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 11명 불구속 기소, 9개 제약회사 및 양의사 339명 행정처분 의뢰
의약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행위 여전히 만연…수법 더 교묘해져
리베이트쌍벌제 합헌 결정에는 ‘부당’하다며 반발하는 양의계
리베이트 쌍벌제 및 투아웃제가 시행되는 등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약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행위는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단장 이철희 부장검사·이하 수사단)은 27일 의사 461명에게 논문번역료·시장조사비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 종합병원 정형외과 의사 등 74명에게 해외관광 및 골프비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외국계 의료기기 판매업체, 7개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대학병원 의사 등을 적발해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9개 제약회사 및 의사 339명에 대해 행정처분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불법 리베이트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자 양의계는 스스로 의사의 명예를 실추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민 앞에 리베이트 단절을 선언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그 수법은 더 교묘하고 은밀해졌다.
수사단에 따르면 A제약회사는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의사들에게 논문번역료, 시판 후 조사 비용을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실제로 의사들이 논문을 번역한 것처럼 회사가 따로 논문을 번역해 두거나 실제로 시판 후 조사를 실시한 것 처럼 설문지를 허위로 작성해 뒀다.
그 외 설문조사 수당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이를 숨기기 위해 리베이트를 직접 주지 않고 전직 임원이 설립한 설문조사기관인 R사를 통해 지급하도록 하기도 했다.
외국계 의료기기 판매업체인 B사는 해외제품설명회를 한다는 명목으로 양의사들을 초청해 방콕, 하와이,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관광비 및 골프비를 대납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술값 및 식대를 선결제 하는 등의 방법도 있었다.
모 대학병원 의사는 자료가 남지 않는 현급을 받거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술값과 식대를 미리 결제해 놓으면 의사가 해당 식당이나 주점을 방문해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이용하는가 하면 영업사원으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하는 등 다양하고 은밀한 형태로 리베이트를 수수했다.
리베이트 제공자 외에 수수자까지 처벌토록 한 쌍벌제가 시행된지 5년이 지났지만 양의사들의 불법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리베이트를 요청하는 사례까지 적발되면서 엄정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번 수사를 통해 외국계 기업도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적인 영업해위에 있어 예외가 아니라는 점과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제공행위 외에 의료기기 판매업체의 리베이트 제공 사실도 드러나 의약품 유통시장 외에 리베이트 유통 시장에도 불법거인 리베이트 관행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수사단은 “의약품 리베이트는 영업비용 상승으로 인해 약값ㅇ니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국민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불법리베이트 제공 괂애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의약품 리베이트 사범에 대해 단속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양의계는 지난 2월 의약품리베이트 쌍벌제를 합헌이라고 판결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철폐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비난을 자초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헌법소원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7월30일 또다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이번에 드러났듯이 여전히 만연해 있는 불법 의약 리베이트는 2년 전 양의계가 국민과 약속한 리베이트 단절 선언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는지를 의심케 한다.
양의계의 비도덕성을 질타하는 국민들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보여주기 식 국면 전환용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러한 양의계의 이율배반적 모습은 양의계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주장하고 있는 수많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국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양의계의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