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
대만 모델에 근거, 한·양의 대학이 같이 있는 시범대학부터 우선적으로 통합 의대 교육을 실시, 교육일원화를 통해 한의사 수를 줄여 의료일원화를 이루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기영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학교육인증단장은 지난 11일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궁극적으로 한의과대를 의대에 포함시켜 일부 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한·양의 대학과 같이 있는 곳이 전국에 5곳인데 이 중 한 두 곳을 시범 대학으로 정해 잘 되면 확대해 숫자를 늘리자”고 주장했다.
예컨대 가천대의 경우 정원이 의과 40명, 한의과 30명인데, 20명 정도의 정원으로 복합 과정을 운영해 8년 과정 동안 양쪽 면허 시험을 다 칠 수 있게 하자는 것. 이후 고등 교육법이 개정돼 통합과정을 마치면 한의과대, 의과대 복수 졸업증을 줘 의료법상 양쪽 면허 시험을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에서 동종요법(homeopathy)과 이종요법(allopathy)의 두 계파가 경쟁하고 반목하다 결국 통합되는 과정 살펴보는 데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지도자들처럼 양의계가 결단을 내려 한의학을 흡수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갈등 체계는 지속될 것.
임 단장은 “실제 주류 의학이 환자를 고칠 수 있고, homeopathy보다 우월한 지위가 확인된 게 1940년”이라며 “미국 AMA 지도자들이 중요한 결단을 내려 막지 않았으면 homeopathy는 어떻게든 생존법을 찾아내 메인스트림이 하는 걸 습득해서 우리나라처럼 이원화돼 반목하는 체제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영 경희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다른 나라는 의사가 침도 놓고 하는데 우리는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 교수는 “한의학 표준화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의료계에서 논의되는 한의학과의 일원화는 애초에 될 수 없다는 게 깔려 있어 논란이 생기면 이렇게 얘기하고 끝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규제기요틴으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이 촉발되고, 이후 의료일원화 논의까지 이어졌지만 사실상 해결방법이 없어 흐지부지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이어 “일원화는 정치적,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교육과 관련해 어떤 걸 할 수 있는가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진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은 의료일원화와 관련한 감성적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은 “관료 정책 입안자, 사회 오피니언 리더, 언론인들은 모두 의사의 과학적이고 객관적 얘기를 잘 안 듣는다”며 “이런(일원화)것을 어설프게 사회적으로 합의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일원화의 중요 부분을 다 놓치는 위험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신좌섭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전문위원장은 ‘의학교육일원화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과거에는 일원화의 진입점을 ‘협진’으로 잡았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판명된 만큼 장기적으로 의학 교육 일원화를 통해 큰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일어나게 하자는 게 요지”라며 “상대가 있는 게임인데 다음에는 상대(한의계)와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혜연 의협 학술이사 ‘의료이원화 및 한의학 관련 법령’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의계의 인력 구조, 한의대 교육 과정 등을 점검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지난번에 오해가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의학교육의 일원화를 통해 한의과 대학이 없어지고 차후에 점점 한의사들이 줄어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하는 게 집행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