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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8일 (일)

‘대한본초학회 추계 자원조사’를 다녀와서

‘대한본초학회 추계 자원조사’를 다녀와서

“본초학의 심오함과 가치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
강원도 백운산·치악산 일대서 진행…다양한 자생식물들 직접 관찰
한의학의 우수성과 세계화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는 마음가짐 되새겨

본초학회.jpg


신수진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박사과정)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2022년도 대한본초학회 추계자원조사’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조사대상지는 필자의 고향인 강원도 원주시에 소재한 백운산과 치악산 일대였다. 필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곳곳에 스며있는 친숙한 곳이지만, 한의대를 졸업하고 어느덧 본초학회의 어엿한 일원이 되어 연구 목적으로 방문하는 나의 고향은 사뭇 색다른 호기심과 낯선 설렘으로 다가왔다.

 

1일차 오전, 백운산 자락에 도착해 본초학회 교수님들과 함께 탐방을 시작했다. 차에서 내리자 처음으로 나를 반겨준 것은 가을바람이었다. 대부분 시간을 실험실에서 연구에만 몰두하던 터라, 청량한 가을 내음과 자연의 평온함 속에서 이내 자원탐방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더욱 고취됐다.

 

백운산은 강원도 원주와 충북 제천 경계에 소재한 적막강산으로, 흰 구름과 함께 흰 눈이 쌓여 있다고 하여 ‘백운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300대 명산으로, 인근 생태계와 자연환경 역시 잘 보존된 상태라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 역시 매우 높았다.

 

들깨풀, 도깨비엉겅퀴, 오배자, 개다래, 덩굴닭의장풀, 산박하 등 식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붉나무가 많이 있어 붉나무벌레집인 ‘오배자’도 흔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오배자는 처음 본다며 감탄을 하던 교수님들의 모습과 오배자 안에 들어있던 가득찬 벌레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교수님들의 지도 하에 백운산의 울창한 수풀 속 이곳저곳을 조사하고, 또 많은 것을 새로이 배우느라 어느덧 시간은 훌쩍 흘렀고 저녁 시간이 되었다. 백운산 조사를 마친 이후 춘천집을 방문하여 보쌈을 먹었는데,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실감될 만큼 고기가 달게 느껴졌다. 어느덧 해는 저물었고 그렇게 조사 첫날을 마무리했다. 

 

2일차 오전, 다른 일정이 있어 본초학회 일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원주시 판부면에 소재한 참옻농장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옻나무, 딱총나무, 털진득찰, 향유 등을 채집하고 서식지를 조사했다. 특히 털진득찰과 향유의 개화 시기에 때맞춰 방문하게 되어 꽃이 핀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쉴 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기록하고 나무의 상태를 골똘히 관찰하느라 어느 순간 옻나무로부터 옻이 올랐단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옻 농장 조사를 모두 마친 이후에서야 필자의 입술이 볼록하게 부풀어 올라 두툼해진 것을 발견했다. 다행스럽게도 가볍게 옻이 오른 것이라 거울에 비친 내 입술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글을 마치며, 이번 자원조사 과정 내내 고매하신 본초학 교수님들의 지도 하에 본초학의 심오함과 그 가치를 다시 한번 느꼈다. 한의사로서 임상이 아닌 학문(본초학)의 길을 택하여 경희대학교 본초학 교실에 처음 입학했을 때, 이 모든 과정이 쉬우리라 생각지 않았다. 

 

우리네 삶은 찰나와 같이 유한하고, 학문은 마치 맑고 높이 뻗은 저 가을하늘처럼 무한·무궁할 것이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이제 막 박사과정에 접어든 필자는 본초학의 가치와 더 크게는 우리 한의학의 우수함과 세계화를 위해 정진하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마음 속 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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