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경험 많을수록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긍정적 평가
낮은 수가 및 행정업무 증가, 원산지·약재비 공개 등으로 참여 꺼려
초기에 나타난 문제점의 시급한 개선 통해 시범사업 참여 확대해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이하 한의협)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과 관련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지난 28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20년 12월1일 기준으로 한의협 회원 명단에 포함된 한의사를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전체 회원 2만5518명 가운데 2979명이 응답(응답률 11.7%)한 가운데 전체 응답자 중 시범기관 소속이 2128명(71.4%), 한의원 비시범기관 소속이 556명(18.7%), 한의원 외 소속 응답자가 295명(9.9%)이었다.
비시범기관 포함 전체 응답자의 74.0%가 처방경험이 없어
응답자 중 시범사업 처방경험이 없는 응답자는 한의원 외 소속, 한의원 비시범기관 소속 및 아직 처방건수가 없는 시범기관 소속 응답자를 합해 2205명으로 74.0%였으며, 시범기관 소속 응답자 2128명 중 1건 이상 시범사업 처방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774명(36.4%)이었고, 1354명(63.6%)이 아직 처방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경험자를 세분하면 △1∼5건 636명(29.9%) △6∼10건 91명(4.3%) △11건 이상 47명(2.2%)이었다.
또 한의원 소속 응답자 중 시범사업에 사용 또는 사용할 조제탕전 유형 조사에서 46.9%(1258명)가 자체탕전만 활용한다고 응답했고, 21.5%(578명)가 공동이용탕전만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두 가지 탕전 유형을 병행한다는 비율은 24.7%(662명), 한약국탕전을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하겠다는 응답자는 6.9%(186명)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에 한약국탕전만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시범사업 처방 건수는 모두 0건이었다.
또한 시범사업 수가에 대한 평가에서는 응답자의 75명(2.5%)만이 ‘매년 상승하는 급여수가로서 이 정도면 적절하다’는 대답을 선택했고, 399명(13.4%)이 ‘관행수가 대비 낮지만 실손 적용, 대상질환 환자 수요 확대로 괜찮다’라는 대답을 선택한 반면 응답자의 84.1%인 2505명은 ‘관행수가 대비 너무 낮아서 공급자 수용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계속처방시 100/100 급여 적용에 대한 평가에서는 1197명(40.2%)이 ‘연중 제한 없이 실손보험 적용되므로 환자 접근성이 증가돼 환영한다’로 답했으며, 1782명(59.8%)가 ‘재처방시 진료비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비급여로 두는 것이 더 낫다’고 답했다. 그러나 처방경험이 있는 그룹에서는 응답 비율에 역전이 나타났는데, 0건 응답자의 불과 32.3%만이 ‘환영한다’고 답한 반면 1∼5건 응답자는 54.2%, 6∼10건 응답자는 73.6%, 11건 이상 응답자는 87.2%가 ‘환영한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약재 구입 및 청구프로그램 입력절차에 어려움 느껴
또 시범기관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약재 구입 입력절차에 대한 평가에서는 1019명(47.9%)이 ‘이 절차 때문에 시범사업을 포기함’을 선택, 많은 회원들이 약재 입력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시범기관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구프로그램 처방 입력절차에 대한 평가에서도 1242명(58.4%)이 ‘어렵고 복잡해 처방을 포기함’을 선택하여 많은 회원들이 처방 입력에 대한 업무 부담을 크게 느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123명(5.8%)만이 ‘숙달돼 괜찮음’을, 763명(35.9%)은 ‘어렵고 복잡해 곤란하지만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함’을 선택했다.
하지만 처방경험이 많을수록 긍정 응답 비율이 높아져, 처방경험이 없는 응답자의 22.7%만이 ‘숙달돼 괜찮음’ 또는 ‘어렵고 복잡해 곤란하지만 적응하면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함’을 선택한 반면 1∼5건 경험자는 72.1%, 6∼10건 경험자는 86.8%, 11건 이상 경험자는 87.2%가 같은 응답을 선택했다.
원산지·약재비 공개 부담으로 시범사업 처방 꺼려
시범기관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원산지 공개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는 ‘원산지 공개가 매우 꺼려져서 처방이 곤란하다’는 대답을 선택한 응답자가 1512명(71.1%)이었고, 이 역시 처방경험이 많을수록 그 비율이 감소해 처방경험이 없는 응답자의 80.0%가 ‘원산지 공개가 매우 꺼려져서 처방이 곤란하다’고 대답한 반면 1∼5건 경험자는 59.0%, 6∼10건 경험자는 44.0%, 11건 이상 경험자는 29.8%가 이같이 응답했다.
