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소송에 대한 2심 판결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은 25일 열린 2차 공판을 끝으로 판결 기일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양측에서 추가로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들은 후 12월 4일 오후 4시30분에 3차 공판 기일을 잡았다.
이날 2차 공판에서 해당 고시가 처분성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킨 피고측(식품의약품안전처) 대리인인 광장은 이 사건 고시규정과 같이 새로운 판단 과정을 거치는 새로운 집행 행위를 매개로 해 국민의 구체적 권리의무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처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원고측(대한한의사협회) 대리인인 화우는 처분성과 관련해 “사건고시가 피고측에서 말하는 탄생배경을 갖고 있는 것에는 부인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지난 10년 이상 이 규정과 관련된 분들이 이 조항을 어떻게 해석하고 운영해 왔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의약적 원리에 기초한 의약품을 그대로 모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양약으로 포섭하는 도구화해왔다는 주장이다.
특히 화우는 “한의학적원리와 서양의학적 원리라는 개념을 서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개념 규정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판례도 정립되지 않은 상태지만 그래도 알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특정 약품이나 혹은 제제의 추출물을 한약이라 하고, 이것을 서양의학적 원리로 한다면 특정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고 특정 작용기전까지 밝혀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추출물 단계에 이른 것에 불과하고 그렇다면 한방원리에 기초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1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한의학은 구한말에 머물러 있는 것이냐?’라고 질문한 것에 대해 화우는 “한의학은 그동안 발전해서 수많은 현대 질병에 대응해 오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임상과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고 계속 발전해 오고 있다”며 “피고측은 과거 경험에만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좁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발전해서 과학적 검증이나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충분히 발전하고 있는 영역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7월10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학문은 진화, 발전하는 것이고 의학도 마찬가지인데 한의학은 어느 시점에 멈춰져 있는 것인지, 또 한의학은 작용기전이나 부작용 분석, 임상시험 등을 하면 않되는 것인지, 그리고 한의학이 이러한 것을 하게되면 서양의학적 원리가 되는 것인지 기초적인 의문이 든다”며 양측에 설명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사실 이는 1심 재판부에서도 주목한 부분이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로 한의사는 기존의 질병 또는 새롭게 나타난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되거나 기존에 존재한 처방을 응용·발전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한의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시대의 변화와 과학의 진보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한 것이다.
한의협 관계자는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오고 있는 한의학은 수천년 동안 그 시대의 최첨단 학문으로 발전해 왔으나 일제 강점기 이후 서양의학 일변도의 제도에 소외받으며 이 사건 고시와 같은 불합리한 제도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법과 제도를 바로 잡아야 우리의 고유 의학인 한의학이 이 시대의 최첨단 의학으로 맥을 이어 국민의 건강과 인류의 보건 향상에 계속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