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쳐나는 건강‧의료 프로그램, 부작용 속출
최근 종편 방송의 확대 및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현재 30여 편의 건강 의료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방송에서 전달하는 정보의 내용을 시청자들이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방송을 통해 잘못된 정보 전달이 속출하고 있으며, 성형수술 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며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도 함께 속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심의규정 위반 사례…지난해 13건→올 상반기만 46건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방송심의 규정 위반 사례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방송 심의 제재를 받은 건강 의료 프로그램은 46건이다. 케이블 채널과 종편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상파에도 1건 있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의 방송 심의 제제 13건과 비교했을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수치다.
위반 사례 중에는 일반 식품을 마치 의약품인 것처럼 소개하는가 하면 특정인의 체험 사례를 마치 일반적인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정 건강식품의 효능을 체험했다고 강조했던 출연자가 알고 보니 해당 식품의 판매업자인 경우도 있었다.
방심위 관계자는 “규정 위반 사례 46건 가운데 43건(96%)이 ‘의료행위나 약품을 다룰 때에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42조(의료행위 등)를 위반했다”며 “대다수 건강·의료프로그램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특정인의 체험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방법으로 식품이나 기능식품을 다루는 경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출연해 제품 판매까지…쇼닥터 논란 가속화
지난해 한 종합편성채널 의학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한 양의사 A씨는 “물구나무서기를 하면 후두부 혈류량이 5배까지 증가하는데, 이게 바르는 미녹시딜(탈모치료제)보다 2~3배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으며, 양의사 B씨의 경우 “5년간 불임이던 사람이 유산균을 먹고 한 달 뒤 임신이 됐다”고 소개한 뒤 얼마 뒤 홈쇼핑 채널에서 유산균을 판매해 논란이 됐다.
또한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의료인들을 모델로 하는 광고 역시 심심치않게 홈쇼핑 등을 통해 활용되고 있다.
이들은 전문가라서 TV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TV에 나왔기 때문에 전문가가 되는 기이한 형태를 밟기도 하며, 의료 전문가가 아닌 다른 형태의 방송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피부과 전문의로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의료인이 정치 평론을 늘어놓는 정치평론가로 나서는 낯선 모습 또한 연출됐다.
메이크 오버 방송, 사실상 성형외과의 가장 큰 ‘홍보도구’
출연자들의 외모를 고쳐주는 일명 ‘메이크 오버’ 프로그램인 ‘렛미인 시즌5’와 ‘화이트 스완’도 지난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열어 ‘제작진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외모를 변신시켜 인생을 바꾼다는 콘셉트의 ‘메이크 오버’ 프로그램이 성형수술의 효과만을 강조하며 외모 차별을 당연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기관 광고를 하고 있다는 시청자 민원에 따라 심의를 진행키로 한 것이다.
현행법상 성형외과를 비롯한 의료기관은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제작 지원에 한해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협찬 사
실을 알릴 수 없다. 그러나 메이크 오버 프로그램의 경우 사실상 노골적으로 방송을 통해 병원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메이크 오버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성형외과 의사는 “애초에 협찬비는 방송 출연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돈을 내고 방송에 출연한 의사들이 그만큼의 홍보효과를 바랄 수밖에 없다”며 “출연한 의사들 중 대리수술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의사가 수두룩할 뿐만 아니라 화장과 의상으로 실제보다 수술효과를 과장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밝혔다.
오늘날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방송사들은 더욱 자극적이고 극적인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건강과 의료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의 남발 및 의료인들의 돈벌이 수단에 활용되는 일부 프로그램의 양산은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은 ‘방송’이라는 영향력을 타고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