처방조제내역 안내 중 조제탕전료와 약재비 비용 기재와 관련해서는 ‘비용 기재 부분은 삭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1289명(60.6%), ‘약재비 공개가 우려되므로 전체 첩약 진료비 총금액을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이 646명(30.4%)으로 나타나, 무려 91.0%의 응답자가 시범사업에서 약재비 관련 비용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 수행 만족도, 공동이용탕전보다는 자체탕전 활용시 높아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시범사업 수행 만족도를 △1점(매우 불만족) △2점(다소 불만족) △3점(보통이다) △4점(대체로 만족) △5점(매우 만족)으로 구분한 점수 척도 평가에서는 시범사업 참여자들은 평균 1.45점의 결과를 보였다. 처방 경험에 따른 평균 점수는 △0건 1.21점 △1∼5건 1.77점 △6∼10건 2.11점 △11건 이상 2.89점으로 처방경험이 많을수록 증가했으며, 조제탕전 유형별로 비교하면 자체탕전만 활용하는 경우 1.64점, 공동이용탕전만 활용하는 경우 1.35점, 한약국탕전만 활용하는 경우 1.07점이었다.
자체탕전만 활용하는 응답자의 처방경험별 만족도 점수를 보면, 0건 응답자가 1.32점, 1∼5건 응답자가 1.87점, 6∼10건 응답자가 2.21점, 11건 이상 응답자가 3.00점으로 처방경험이 많을수록 만족도가 높아졌다.
응답자 58.7%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시범사업 중단되어야
또 현재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에서 설문 응답자 전체의 58.7%가 ‘향후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를 선택, 이는 지난 6월 회원투표에서 63.3%가 첩약 시범사업을 찬성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 중단’을 선택한 응답자의 85.0%가 시범사업 처방경험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시범기관 중 처방경험이 0건인 응답자(1354명)의 30.1%만 ‘현재 그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는 ‘일부 수정 보완되면 좋은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를 선택했지만, 1건 이상 처방경험이 있는 응답자(774명) 중 66.0%가 ‘현재 그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는 ‘일부 수정보완되면 좋은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를 선택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5건 61.5% △6∼10건 85.7% △11건 이상 89.4%로 나타나, 처방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은 처방경험이 많을 수록 긍정적 평가 및 일부 수정보완 응답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20대 및 50대 이상, 임상경력 25년 초과에서 시범사업 긍정 의견 많아
이밖에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해본 결과 20대와 50대 이상에서는 현재 그대로 긍정 평가 또는 수정보완 응답이 많은 반면(20대 66.7%·50대 52.7%·60대 이상 67.9%), 30∼40대 응답자들은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응답비율이 67.0%로 더 높았다.
또 임상경력별로는 임상경력 25년 이하에서는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응답이 많았으나 임상경력 25년을 초과하는 응답자 중에는 사업 중단보다는 긍정 평가 또는 수정 보완 응답이 더 많았다.
또한 한의원 시범기관 추가 공모시 신청의사는 현재 한의원 비시범기관 개설자 응답자 499명 중 67명(13.4%)이 신청할 예정으로 답했고, 150명(30.1%)이 ‘향후 시범사업 개선 여부에 따라 신청을 고려하겠다’고 답했으며, ‘신청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282명(56.5%)으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재 시범기관 개설자 응답자 1950명 중 철회의사를 가진 응답자 1101명을 처방 경험별로 나눠 보면 △0건 응답자 70.9% △1∼5건 응답자 35.0% △6∼10건 응답자의 15.3% △11건 이상 응답자의 8.9%가 철회의사를 밝혔다.
초기 문제 개선 위해 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
한편 박종훈 한의협 부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첩약 시범사업이 시행된지 1개월 경과된 시점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체 회원의 2979명(11.7%)만이 응답하는데 그쳤다”며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응답자의 74.0%가 비시범기관 소속이거나 처방경험이 없는 시범기관 소속 응답자였기 때문에 조사 결과 해석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회장은 “현재 참여하는 한의원이 많지 않은 것은 관행수가 대비 낮은 수가와 증가된 행정 업무가 주된 이유로 보이며, 또한 원산지와 약재비 공개 등의 조건도 공급자의 참여를 꺼리게 한다는 사실을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무리 국민들에게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공급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좋은 제도로 안착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초기 문제점들이 하루 빨리 개선돼 보다 많은 회원들이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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