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안녕을 찾게 하는 정신건강 한의학

기사입력 2023.02.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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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의 ‘남아선호 만델라 효과’ 극복
    정신건강 회복에 건강한 사회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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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범지구촌 거버넌스’도 ‘정신건강 회복과 사회적 안녕질서 유지’에서 일상을 되찾으려는 방향으로 전개돼 가고 있다.


    여기서 정신건강 한의학은 인간생명에 대해 수천 년 간 혼·신·의·백·지 오기능의 구조역학적 한방생리, 한방병리 연구체계에서 처방 및 이론을 제시, 이를 ‘몸과 마음’으로 임상에서 실증해왔던 만큼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생명현상의 기본은 운동 상태에 있으며 자발적 자기생리대사 과정에서 발생, 추진, 통합, 억제, 침정력으로 분화되는데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생명활동은 이러한 오기능의 상생조율관계를 통해 개체생명력을 회복한다는 학리가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천인상응으로 연결되는 구성원 개개인이 처한 위험성은 변이가 발생해도 생기활동의 조화와 균형이 유지되면 자기대사의 조절로 질병은 발생하지 않지만, 조화가 깨지면 질병은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동의생리학리이다.


    따라서 생명현상의 주체를 ‘형신일체(形神一體)‘의 일원적 전체성에 근거를 둔 정신건강 한의학은 개체생리와 개체병리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개별맞춤식 임상으로 인류정신건강 증진에 새로운 방향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정신건강 한의학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인간생명의 기층부에서 구조역학적 치료이론으로 혁신기술개발 사업을 특화해 나간다면 궁극적으로 질병을 예방, 치료하여 인류의 행복한 삶에 기여할 수 있다.


    임상사례 


    중3 큰딸이 창백한 얼굴의 엄마를 부축하며 어린 남동생과 함께 진료실로 들어왔다. “우리 엄마 좀 살려주세요. 밥도 전혀 못 드시는데, 집에서는 밤낮으로 큰소리만 지르고 우세요. 저러다가는 돌아가실 것 같아요”라고 울먹였다. 

    환자 또한 “수개월이나 입원치료하고 항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도 불면증, 두통, 가슴통증은 전혀 차도가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아요”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망문문절 진찰 후에 환자와 눈을 맞추며 안정시키고 나서

    한의사: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시작됐나요?

    환  자: 늦둥이 낳고나서부터 몸이 안 좋아지더니 작년부터 부쩍 심해졌어요. 요즘은 살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눈물이 맺힌다).

    한의사: (불안해하는 남매에게) 엄마 진찰 잘해드릴게, 밖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을래?

    큰딸: 우리엄마 꼭 잘 부탁드려요(눈물 글썽이며 남동생을 데리고 나간다).

    한의사: 막내 출산하고 나서면 벌써 5~6년이나 됐네요.

    환  자: 네. 아들 낳으려고, 둘째딸과도 터울이 꽤 돼요. 막내 낳고 힘들었는데 남편은 나 몰라라 맨날 늦게 들어오고, 일하는 건지 바람을 피우는 건지, 집에 와도 저는 본체만체, 아들만 예뻐하고...그냥 저는 애들 밥해주는 밥순이 신세에요. 모든 게 다 힘들고 죽고만 싶어요.

    한의사: 삼남매 키우고, 살림하느라 무척 힘드시죠?

    환  자: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이젠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중학생 딸들도 공부 뒷바라지 해줘야 하는데, 저 때문에 애들이 울고불고하니 미안할 뿐이죠. 유치원 다니는 막내아들도 맨날 우는 걸 보면 속상하고, 이젠 화가 치밀어요. 

    한의사: 남편 분은 바깥일로 많이 바쁘신가 봐요.

    환  자: 사업을 하니 출장에, 신경 쓸 일도 많은 것 같기는 한데... 요즘은 매일 늦게 들어오고 피곤한 지 들어와선 내리 잠만 자요. 

    한의사: 늦둥이도 있고, 남편은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네요.

    환  자: (화난 표정으로) 그래도 전엔 무척 다정하게 대화하고 그랬어요. 딸인 저에겐 유독 엄했던 친정아버지와는 달리 남편은 저를 너무 사랑해줘서, 그런 면이 좋아 결혼했다고요. 

    한의사: 남편에게 화가 많이 나셨군요.

    환  자: 애들 키우고 살림하느라 골병든 저한테 ‘고생 많고 고맙다’는 한 마디 말도 없어요. 퇴근 후 딸들은 안중에도 없고 막내아들하고만 웃으며 놀아주는 남편을 보면 분통이 터져요. 경상도 시골에서 남동생만 보면 늘 싱글벙글했던 친정아버지 모습이 오버랩돼 너무 속상해요.

    한의사: 어릴 적에 남동생에 대한 편애로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환  자: (잠시 생각을 하며) 심지어 ‘여자애가 칠칠치 못하게 큰소리로 웃는다’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에게 야단맞고 운적도 부지기수예요. 그럴 때 마다 엄마는 오히려 저한테 ‘예쁘고 생각이 깊어 뭐든지 다 잘 한다’고 칭찬하셨어요. 

    한의사: 엄마 사랑을 많이 받으셨군요. 

    환  자: 네. 대학도, 직장도 잘 돼서 엄마는 항상 저를 자랑하셨어요. 요즘엔 부모님 모두 외손주들 엄청 예뻐하시고, 애들 이것저것 해주신다고 난리세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 정말 대단하세요. 결혼하고 나서도 환자분은 삼남매 모두 사랑으로 공평하게 잘 키우는 유능한 엄마가 되고 싶었고, 남편은 늦둥이가 너무 어려서 잘 돌봐주려고 놀아준 것 같아요.

    환 자: (고개를 끄덕이며) 음...맞아요. 남편이 딸들한테도 엄청 자상한 아빠거든요. 선생님과 상담하니 맺혔던 마음이 풀리고 편안해지네요.

    ‘남편의 어린 늦둥이에 대한 돌봄이 어릴 적 친정아버지의 아들 편애와 같다’는 인지오류의 ‘유창성 착각’과 노산의 체력허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환자에게 자칫 간양상항으로 변증할 뻔했던 것을 간기울결, 울구화화, 기혈구허, 불면증, 화병으로 분석 진단하여 이를 안정시키는 EFT요법 및 침구시침과 가감소요산으로 방제해 치료할 수 있었다.

    복약 2달 후 내원한 환자는 남편과의 오해가 풀리자 “예전보다 금슬이 더 좋아져 대화도 늘어났다”면서 “요즘은 막내아들과 공원산책도 하고 잠도 푹 잔다”고 미소 지었다.



    김명희 원장님2.jpg

     

    혼·신·의·백·지-혁신기술개발 과학성 부여


    이처럼 혼·신·의·백·지 기능을 상대적으로 관찰하여 의·백 기능활동과 자존감의 강화로 진정시킨 결과 음양부조가 회복되었고 불행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환자는 우울감, 억울함, 분노, 번아웃으로부터 벗어나 치유될 수 있었다. 

    환자의 억눌렸던 ‘남아선호 만델라 효과’의 병리적 변이와 증후군을 분석하고 안정의 정서 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상생의 지언고론요법을 적용하여 자발적 자기생리대사의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는 한의계 최초로 설립된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정신건강학리를 통해 세계화 표준규범 구축, 개원 임상가에 효과적인 트라우마에 대한 개인맞춤식 EFT요법 등 신임상치료 기술들을 국가혁신기술개발사업들과 연계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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