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의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①

기사입력 2021.10.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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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이 온라인에서 한의약을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자
    ‘위드코로나’ 시대의 의료관광 키워드는 ‘비대면’
    “中은 원격의료 제공 병원만 2만4천여 곳…한의약도 과감히 뛰어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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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종

    ㈜메디라운드 대표이사


    3%. 우리나라 의료관광시장에서 한의약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우리나라에 와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은 한해 약 40~50만 명이다. 2019년에 한방병원은 6419명(1.3%), 한의원은 8693명(1.7%)의 외국인을 진료했다. 한방병원은 2018년(6556명, 1.7%) 대비 오히려 줄었다. 한의약의 우수한 진료 인프라를 고려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2). 

    의료관광은 해외의 외국인을 국내로 유치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웰니스 관광과도 융합되고 있어서 국내 한방의료기관의 성장과 시장 확대에 활용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한국의료서비스 이용을 위해 198개국에서 입국한다.

    한의약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한의약의 인지도 향상, 외국인 대상 한의약 특화 진료서비스 개발, 통역을 비롯한 컨시어지 인프라 확충, 그리고 중국 중의약과의 차별성 확보 등 해야 할 것이 많다. 이러한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으니, 장기적 안목으로 지속적 투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의료관광객을 포함한 전 세계 해외관광객은 2019년 동기대비 8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19년 같은 기간 국제선 입국자가 95% 감소했고, 다음은 유럽(-85%), 중동(-83%), 아프리카(-81%), 미주(-72%) 순이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은 한국 의료관광의 주요 대상국이어서, 2020년과 2021년 한국의 의료관광 시장도 크게 위축되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여행제한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고, 방역이 우수한 국가끼리는 ‘트래블버블’로 제한적 관광을 허용하기도 한다. 물론 백신접종증명서(백신여권)와 PCR검사 증명서 등을 소지해야 하고, 현지에 도착해서도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등의 불편은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관광 수요는 이러한 불편을 뛰어넘는다. UNWTO 역시 해외여행객 감소가 저점을 찍고 회복하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의 의료관광은 과거 의료관광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코로나19는 의료관광을 포함한 관광업에 엄청난 위기를 가져다주었지만, 커다란 변화도 만들어냈다. 그 변화는 한 마디로 ‘비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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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시장 46.7%↑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미국 내 전체 환자 기준 11% 정도에 머물렀던 원격의료서비스 활용률이 코로나19 이후 46%로 증가했으며, 의사 및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이용 또한 50~175배 증가했다. 중국은 비슷한 시기 원격의료서비스시장이 46.7% 성장했다3). 

     

    ‘비대면 의료’는 전화, 이메일, 화상전화, 채팅 등을 통해 의사가 환자에게 비대면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비대면 의료 세부 범위 안에는 비대면 진료가 포함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 특히 원격진료는 이야기를 꺼내기 조심스럽다. 하지만 의료관광의 고객인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원격진료를 포함한 원격의료는 더 이상 낯선 서비스가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의 최대 대상국인 중국을 예로 들면, 의료기관 사이의 원격진료는 이미 보편화되었고, 간단한 질환은 굳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인터넷병원을 통해 진료 받을 수 있다. 중국 보건위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미 2만4000여 곳의 의료기관과 900여 개의 인터넷병원이 있다 4). 중서의결합 형태로 육성되면서 온라인 의료서비스 범위에 굳이 중의학을 배제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핑안굿닥터나 춘위이성과 같은 중국 민영 온라인 건강상담서비스들은 이미 해외의료기관과 연계하여 글로벌의료관광 플랫폼의 역할도 한다. 중국인들은 이들 서비스를 통해 미국의 항암치료, 일본의 건강검진, 인도의 간염치료, 러시아의 인공수정 서비스를 바로 상담하고 예약할 수 있다.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의약이 굳이 외국인을 진료하는 의료관광을 추진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한방의료를 이용한 적이 있는 국민은 69.0%로 2017년(73.8%) 대비 4.8%p 감소하였다. 만 19세 미만 자녀의 한의의료 이용 경험률은 16.9%로 2017년 22.3%에 비해 5.4%p 감소했다5). 국내 인구감소와 비의료 웰니스 분야의 성장 등은 분명 한의약의 지속적 성장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다. 


    원격의료서비스는 새로운 기회의 장  

     

    반면 외국인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관광은 한의약의 세계화는 물론, 의원급 중심의 한의의료시장 성장에 중요한 촉매제가 된다. 

    올해 9월 초, 서울특별시한의사회와 메디라운드가 공동운영하는 한의약외국인환자유치지원센터에서 한국 의료관광을 원하는 중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의약 의료관광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높은 진료효과와 진료환경 인프라를 한의의료서비스 이용 이유로 꼽았고, 자연친화적 치료법을 한의약이 가진 장점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긴 치료기간과 언어소통은 한의약 이용의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원격의료는 외국인의 한의약 이용 접점을 확대하고, 긴 치료기관과 언어소통과 같은 이용제약 요소를 해결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한의약은 양방에 비해 검사장비 의존도가 낮고, ‘문진(問診)’과 ‘시진(視診)’만으로도 환자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환자와 교류하고, 상태변화를 확인하면 상대적으로 긴 치료기간으로 인한 제약요소도 해결할 수 있다. 통역 역시 온라인으로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진료정보, 서비스 이용행태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한의약 분야의 빅데이터와 표준화에도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필자 회사의 경우, 올해 9월 한국에서는 최초로 외국인 대상 한의의료기관 예약 및 전문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한의원 예약에 사용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한의의료기관 정보 파악, 언어소통의 어려움만이라도 온라인으로 해결해도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의료관광은 글로벌 비즈니스다.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아직은 개발도상국인 나라들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려고 각축을 벌인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이제 온라인 의료서비스가 점차 일상이 되고 있다. 미래 한의약의 잠재고객인 MZ세대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소비를 시작했다. 

    한의약이 오프라인에만 머물러 있다면 외국인환자는 물론 미래의 고객들은 한의약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접점이 없을 것이다. 이제 한의약도 전 세계인이 온라인에서 한의약을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참고문헌

    1) UNWTO. World Tourism Barometer Volume19, Issue4. 2021년 7월

    2)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9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 2021.04.07. (https://www.khidi.or.kr/board/view?linkId=48855161&menuId=MENU02186)

    3) https://www.medric.or.kr/Uploads/BLibrary/2020-10%20KISTEP%20ISSUE%20PAPER(vol%20288).pdf

    4) https://baijiahao.baidu.com/s?id=1681796823574076709&wfr=spider&for=pc

    5)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45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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