 重한 병을 앓는 경우 더 의학수준이 높은 일반의원들이 치료하였다. 따라서 이들의 교육내용도 실용적이고 간편하여 쉽게 익히고 사용할 수 있는 임상지식들이 많았다. 또한 이들은 官妓 출신으로서 학문적 바탕이 빈약하였기 때문에 “先讀書識字, 後習讀醫方”의 방침이 생겨나게 되었다. 濟生院의 醫女는 반드시 먼저 독서를 하여 문자를 익힌 다음 醫書를 배우게 하고, 또한 지방에서 올라온 醫女도 해당 관아에서 먼저 『千字文』 , 『孝經』 , 『正俗篇』 등을 가르쳐서 글을 조금 익힌 뒤에 보내도록 요청하였다. 그리고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勸懲法을 마련하였는데, 1463년(세조 9) 5월에 학업성적에 따라 월급을 차등 지급하였고, 1478년(성종 9)에는 의녀가 읽을 책을 『直指脈』, 『銅人經』, 『加減十三方』, 『産書』 등으로 다시 정하였고, 醫女 교육을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함으로써 더욱 철저를 기하고 무능한 자는 탈락시켰다. 産科專門書인 『産書』 나 『胎産要錄』 에 諺解가 붙어 있는 것도 醫女나 産婆들에게 알기 쉽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이상, 『韓醫學通史』, 대성의학사, 2006 참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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