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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25일 (월)

“급성기 손상에도 한의학이 좋습니다”

“급성기 손상에도 한의학이 좋습니다”

‘2022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서 의무지원 참여
“선수들의 기능적 움직임을 고려한 단자 발침 주로 수행”
“한의사로서 세계 통용되는 치료 제공에 자부심 느껴”
강릉 유천한의원 함유정 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전라북도 무주군에서 개최된 ‘무주 태권도원 2022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에 한의 의무지원으로 참가한 함유정 원장의 기고문을 받아 팀닥터 참여 소감을 전한다. 함 원장은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뒤 강릉시에서 유천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포츠한의학회 기획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함유정.jpg

 

대한스포츠한의학회의 의무지원 모집에 신청한 후에 태권도의 대략적 경기 진행 방식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득점 방식에 따라 선수들의 전략이 달라지고, 부상 가능성이 높은 부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권도 선수의 다빈도 부상 부위에 관해서는 국내외 논문을 참고했는데, 하지 부상이 많았다고 보고가 되어 있어 하지 부상에 대비해 처치 가능한 것들을 찾아보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태권도는 머리 타격 시 득점 점수가 가장 높기 때문에 두부 손상이 타 종목보다도 높은 빈도수로 발생한다는 보고가 많았습니다. 국제대회이므로 응급 상황 시 대응팀이 따로 있어 위급 상황에 투입되는 일은 없었겠지만, 만일을 대비해 스포츠 뇌진탕 평가툴인 SCAT5도 숙지를 해 두었습니다.

 

태권도는 전자 호구에 삽입된 센서가 반응해야 득점이 인정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도쿄 올림픽 때도 작동방식에 논란이 있던 터라 이번에도 약간의 변경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회 개최 전부터 진료 준비에 만전


국제 대회에서 사혈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선수들 외에 운영진이나 자원봉사자들의 경우에도 사혈은 하지 않았습니다. 부항은 일회용 부항컵으로 사용했습니다. 의무실에서 진료할 때는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여러 규격의 침과 키네시오 테이프, 드레싱 재료, 파스 등이 준비됐습니다. 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체크하면서 보충 가능한 물품들을 채우면서 진행했으며, 3일간 여러 원장님들이 돌아가며 진료를 보았고, 후발대는 필요한 물품을 구비해 줬습니다.

 

선수들은 도핑 검사를 받기 때문에 한약은 준비하지 않았는데, 한약이 도핑 검사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은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회화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코치들이 영어를 할 줄 아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 사람인 경우가 있어 소통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국제 대회여서 통역 서비스도 제공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료 내용 준비에 있어서는 팀닥터 프로그램 정규 및 심화 세미나의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인프라에 감탄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엄청난 규모와 멋진 경관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태권도원 가는 길에 있던 태권의 문에서부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착해서는 더 깜짝 놀랐습니다. 넓은 부지에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대학교 캠퍼스 같았습니다. 가까이 살았으면 자주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잘 가꿔져 있었습니다.

 

숙소도 쾌적해서 정말 편하게 있었습니다. 국기에 대한 자긍심이 생길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운영진 및 관계자들에게 제공되는 식단도 신경을 많이 써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들 또한 매우 우호적이어서 필요한 물품들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해결해줬습니다. 운영진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라고 명함도 건네줬습니다. 덕분에 부족한 것들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일정에 따라 계체 측정이 계속 있었고, 하루 종일 경기가 진행돼 일정 초반에는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긴장한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선수들은 한의진료실이 익숙하지 않았는지 처음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에 여분의 배너를 활용해 진료실의 위치, 역할을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뱃지와 같은 기념품을 준비해 유대감을 높이는 데도 힘을 썼습니다.

 

함유정2.jpg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님의 방문과 격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학회 내에서도 경험 많은 원장님들과 회장님이 적극 참여해줘서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진료 보조가 따로 없으므로 환자 접수부터 안내 등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점, 경우에 따라 충분한 치료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인해 환자의 주소증에 대한 빠른 처치가 필요했으며, 그에 따라 기능적 움직임을 고려한 단자 발침이 많았습니다.

 

치료 전후를 비교해 개선 정도를 확인해가며 치료했습니다. 선수를 치료할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만 치료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침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엔 비침습적 방식으로 진료하면 됩니다.


“한의 치료에는 만성질환만 있다고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바로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목표한 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쁩니다. 또한 한의사로서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치료를 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생깁니다.

 

국민들은 보통 한의학을 만성질환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팀닥터 활동을 통해 급성기 손상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회가 된다면 계속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스포츠 경기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대회에서 의무지원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함유정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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