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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6일 (금)

국경을 넘어 마주한 통합돌봄과 한의학의 미래

국경을 넘어 마주한 통합돌봄과 한의학의 미래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 시청 및 후쿠다의원 방문 기고(上)
시흥시 학술이사로서 품었던 두 가지 꿈
장진용 원장(시흥시 재택의료센터 대표·사랑한의원)



하치오지시 방문기고1.jpg

장진용 원장(시흥시 재택의료센터 대표·사랑한의원)

 

지난 2025년 2월, 시흥시한의사회 학술이사라는 직책을 맡으며 다짐한 것이 있었다. 단순히 관례적인 학술행사나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회라는 작은 단위에서도 주도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었다. 당시 필자에게는 두 가지 가슴 벅찬 꿈이 있었다. 첫째는 2029년 개원 예정인 배곧서울대병원의 공공기능 컨트롤 타워기능 구성, 둘째는 임기 내에 국제학술교류를 성사시켜 지역 분회 차원에서도 글로벌 학술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2026년 3월,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통합돌봄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시흥시 역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있다. 이 시점에서 배곧서울대병원이 단순 진료 중심의국립병원을 넘어, 통합돌봄의 컨트롤타워로서 공공의료기능을 강화한다면 ‘시흥형 통합돌봄 모델’ 구축에 거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국제학술교류 또한 시흥시와 우호협력을 맺은 해외 도시들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마침 일본 도쿄도 하치오지시(八王子市)가 2026년 11월부로 시흥시와 우호협력 20주년을 맞이하는 상징적인 해였기에, 관내 ‘후쿠다 의원’과의 교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비록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임기 내에 전사적인 사업으로 꽃 피우지는 못했고 짧은 임기를 마무리해야 했지만, 필자의 열정마저 접을 수는 없었다. 2025년 3월,개인적인 노력으로 후쿠다 의원의 후쿠다 원장과 1시간동안 화상통화를 하며 양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 깊이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의사가 양약과 한약을 단독 혹은병행 처방할 수 있는 일본의 일원화된 시스템은, 환자의편익 측면에서 매우 합리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후 시흥시의 돌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재택의료와 방문진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한의재택의료학회에도 가입했다. 마침내 2026년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시흥시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받는 결실을 봤다. 비록시작 단계지만 재택의료센터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차근차근 발판을 다져가던 중, 후쿠다 원장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계기가 돼 마침내 올해 6월, 하치오지시의 선진 통합돌봄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하치오지시 방문기고3.jpg

 

하치오지시청 방문: 기우를 확신으로 바꾼 연대의 시간

6월3일, 하치오지시청으로 향하는 길은 설렘과 긴장 이 교차했다.

 

일개 지역 한의원 원장이 외국의 관공서를 공식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생소했거니와, 일본어 소통이 가능하다 해도 심도 있는 의료정책 담론을 완벽히 이해할 수있을지, 또 그들이 이방인의 방문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응해줄지 만감이 교차했다. 렌터카를 운전해 시청으로 향하는 1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1.jpg

 

시청 정문 현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수십 분 전부터 필자를 기다리고 있던 시청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경직된 공무원 사회를 예단했던 필자의 기우가 무색해질 만큼, 그들의 환대는 따뜻하고 정중했다.

 

정문을 지나 개호보험과를 거쳐 미팅룸에 들어서자 정성스레 준비된 자료들이 필자를 맞이했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간담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1시간 반을 훌쩍넘겼다. 개호보험과와 건강의료정책과 공무원들은 하치오지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재택의료 상담창구 운영’과 ‘재택의료 체제 정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시흥시와 하치오지시의 평행이론

두 도시는 인구와 면적이 유사할 뿐만 아니라, 방문진료를 하기엔 가옥들이 다소 분산돼 있는 지리적 구조까지 닮아 있어 깊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초고령사회를 한발 앞서 경험하고 있는 하치오지시의 선례는 향후 시흥시 통합돌봄의 미래에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 분명했다.

 

특히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지자체가 최일선에 서서 의료기관, 방문간호 스테이션 등 다양한 자원을 총괄 지휘하는 행정적 리더십이 인상적이었다. 

 

하치오지시 측 역시 시흥시의 현황에 대해 이미 철저한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들의 질문은 송곳처럼 예리했다. 선정된 대상자들의 개인정보 관리 방식부터 시스템 열람 권한, 시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의 규모와 정산 방식 등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거주지중심의 노후 보장(AIP)과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의 고충을 나눌 때는 국경을 초월한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재택의료 현장에서의 한방치료 사례와 더불어, 한국에는 없는 케어매니저(Care Manager)와 사회복지사의 유기적인 역할 분담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며 하치오지시 통합돌봄의 희망찬 미래를 보여준 공무원들의 미소를 보며, ‘이 지역 시민들은 참 복이 많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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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치오지 시청 건강의료정책과의 재택의료에 관한 사업개요를 보여주는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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