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치의 8년째 시범사업에 이용률 0.4%…“수가보다 구조 문제”

기사입력 2026.09.01 10:31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실제 활동 주치의도 주장애관리 19명…전국 80개 시·군·구서만 청구
    서미화 의원 “재택의료센터처럼 지자체·다학제·사례관리 체계 갖춰야”

    서미화 장애인주치의.jpg


    [한의신문]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접근성 보장을 위해 도입된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8년째 시범사업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제도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낮은 수가’에서 찾기보다 운영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장애 특성에 따른 지속적 건강관리가 핵심임에도 실제 이용은 일반건강관리와 방문진료에 집중되고 있어, 본사업 전환에 앞서 지자체 의뢰체계와 다학제 팀 운영, 사례관리 중심 지불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2026년 6월 기준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참여 장애인은 1만531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 약 262만 명의 0.4%에 불과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은 장애인이 주치의를 선택하면 주치의가 장애 특성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만성질환과 장애 관련 건강문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지난 2018년 도입돼 △만성질환 및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관리하는 ‘일반건강관리’ △장애로 인한 건강문제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주장애관리’ △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관리’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장애관리 이용자는 604명, 통합관리 이용자는 493명에 그쳤다. 실제 서비스 이용이 일반건강관리에 집중되면서 장애 특성에 맞는 전문적·지속적 관리라는 당초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표1.jpg

     

    ◎ 등록해도 활동 않는 주치의…주장애관리 실제 활동 19명


    의료인 참여에서도 등록과 실제 활동 사이의 격차가 컸다. 2025년 기준 등록 의료기관은 588곳으로, 등록 주치의는 △일반건강관리 519명 △주장애관리 182명 △통합관리 108명이었다.


    반면 실제 활동 주치의는 △일반건강관리 190명 △주장애관리 19명 △통합관리 18명에 불과했다. 주장애관리의 경우 등록 주치의 10명 중 실제 활동하는 인원이 1명 수준에 그친 셈이다.


    그동안 낮은 수가가 참여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서 의원실은 수가만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4단계 시범사업 기준 중증장애인 방문진료료Ⅰ은 의원급 19만2090원으로 노인 대상 일차의료 방문진료료Ⅰ 12만8960원보다 높다. 최소 요건 충족 시 1인당 월 수가 합계도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28만2370원으로 노인 방문진료 26만8960원을 웃돈다.


    ◎ 8년 된 건강주치의 80곳 vs 4년 된 재택의료센터 전국 229곳


    두 사업의 지역 확산 속도는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22년 12월 시작된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올해 2월 기준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 422개소가 설치됐다. 반면 2018년 시작된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지난해 실제 청구가 발생한 지역이 80개 시·군·구에 그쳤다.


    차이는 운영구조에서 나타났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한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참여하는 팀 기반 운영을 전제로 지자체가 대상자 발굴과 의뢰에 참여하며, 사례회의와 관리료를 포함한 지불체계도 갖추고 있다.


    반면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장애인이 직접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등에서 주치의를 찾아 의료기관을 방문해 신청하는 구조다. 지역에 주치의가 없어도 이를 책임지고 연결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지자체·보건소·복지서비스·공공기관·의료기관을 잇는 의뢰·연계체계도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서비스 총량에서도 차이가 난다. 재택의료센터는 방문진료를 주 3회까지 산정할 수 있고 방문간호도 별도로 운영되지만, 장애인 건강주치의는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를 합산해 중증장애인 연 24회, 경증장애인 연 4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표2.jpg

     

    ◎ 급여비 92.8%가 방문진료·간호…‘건강관리’ 기능은 5.2%


    서비스 구성도 방문진료에 편중됐다. 올해 1∼4월 장애인 건강주치의 급여비 가운데 방문진료·방문간호가 92.8%를 차지한 반면, 포괄평가·중간점검·교육상담을 모두 합쳐도 5.2%에 그쳤다.


    대상 확대가 지속적인 건강관리 활성화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2024년 사업 대상이 경증장애인까지 확대되면서 등록장애인은 3556명에서 6753명으로 1.9배 증가했지만, 교육상담은 2023년 7115건에서 2024년 5789건으로 오히려 18.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본사업 전환에 앞서 단순한 수가 인상을 넘어 운영구조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시·군·구 단위 최소 주치의 배치 목표를 마련해 의료공백 지역을 지원하고, 의사 1인 중심에서 간호사·사회복지사·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보건소·복지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팀 기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표3.jpg

     

    행위별 수가 중심의 지불체계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포괄평가·교육상담·사례회의·지역사회 연계 등 건강주치의의 핵심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택의료센터처럼 월 단위 관리료 또는 정액 번들 방식의 사례관리 보상체계를 도입하고, 팀 사례회의와 지역사회 연계를 산정요건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장애관리와 통합관리 활성화가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장애 특성에 따른 관리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장애인 건강주치의가 사실상 일반 방문진료 사업과 차별화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주장애·통합관리 중심으로 서비스 모형을 재설계하는 한편, 전문성을 갖춘 주치의와 장애인 당사자를 연결하는 공공 의뢰체계 마련도 요구된다.


    서미화 의원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는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고, 제도 자체의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8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며 이용자가 전체 장애인의 0.4% 수준에 그친다면 이제는 낮은 수가 탓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왜 지역에서 작동하지 못했는지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의원은 “장애인 건강주치의의 핵심은 단순한 일반건강관리가 아니라 장애 특성에 맞는 주장애관리”라며 “본사업 전환을 앞두고 재택의료센터처럼 지자체 의뢰체계, 다학제 팀 기반 운영, 사례관리 보상체계, 공공기관과 복지서비스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까지 함께 설계해 장애인과 의료인 모두에게 매력적인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