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가 최근 한의계의 정책적 위상 정립과 제도화를 위해 ‘국민건강증진 한의특별위원회(위원장 이재동·한의학회 수석부회장)’를 발족한 가운데 23일 대한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출범을 기념하는 ‘일차의료 정책 워크숍’을 개최, 일차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 확대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이재동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개최되는 워크숍은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한의계가 국민건강 증진과 일차의료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출발점”이라며 “한의약은 수천년간 축적된 진단·치료·예방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성질환 관리, 재택·방문진료, 비대면 건강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민과 가장 가까운 의료를 실현할 수 있으며, 특히 몸과 마음, 생활습관까지 아우르는 전인적 접근은 통합돌봄 시대에서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도영 회장은 격려사에서 “다양한 사회환경 변화 속에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일차의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한의계가 일차의료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문적 근거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과제”라며 “한의학회는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한의계의 학문적·정책적 역량을 결집하고, 정부와 의료계,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일차이료 제도화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민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한 정영훈 한의약정책관은 “한의약은 환자 접근성, 전인적 진단과 방문진료 등 일차의료 현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정부가 현재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면서 “국민건강증진 한의특별위원회 발족은 일차의료 분야에서 한의계의 정책적 역할을 정립하고 제도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정부 역시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공동목표 아래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오늘 워크숍에서 제시될 다양한 의견과 정책 제안이 한의약이 국민 건강·돌봄의 든든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질병이 악화되기 전 조기에 관리하고, 환자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지켜주는 일차의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정부 역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공약과 국정과제에도 한의 일차의료 강화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는 등 국가적으로도 한의의료가 국민건강 관리의 중요한 한 축임을 인정하는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오늘 워크숍은 한의 일차의료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 자리를 통해 도출되는 다양한 정책과 대안이 일차의료 영역에서 한의의료가 당당히 자리잡는 토대가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한의협에서도 최선을 다해 한의의료가 일차의료 영역에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화동 한의약진흥원 원장직무대행의 축사를 대독한 이은경 정책본부장은 “새 정부의 의료개혁과 내년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한의계의 정책적 위상을 정립하고 일차이료 제도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역할과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면서 “한의약진흥원 역시 국민의 의료 복지 향상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것은 물론 방문건강돌봄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개혁정책과의 연계, 한의계 공동 대응, 제도화 추진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이재동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통합돌봄의 시대, 한의 재택의료센터의 역할(방호열 한의재택의료연구회장) △일차의료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전략(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교수) △일차의료 통합돌봄 정부 정책 방향(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 △인공지능 활용 비대면 환자관리 의료서비스(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를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방호열 회장은 발표를 통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한데 이어 “재택의료센터는 일차의료가 가지고 있는 특징인 접근성, 포괄성, 조정성, 지속성, 지역사회, 공평성 등의 특징을 모두 아우르면서 일차의료 주치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퇴원환자 관리, 생애말기 돌봄, 호스피스, 재택임종, 비대면진료 등과 같은 추가적인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 회장은 이어 “향후 한의 재택의료센터의 활성화를 위해선 보건복지부, 한의사협회, 한의학회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내년 모든 지자체에서 통합돌봄이 실시될 예정인 만큼 시도지부 한의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과 더불어 집중적인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김동수 교수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의 현황을 보면 한의사의 참여도가 높은 가운데, 서울·경기에서의 빈도는 낮은 반면 타 지자체에서는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의료 취약지에서 한의사들이 통합돌봄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특히 돌봄에서는 보건의료서비스, 즉 일차의료서비스가 다직종 협력에 의해 제공되어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해 한의사를 비롯한 각 직종별 역할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통합돌봄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주치의로 방향을 설정한다면, 일차의료적 관점에서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거버넌스 구축 △한의 일차의료모형 개발 및 근거 마련 △한의 일차의료 제도 진입 △한의약 일차의료 활성화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 단기·중기·장기 전략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한의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10년을 준비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일치되고 지속성 있는 방향성 △전문성 있는 실무 조직 마련 △끊김없는 장기적인 투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은경 정책본부장은 국정과제에서 제시된 맞춤형 주치의제 활성화 및 방문·재택 진료 확대 등 보건의료 개혁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현재 한의약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의 일차의료 확대와 관련한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이 정책본부장은 한의 일차의료 확대와 관련 △의료체계 △의료인력 양성과 업무조정 △(일차의료에서의)한의사의 역할 △거버넌스 구축 및 법제화 등의 쟁점을 설명하며, 이같은 쟁점을 해소할 ‘(가칭)한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사업단’ 구성으로 △표준화를 통한 사업의 질 제고 △교육 및 네트워킹 활성화를 통한 사업 확대 △표준화된 데이터 구축을 통한 사업 질적 개선 및 환류 등을 진행해 일차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상훈 책임연구원은 진료, 건강관리 및 예방, 일상생활 돌봄 등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공할 수 있는 한의약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의약의 인공지능 활용을 위해 극복할 과제로는 △AI 개발에 친화적이지 않은 한의 의료데이터 특성 △세대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는 한의학 리터러시 및 공감대 △한의의료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 미비 △한의의료의 현장 적용을 위한 파트너 및 교육과정 부재 등을 들 수 있다”면서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정 마련을 통해 한의사는 물론 다학제 팀을 구성하는 타 직역에게까지 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이같은 문제가 해결된다면 데이터가 자연스레 구축될 수 있을 것이고,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질의 AI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제 발표 이후에는 이진윤 공직한의사협의회장, 유정규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정책이사가 참여해 종합토론을 진행해 한의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 강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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