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고급화’, 중국은 ‘차별화’, 러시아는 ‘실용성’
해외 환자를 유치할 때 전문가들은 국가마다 접근 전략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월 열린 '한의약 글로벌 헬스케어 정책포럼'에서 진기남 연세대 교수는 특히 일본의 경우 고급화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했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한류 열풍 이후 현재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한의약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한의약 분야 해외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천~5천명을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주로 개별적, 또는 인터넷 입소문을 통해 한의약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GRACE ORIENTAL 대표 나카하라 유카는 일본인을 상대로 할 때의 마케팅 전략은 “고급화”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한의원은 낡은 느낌이라 들어가서 멋지다고 느낀 곳이 별로 없다”며 “소비 욕구가 큰 20~30대 여성들은 미의식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여성 전체의 수입 평균이 3500만 원 정도이며 입소문도 빨리 탈 수 있어 한의 의료 관광은 이런 구체적인 타깃층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고급화의 전략으로 ‘라이프스타일’과 ‘한방’의 결합을 꼽았다. 그는 “예컨대 일본에서는 한방 약재를 넣어 마실 컵을 에르메스로 한다든지, 디자인을 중요시 여기고, 그러면 도자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방을 궁금해 하는 식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한방이 지닌 훌륭한 미용철학을 이런 식으로 온라인을 통해 전파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샘병원 성진 팀장은 “예전 광동한방병원에서는 일본 상품을 개발할 때 부인과 질환, 미용치료라고 이름 짓지 않고, ‘한국여배우 --스타일’, ‘ONEDAY 다이어트’라는 식으로 브랜딩화 된 상품을 개발했다”며 “일본 사람들은 치료 자체보다 아름답고, 차별화되고, 특별함을 주는 것들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상품 기획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일본은 미용 서비스 외에 정신적 문제 즉 스트레스, 우울 질환이 많아, 관련 체험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잠재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10~30대의 젊은 층이 주로 한의약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인들은 ‘성형’하면 한국, ‘암’은 미국, ‘건강 검진’하면 일본이라는 카테고리별 인식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올 땐 주로 유치업자나 브로커를 통해 한의약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대국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중의학보다 한의학이 뛰어나다”가 아닌 “중의학과 다르다”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진기남 연대 교수는 “자국 한방에서 다뤄지지 않은, 기존 중의학에서 볼 수 없는 상품군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한류의 영향으로 10대들이 한의약에 대한 관심을 갖는 정도다. 따라서 이들이 한국으로 스킨케어나 성형시술을 받으러 올 경제력이 있는 집단은 아닌 만큼, 성숙하게 기다려야 하는 시장으로 분류됐다.
다만 러시아 보건부가 한방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러시아 내에서 대체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주변 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인들은 대체적으로 ‘가격 부분에 민감’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나 중국이 갖는 고급스러움에 대한 이미지, 차별화 전략보다는 실용적이고 ‘가성비’를 강조하는 전략이 수월해 보인다는 평가다.

한의학 세계화 사업을 2년째하고 있는 한창현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이미 보완대체의학이 자리잡은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통의학’하면 ‘중의학 ’이라는 식으로 알려져 있어, 한의학이 지닌 차별점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들 나라에는 침구사 제도가 있어 침구사들을 교육시킬 만한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현재 미국 내 Acupuncturist 및 동양의학 시술 자격 보유자는 약 28,000명으로 추정된다.
한 박사는 “미국은 침구사들에게 한국의 매뉴얼화 된 시스템을 교육시켜 한의학적 기술을 미국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하고 있다”며 “한의사들이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동 등 개도국에 진출할 수 있게끔 가이드 할 수 있는 통합지원 시스템을 마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의학과 차별화된 매뉴얼과 관련, “한국 한의학은 중의학보다 기술된 매뉴얼들이 있다”며 “근거 중심의 한의학을 통해 임상 근거가 있다는 사실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