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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7일 (월)

꼬리명주나비의 꿈(下)

꼬리명주나비의 꿈(下)

정재우 원장(원재한의원)



4. 첫만남

38-1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 마당의 잡초를 뽑기 위해서 허리를 굽히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가 으름덩굴 잎에 살포시 앉아 있었다. 흑갈색 무늬에 노랑띠를 두른 꼬리명주나비의 암컷이었다.

“여보, 꼬리명주나비가 드디어 나타났어.”

나는 처음 맞이하는 꼬리명주나비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얼른 카메라를 갖고와서 연방 셔트를 누르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니 흰바탕에 검은 무늬가 있는 수컷이 마당 한가운데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다. 조그마한 흰나비가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모습이 우리집 지킴이 유월이도 신기한 모양이다.

아내와 나는 출근 준비를 하기까지 30여분을 마당 구석구석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꼬리명주나비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우리집 마당에 꼬리명주나비가 훨훨 날아다니게 하겠다는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처음 쥐방울덩굴을 심으면서 나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었다. 자연 생태계의 정확한 법칙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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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퇴근 후에도, 다음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꼬리명주나비는 우리집 주변을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마당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내 주위를 떠나지 않고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꼬리명주나비는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 주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교미 후에는 다시 쥐방울덩굴에 산란을 한다는 것이었다.

더운 여름이면 우리는 아침 식사를 텃밭에서 나는 방울토마토와 삶은 옥수수, 부추전과 삶은 감자와 달걀, 과일 등으로 때우는데, 우리가 거처하는 아랫채에 달린 한 평도 채 안되는 툇마루에 앉아서 아침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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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 앞 담장 밑에 피어있는 쥐방울덩굴이며, 백화등, 은행조팝나무, 민들레. 씀바귀 등 야생화 사이로 꼬리명주나비가 팔랑팔랑 날아다니다가 마치 가오리 연처럼 미끌어지듯이 내려왔다 또 솟구쳐 올라 담장 안팎을 넘나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먹는 아침식사라니.

꼬리명주나비의 비상을 보면서 먹는 아침식사.

정말 아름다운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나비의 꿈은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어제는 휴일을 맞아 모처럼 대청마루에 누워서 앞마당과 뒤뜰, 담장 넘어로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꼬리명주나비의 군무를 감상하면서 잠이 들었다.

내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꿈을.. 그리곤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꾸고 있는가?아니면 지금의 나는 나비가 꾸고 있는 꿈인가?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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