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이하 한의협)을 상대로 벌인 ‘영문명칭 사용 금지 등' 소송에서 한의협이 승소했다.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 11부(판사 염기창)는 의협이 한의협의 새 영문 명칭(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 AKOM)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영문명칭 사용 금지 등’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하고 해당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할 것을 판결했다.
이로써 재판부가 한의협의 새 영문 명칭을 놓고 의협이 벌인 ‘영문명칭 사용 금지 가처분’ 소송에 이어 ‘영문명칭 사용 금지 ’ 소송 본심에서도 한의협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의협의 '가처분' 소송서도 "이유 없다" 기각
당초 의협은 한의협의 새로운 영문명칭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약칭 AKOM)'이 의협의 영문명칭인 'Korean Medical Association(약칭 KMA)'과 오인 또는 혼동의 우려가 있다며 지난 2012년 사용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바 있다.
의협은 한의협의 새로운 영문 명칭을 두고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 타인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이크게 하면 안된다'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을 위배한다고 주장하며 '영문명칭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의협의 신청을 기각하고 잇따른 항고에도 의협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지난 2012년 가처분 소송 1심에서 "한의협은 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한의협의 영문명칭을 상호라고 볼 수 없다"며 "의협의 주장은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의협은 1심 판결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항고했지만 잇따라 열린 2심(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 판결에서도 법원은 “한의사협회의 변경된 영문명칭으로 인해 의협과 한의협의 영업 사이에 혼동이 초래되고 있다거나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며 원고의 신청을 기각했었다.
의협은 포기하지 않고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 제2부는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재항고를 기각한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정연일 한의협 국제이사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2년 넘게 끌고 온 재판이라 뜻 깊은 승소"라며 "이번 판결로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KOREAN MEDICINE'이라는 경쟁력 있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국격을 높이고 한국 한의학의 독창적인 점을 부각시키기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ISO 문제에 있어서도 정당한 논거를 세울 수 있게 돼 여러모로 볼 때 쾌거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협 "국내외 환경 변화에 발맞춰 명칭 변경"
한편 한의협은 2011년 한의약육성법 개정으로 인해 한의약의 개념이 달라지고, 세계 각국과의 교류 증대 및 세계보건기구(WHO), ISO의 전통의학 용어 변화 등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지난 2012년 3월 제57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당시 혼용되고 있는 한의학 영문 명칭 'Korean Oriental Medicine(약칭 KOM)'과 'Oriental Medicine(약칭 OM)'을 단일명칭인 'Korean Medicine(약칭 KM)'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의협의 영문명칭도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약칭 AKOM)'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