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참사 막으려면 일부 중소병원 퇴출해야”

기사입력 2018.03.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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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병원 과잉으로 의료서비스 질 현저히 저하

    300병상 이하 의료기관, 합병 또는 퇴출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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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일부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상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의 공급 과잉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내에서 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의료기관 수가 급증하고 있어 이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밀양 세종병원 사태에서 드러난 중소병원의 민낯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 교수는 우선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중소병원의 구조적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OECD 국가의 급성기 병상수는 독일(6.18)과 일본(7.88)을 제외하면 대부분 인구 1000명 당 3개 병상 내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일본은 급성기 병상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한국만은 병상수(2010년 5.53->2014년 6.4)가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임 교수는 “공급 부족 상태였던 2000년대 이전까지는 400병상 내외의 종합병원이 병상 증가를 주도했다면 2000년대 이후부터는 100~130병상 내외의 중소형 병원이 병상 증가를 주도하게 됐다”면서 “병원의 중소형화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병원급 의료기관은 지난 2000년 681개소에서 2014년 2811개소로 무려 412.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급종합병원이 43개소로 동일한 것에 비해 현격한 증가다.

    문제는 이런 중소병원의 과잉은 의료의 질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환자안전 사고 발생률도 높아지고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적 지출을 불러온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중소병원 증가를 방치하게 되면 동네의원과 병원 간의 기능 정립은 어려울 수밖에 없는 데다 병원 간 서비스 생산 비용 차이가 매우 큰 상황에서 수가 책정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OECD 국가의 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 및 간호사 수를 보면 급성기 병상 수가 외국에 비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병상 당 활동 의사 수는 선진국 기준인 0.8~1.2명에 훨씬 못 미치는 0.3명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밀양 세종병원 화재도 95병상에 의사 5명, 간호사 6명으로 운영될 정도로 의료인력 부족은 물론 병원관리시스템도 엉망으로 흘러온 게 그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이를 위해 “현행 의료법에서 ‘권고’로 규정된 중앙정부의 병상수급계획 조정 권한을 ‘의무’로 변경해야 한다”면서 “공급 과잉 지역의 신규 병상 공급과 대형병원의 신증설도 중앙정부의 사전 승인을 획득하도록 규제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차 수준의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월등히 많은 상황인 만큼 300병상 이하의 의료기관은 300병상 이상으로 확충하거나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병원급 의료기관 중 일부는 전문병원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를 퇴출시키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들, 구조조정 공감…복지부 “병상 조정 논의하겠다”

    이어 열린 지정토론에서는 토론자들도 임 교수의 문제 인식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중소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병상공급 확대가 용이한 점과 의료서비스 질 관리 체계 미흡 등으로 대표되는 관리 기전의 부재가 밀양 세종병원 사태를 일으켰다고 판단된다”며 “중소병원의 세밀한 모니터링은 물론 의료 인력 공급 확대 기전 마련을 통한 엄격한 서비스 질 관리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덕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연구실장은 “중소병원의 낮은 의료서비스 질 문제가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돼 있다는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면서 “낮은 의료서비스 질 문제를 야기하는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사무장병원 전담 조직을 정식 직제로 편제해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중소병원들의 통폐합, 전문병원으로의 기능 변화는 민간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수익창출을 위한 또 다른 활로로 악용될 여지도 있다”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환자가 많다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의료시설을 탈피하는 탈원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caption id="attachment_392458" align="alignleft" width="300"]IMG_2816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caption]

    이에 대해 복지부도 병상수 조정이나 중소병원 간 구조조정에 대해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기본적으로 병원급 의료기관 설립은 시도지사 허가를 받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병상 조정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자체와 협의를 해 나갈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60병상 미만 의료기관의 수익률을 보니까 수익 대비 원가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면서 “각 의료기관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중소병원의 퇴출이나 합병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도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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