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임상에서 초음파 활용, 환자들의 신뢰도 및 만족도 향상에 큰 도움
강동철 명예단장(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최근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제12회 국제 아비센나과학 컨퍼런스’가 개최된 가운데 전통의학 분야 마스터 클래스에서 ‘초음파 유도를 통한 도침과 약침의 통증 치료’ 강의가 진행됐다. 본란에서는 이번 강연을 진행한 강동철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명예단장으로부터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 및 강연 후 세계 전통의학 연구자들의 반응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국제 아비센나 과학 컨퍼런스’에 참여한 계기는?
“1991년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카자흐스탄에는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이주정책에 따라 가장 많은 한국 동포들이 정착한 곳이다. 이에 당시 한국 정부와 기업, NGO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이하 KOMSTA)에서도 자연스럽게 우즈벡 고려인문화협회와 1995년부터 관계를 맺은 바 있다.
더욱이 1997년에 한-우친선한방병원이 개원돼 KOMSTA에서 지속적인 의료봉사 및 한의학 교육이 진행됐던 곳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우리나라의 허준 선생과 같은 페르시아시대 때의 철학자이자 의학자였던 이븐시나(아비세나)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서 참석하게 됐다.”
Q. ‘초음파 유도를 통한 도침과 약침의 통증 치료’를 강의 주제로 선정했다.
“오랜 기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대한한의사협회의 지원으로 한국 한의학을 우즈벡 전통의학에 접목시켜 체계적인 한의학의 세계화 프로그램 마련을 진행하던 중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최근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은 물론 임상 현장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초음파를 활용한 치료를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
Q. 어떠한 내용을 주로 소개했는가?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자와 우즈벡 현지 의사 및 의과 대학생, 전통의학생 등을 대상으로 우즈벡 부하라 국립의과대학 내에서 한의학의 기본이론인 경혈학과 더불어 해부학을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다빈도 질환인 요통과 슬관절통, 목통증, 견비통에 대해 강의와 시연을 통하여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하기수 사장님이 포터블 초음파기기를 대여해 주고, 유니메드에서도 봉침을 후원해주는 등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양질의 강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수강자들의 반응은?
“KOMSTA의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한의치료에 있어 침·약침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던 만큼 이미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번 강연에서 초음파 가이드를 활용한 시연을 직접 본 수강자들은 좀 더 체계화 되고 과학화된 한의치료에 신기해 하는 반응들을 보였으며, 한의약적 치료와 현대 진단기기와 매칭해 치료하는 방법에 놀라워 했다. 심지어 초음파 자체를 처음 보는 전통의학자들도 있는 등 한국 한의약의 발전된 치료기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Q. 초음파 활용시 장점은?
“그동안 치료에 있어 한의학적인 진단과 경락의 허실, 경결점 등에 의해 치료하는 것도 우수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해 왔다. 이런 가운데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할 경우 환자에게 환부의 속을 직접 보여 주면서 치료과정을 설명하면서 시술할 수 있어, 한의학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는 물론 만족도까지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Q. 우즈벡에서 한의약에 대한 인식은?
“우즈벡과는 27년 전 고려인문화협회와의 협약으로 첫 인연을 맺은 이후 한국 한의학에 대한 우수성을 확인한 우즈벡 정부에서는 2년 후 한-우친선한방병원 개원으로 이어지게 됐다. 당시에도 한의학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 대해 우즈벡 국민들은 매우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기억된다. 지금은 그때보다 현지사정도 나아졌고,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더욱 공고해진 것 같다.
하지만 그곳에도 근접한 튀르키예 등지에서 중국 중의학이 세력을 확장하려고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국 한의학도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민·관이 협력해 우즈벡 현지에 한국 한의약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KOMSTA가 30주년을 맞았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처음 시작은 미미했지만, 오랜 교류로 인해 한국 한의학이 해외에서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이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확인돼 개인적으로 큰 보람이 됐고, 30주년을 맞을 수 있기까지 KOMSTA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줬던 모든 단원들과 후원자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Q. 한의약 세계화에 대한 견해는?
“한의약 세계화를 위해 내부적으로는 한의학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와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의계 회원 모두가 한 마음 한뜻으로 단합해야 할 것이며, 더불어 정부의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좀 더 많은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과학화된 현대 한의학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Q. 향후 계획은?
“여건이 허락하는한 국내에서 진행되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봉사와 해외의료봉사에도 참여해 나갈 계획이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국내에서 개원을 하거나 병원에 소속된 한의사 회원들이 현재 맡은 바 본업에 충실해야겠지만, 시야를 넓혀 좀 더 넓게 보고 외국에서의 개원이나 KOMSTA와 같은 NGO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