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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7일 (금)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91)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91)

“동서의학의 구급요법을 회통시켜보자”



朴容南의 家庭救急方論



kni-web[한의신문]1928년 朴容南은 『家庭救急方』이라는 이름의 의서를 간행한다. 朴容南은 호가 雲溪로서 1903년에 大韓醫學校를 졸업한 의사이다. 그는 1909년 2월 『醫藥新報』를 발행하였다. 『家庭救急方』은 서양식 구급 요법들을 정리한 서적으로서 이론보다는 증상과 치료법, 약물 등을 간결하게 기록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래에 그 서문을 소개한다.



“무릇 우리 생활에서 질병은 가장 쉽게 근심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병이 있으면 약이 있으니 무릇 상천이 생명을 사랑하는 덕이다. 사람들이 병이 있으면 약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매양 위급한 병을 만날 때마다 구급방을 몰라 성명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해마다 부지기수이니, 가히 한탄스럽다. 내가 의약에 종사한지 대체로 수년이 지났는데, 환자들의 질병을 보거나 가서 진찰하여 증상을 살펴보면, 때가 늦어 기회를 놓쳐서 치료될 가망이 없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만일 평소에 구급의 개략적인 내용을 익혀서 알아 놓았었더라면 어찌 이와 같이 졸지에 비명횡사하겠는가. 이러한 까닭으로 학문이 거칠고 지혜가 얕은 것을 헤아리지 않고서 동서의방의 급할 때 필요한 것들을 모으고, 사이사이에 실험하여 여러 차례 효과를 본 것들을 덧붙여서 가정구급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단지 쉽게 알 수 있기를 힘써 도모하였으므로 문장의 뜻이 속되고 매끄럽지 못하니 독자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책상 머리에 두고 본다면 가히 응급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진실로 이것이 저자가 바라는 것이다(大抵吾人生活上, 疾病最是易患者. 然有是病有是藥, 盖上天好生之德也. 人不知有是病有是藥而每於急劇之病, 懵於救急之方, 枉傷了性名者, 年不知數, 可勝嘆哉. 余從事醫藥, 槪亦有年, 而看人疾病, 往診審症, 則時晩失機, 無望救治者, 往往有之. 假使平素習知其救急之槪要, 則焉有此橫罹之非命歟. 是以不揣學踈智淺略掇東西醫方之要急者, 間付實驗之屢効者, 命名曰家庭救急法也. 但務圖易曉, 故文意俚澁, 讀者觀恕而置諸案頭, 則似可爲應急之資, 固著者之幸).”(필자의 번역)



실로 동서의학의 구급요법으로서 총망라한 간편성을 가진 책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내과병의 구급법, 중독, 이물의 적출법, 화상 및 동상, 지혈법, 실기 및 가사, 인공호흡법, 외상, 교상의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시대의 의서들이 약물처방, 침구법 등을 위주로 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2074-30-1『救急單方』이라는 제목의 책의 경우 傷寒, 暑症證, 內傷, 濕症, 瘟疫, 腫脹, 痞滿, 噎膈, 嘔吐, 呑酸, 欬逆, 積聚, 諸氣症, 痰飮, 咳嗽, 聲音, 瘧疾, 霍亂, 泄瀉, 痢疾, 便濁, 勞極, 怔忡驚悸, 健忘, 癲狂癇, 喘急, 哮吼, 邪祟, 三消, 脚氣, 疝症, 眩暈, 頭痛, 鬚髮, 諸蟲, 蛔蟲痛, 胃脘痛, 腹痛, 腰痛, 脅痛, 耳病, 鼻病, 面病, 眼目, 口舌, 牙齒, 喉痺, 血證, 痔漏, 汗證, 淋閉, 祕結, 黃疸, 諸毒, 咬傷, 傷損, 湯火傷, 金瘡, 箭簇, 竹木鍼刺, 杖瘡, 癰疽, 疔腫, 囊癰, 丹毒, 癮疹, 諸惡瘡, 諸癬, 取剩骨法, 乳梗, 瘰癧, 疳瘡, 天疱瘡, 甲疽瘡, 凍瘡, 頭瘡, 漆瘡, 陰蝕瘡, 妬精瘡, 漏瘡, 癜瘡, 疥瘡, 癲風, 破傷, 腋氣, 染髮, 婦人經候, 胎前, 產後, 雜病, 小兒初生救急方, 痘瘡, 脫肛, 雜用俗方 등으로 구성된 것과 비교해보면 구급의 개념이 보다 좁혀진 것을 알 수가 있다. 한의서적의 구급은 다분히 각종 질병들을 모두 포괄한 광의의 개념이라고 한다면 『家庭救急方』은 보다 협소해진 감을 주게 된다.



『家庭救急方』의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임신의 증후, 임신의 섭양법, 산부의 섭양주의, 초생아의 수호법, 유모의 선택법 등 부인과와 소아과 관련 지식을 기술하고 가정에 필요한 약품으로써 석탄산, 풍산, 명반, 글리세린, 와세린, 산화아연, 암모니아수 등의 사용법도 기록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들이 서양의학 중심으로 삽화로 다루고 있는 내용들 대부분이 서양인의 얼굴모습인 것으로 보아 서양의 구급요법 서적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호흡법, 지혈대를 사용한 지혈법 등은 서양의학적 방법을 그대로 전재한 것이다.

동서의학이 ‘구급’이라는 개념으로 조우를 하는 셈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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