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확인→실증특례→임시허가 체계 구축…안전성 관리 장치도 마련
[한의신문] AI 진단과 디지털치료기기 등 빠르게 등장하는 보건의료 신기술을 기존 규제에 가로막히지 않고, 실증·사업화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부가 규제 적용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실증특례·임시허가까지 담당하되 국민의 생명·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심의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의료 분야 신기술에 대한 규제특례 및 임시허가 제도를 신설하는 ‘보건의료기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보건의료 분야에는 별도의 규제샌드박스 체계가 없어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실증하려면 관계부처 협의를 거치거나 ICT·산업융합 분야 등의 기존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의료데이터와 AI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보건의료기술은 여러 법령과 규제가 중첩되는 특성상 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기존 제도에 기준·규격 자체가 없는 신기술은 실제 현장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기회조차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규제 신속확인 △복수 허가 일괄처리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 △임시허가 △규제 개선 제품의 신속허가 등 보건의료 신기술의 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단계별 규제특례 체계를 마련했다.
복지부에 ‘보건의료기술규제심의위’ 신설
우선 새로운 보건의료기술·제품·서비스를 활용하려는 사업자는 복지부에 관련 법령상 허가·승인·등록·검증 등의 필요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복지부로부터 요청받은 관계 행정기관은 30일 이내 소관 업무 및 허가 필요 여부를 회신해야 하며, 기한 내 회신하지 않으면 해당 기관 소관이 아니거나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하나의 사업에 2개 이상의 허가가 필요한 경우 복지부에 ‘일괄처리’를 신청해 여러 기관의 심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핵심은 기존 법령에 신기술에 맞는 기준·규격·요건이 없거나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제한된 구역·기간·규모 안에서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한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다. 다른 법령으로 인해 허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제한적인 실증이 필요한 기술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전담하기 위해 복지부에는 ‘보건의료기술규제심의위원회’를 신설한다.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20명 이내에서 구성하되 민간위원을 절반 이상 포함하고, 별도의 전문위원회를 둬 유사·반복 안건의 신속 심의와 안건 적격성 판단 등을 맡도록 했다.
심의위원회는 실증특례 여부를 결정할 때 △국민의 생명·건강·안전에 미치는 영향 △기술의 혁신성과 이용자 편익 △시장에 미치는 영향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가능성 및 배상방안 △개인정보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실증특례 유효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 이하로 하되 사업 특성에 따라 최대 4년까지 정할 수 있으며, 실증을 통해 안전성 등이 입증돼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계기관이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하도록 했다.
실증 넘어 ‘임시허가’까지…안전장치도 병행
기존 법령에 적합한 허가기준이 없거나 현행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신기술에 대해서는 ‘임시허가’도 가능해진다. 임시허가는 원칙적으로 2년 이하로 부여하되 사업 특성 등을 고려해 최대 3년까지 정할 수 있으며, 관련 법령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 일정 요건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실증특례를 거쳐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되고 관련 법령까지 정비된 제품은 복지부 장관이 관계기관에 신속한 허가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실증특례와 임시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사전에 책임보험에 가입하거나 별도의 손해배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건강·안전에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복지부 장관이 사업의 일시 중지와 제품 회수·폐기 등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규제특례 또는 임시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이를 취소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도 신설한다.
권 의원은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규제샌드박스는 국민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보건의료기술에 대해 전문적인 실증 통로를 신속하게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AI 진단부터 디지털 치료기기까지 혁신과 생명 안전이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국민 건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권 의원을 비롯해 김남희·박균택·박상혁·박지원·박해철·손명수·윤준병·이인영·이상식·임미애·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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