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 개최
복지부가 구성한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두고 의협 내부에서조차 의료기기 논의를 위한 협의체인지, 의료일원화를 위한 협의체인지 혼란스러운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이촌동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열린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의료일원화 특위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이 특위가 의료계 외부에 구성하는 건지, 내부에 구성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만약 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를 한다면 특위는 왜 따로 구성해야 하고, 협의체에 의료일원화가 정식 어젠다로 채택돼 있는지도 답변해 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장성구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의료일원화를 전제로 해 협의체를 구성한 걸로 알고 있다”며 “협의체의 메인 포커스는 역시 의료일원화”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노만희 회장은 “오늘 토론회를 보니 의료일원화에 대한 중간보고 같아 놀랐다”며 “저는 이제 막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의협에서 이미 다 된 걸로 나와서...”라며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의계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과연 한의계도 의료일원화를 위한 협의체로 알고 있는지, 한의계 측에서 순순히 동의해줬을지 의문을 품은 것.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는 지난 4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에서 직역단체 간 갈등사안에 보건복지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요구됨에 따라, 의료기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 그러나 의료기기 사용을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 의협 측이 시종일관 일원화를 물고 늘어지는 태도에서 봤듯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 없이 ‘의료기기 사용’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의협 측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협의체에서 ‘일원화’도 어젠다로 추가로 포함시키게 됐다.
이를 두고 의협에서는 의료일원화를 협의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애초 협의체의 탄생 목적이 ‘의료기기’ 갈등 해결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협의체를 의료일원화 협의체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의료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의협, 학계 등이 협의체의 성격과 목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동의까지 얻어 마치 의료일원화를 진행되고 있는 것 마냥 호도해, 개원의협의회 등에서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질문까지 하게 만들어 양의계 자체에서 사태 파악마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누구를 위한 일원화인가" 비아냥 난무
더 큰 문제는 양의계 내에서 의료일원화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토론이 끝나고 플로어에서는 토론회 내용 자체에 대한 항의와 비난이 빗발쳤다.
한 참석자는 “대체 누구를 위한 일원화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일원화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의학적 검증’이라는 단어를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 내에서 의학적 검증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진 후에 특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어떻게 복지부 등 다른 사람들이 있는 링에 의학적 검증조차 안하고 올라갈 생각을 하느냐”며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한의약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인데 일원화가 된 뒤 의사들한테 보수교육만 시켜서 한의치료를 하자는 건 의사들 매출 올리자고 하자는 겁니까?”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오늘 일원화가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들어보면 특정 직능 단체(한의사)의 생존문제만 고민하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수의사들이 우리도 어려우니까 보수교육 통해서 의사하겠다고 하면 받아줄 건지, 개념이 다른 두 학문을 일원화로 접근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토론회를 통해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