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 한의대 수업거부 해결책 있는가

기사입력 2004.06.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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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대의 수업거부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원대는 어떤 대학인가? 지난 98년 이길여(길 재단 이사장)씨가 적자경영에 허덕이고 있는 경원대학을 인수, 스스로 총장자리에 오르면서 외형상 학내분규는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비쳐졌다.
    이 총장은 일반회사로 따지면 최대지분을 소유한 왕 회장인 셈이다. 그런 사람이 사립대학의 ‘짱(?)’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닌 듯 하다.
    교육법상(사립 학교법, 제23조 1항) 재단이사장은 총장자리를 겸직할 수 없으며, 그 이유는 지나친 학사개입을 통한 부당한 이익을 창출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법인 現 경원재단이사장은 정광모(前 소비자연맹회장)씨로 되어있기 때문에 위법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학생회 측은 “실질적인 권력행사는 이길여 총장에게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는 경원대학재단의 속사정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수익과 관련된 경영권은 학교를 인수한 이 총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경원대 학사시스템의 경직성과 불투명성을 내심 짐작케 한다.
    전형적인 ‘기업가형’인 이 총장의 학사정책은 ‘학교교육이 수익성의 실험대상이냐’는 식으로 한의대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대해 경원대학 측은 “수익성과 교육성은 절대로 양분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반문을 하고 있다.
    물론 학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두 요소가 서로 상충돼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것이 수평선상에 있지 않고 비교우위대상이라는 데 있다. 지난 2003년 경원대 교정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교당국의 ‘역사·철학부 폐과’는 학생들에게 ‘(왕)재단이 지나치게 수익성을 고려한다’는 의혹을 샀던 대표적 사례였다.
    당시 사건의 발달은 역사·철학부 학생들이 ‘교육의 효율성’차원서 학교 측에게 전공분리요구를 강력히 요구한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대학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미명아래 이를 불허했으며 신입생 모집중단 방식으로 일방적인 폐과를 통보했다.
    이처럼 지난 해 대학정원 역전현상으로 인해 불어 닥쳤던 ‘대학특성화’바람은 경쟁력을 상실한 학과를 구조 조정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그런데 경원한의대의 열악한 현실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경원대학교가 특성화 학문으로 발전시킬 목적으로 유치했던 한의대가 설립 후부터 지금까지 푸대접을 받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하위법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재력 있는 거대 ‘길 재단’ 이사장이 학교를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르게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컨대 길 재단이 한의학과를 특성화시킬 마음이 있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특성화학문으로 유치한 한의대를 이토록 푸대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후의 해결카드는 이 총장 본인에게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이 총장이 어떤 주사위를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경원한의대사태를 바라보는 한의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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