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연구·산업 분야 등 효율적인 미래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 제시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지난 16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미래 한의사의 인력 활용 방안 모색’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임상·연구·산업 분야에서 한의사의 인력 활용 방안을 제언하는 등 향후 한의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이해웅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한의사 인력이 앞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돼야 할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신영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수가 ‘2021년 보건의료실태조사-한의사인력을 중심으로’란 제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김경한 우석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1부 분야별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에서는 △임상 분야에서의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연구 분야에서의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이준혁 한국한의학연구원 센터장) △산업 분야에서의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김현호 ㈜7일 대표)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신영석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행정자료, 설문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보건의료인력 및 한의사 인력 현황 △한의사의 지역별 분포 현황 △임금 현황 △성별·나이 등에 따른 인력현황 등을 공유했다.
특히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분석결과 보건의료인력 3대 테마를 △고령화 △지역불균형 △임금격차로 제시한 신 교수는 한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평균연령은 지난 10년간 약 4세 증가했으며, 이러한 의료인력의 고령화는 인구고령화로 인한 보건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를 대비하기에 불리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신 교수는 보건의료인력의 다수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의 균형 잡힌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는 한편 임금문제에 있어서도 현재 요양기관에 근무하는 한의사는 의사에 비해 절반 수준의 임금으로 지난 10년간 격차가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이러한 임금 격차는 OECD 평균 임금 격차와 비교해도 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직종 간 발생하는 임금 격차의 원인을 찾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최혁용 변호사는 임상 분야의 한의사 인력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판례들을 소개하며, “지난해 12월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초음파 진단기기와 같은 첨단 진단기기를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 한의사들이 대법관들의 새로운 판단기준에 따라 의료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서면 다양한 첨단기기들을 활용해 면허 허용 기준의 범위를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준혁 센터장은 한의약 R&D투자 현황, 한의약 R&D 관련 기관 및 사업현황 등을 공유하면서 현재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시장 수요는 한정적이고, 한의약 연구개발 관련 정부기관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 곳만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며, 전체적인 연구개발 인력자원의 정체로 인해 전반적인 연구개발 가능 인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점들의 보완을 위해 “R&D투자 규모는 그 산업의 규모와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에 한의약산업 규모 및 관련 기업의 규모를 키워 국가·민간 R&D 투자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규모 확대 및 국공립 연구기관을 신설해 연구개발 기관 및 기업을 확대하고, 기획·경영·관리·사업화·규제 등과 같은 연구개발 파생 분야에 대한 진출 방안을 적극 고려해 연구개발 수요에 맞춘 인력 및 전공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현호 대표는 “2020년 한의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85%의 한의사가 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으며, 산업 분야를 순수 임상가, 순수 연구자를 제외한 포지션으로 제한하면 현재 산업 분야의 한의사 인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현재 한의사들의 산업 분야 진출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대학교육과 교육환경이 오직 임상의 육성에 집중돼 있다는 점 △산업 및 사업은 자신의 분야가 아닌 타인의 분야라는 인식 △산업 진출의 롤 모델(성공 및 케이스) 부재 등을 꼽았다.
김 대표는 “한의과대학에서도 의료 기업가정신 교육과 같은 전공선택 과목을 개설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는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한의사, 한의대생의 산업 진출을 위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조성해 한의사들의 산업 분야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유연제로 진행된 2부 세션에서는 박정수 세명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의약 연구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체계적 문헌고찰을 중심으로(장보형 경희대학교 교수) △온라인 정신 건강 프로그램의 임상적 효과(정혜인 경희대학교 박사과정) 등의 강연이 진행됐다.
장보형 교수는 발표를 통해 “챗GPT의 출현으로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힌 뒤 △AI란 무엇인가? △의료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활용 △한의학에서의 인공지능 △체계적 문헌고찰에서의 AI활용 등을 각종 논문 및 기사 자료들을 통해 알기 쉽게 소개했다.
특히 장 교수는 “현재 체계적 문헌고찰과 관련해서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한 반자동화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으나 문헌 선별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작업을 사람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어 “다만 챗GPT의 엄청난 발전 속도로 볼 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향후 체계적 문헌고찰에도 인공지능을 상용화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