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회원, 한의사 최초로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 취득

기사입력 2020.09.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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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상 철 

    대한배구협회 의무분과위원장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명예회장)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스포츠와 관련된 분야의 지식과 실제 기술을 향상시키려고 여러 분야의 program-graduated program을 운용하고 있다.(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 IOC diploma in sports nutrition, IOC diploma in sports physical therapies, IOC certificate in drugs in sport, IOC programs in mental health in elite sport 등) 이 글은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에 도전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소속 한의사들(하상철, 박지훈, 사정윤, 이현준)의 도전기이다.

    2018년도 2월. 혹한의 평창, 돌풍의 강릉 선수촌에서 올림픽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치료하고 있었던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멤버들은 IOC committee member가 아니면서 매일 선수촌 polyclinic 안을 돌아다니는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평창올림픽 자원봉사단의 옷을 입고 여러 진료 과를 돌아다니며 관찰을 하고 있었다. 

    그들과 식사를 하면서 “왜 너희들은 자원봉사 옷을 입고 여러 진료 과를 관찰하고 있냐?” 는 질문에 그들은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 course에 참여 중인 의사들인데 마지막 과제물로 평창올림픽의 polyclinic을 observation한 후 report를 작성하는 것이다” 는 대답을 들었다. 전세계의 의사들 중에 스포츠 의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의료인들이 수료하는 이 과정에 학회의 몇몇 임원들이 도전을 하기로 했다.


    사전 자격요건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 과정은 첫번째 서류전형, 둘째 본 과목 과정이 있다. 우선적으로 첫번째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재학시절 성적증명서(예과부터 본과 졸업때, 대학원을 다녔으면 대학원까지), 졸업증명서, 3인의 추천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은 일정 점수 이상의 공인영어 점수관련 증명서, 한의사면허증, 자기소개서 등이 필요하다. 당연히 영문으로 된 서류를 제출해서 사전 심사를 받는다(접수는 매년 8월 31일 마감, 강의 시작은 매년 10월 1일).


    IOC diploma in sports medicine

     사전 서류가 통과가 되면 이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본부에서 프로그램의 전체 개요와 커리큘럼 그리고 등록금에 관한 이메일이 온다. 커리큘럼은 매년 10월부터 3월까지 6개월간 on-line으로 강의가 시작되고, 매월 1일에 그달에 공부해야 할 동영상이 소개된다.

    1년차 교육내용으로는 △1장 The practice of sports medicine △ 2장 Medical care of athletes and sports teams 1 △3장 Medical care of athletes and sports teams 2 △4장 Sports injuries in general △5장 Medical emergencies in sport △6장 Drugs and doping in sport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chapter에 평균적으로 8개의 동영상이 소개 된다.  

    프로그램 2년차에는 △1장 General principle △2장 Upper and lower limb injuries △ 3장 Head, neck, back/hip/groin injuries △ 4장 Different populations: women, children, older, and Paralympic athletes △5장 Sport-specific injuries △ 6장 Sport, exercise and health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sports medicine에 관한 전반적 내용과 더불어 정형외과적, 재활의학과적 질환과 처치,  반도핑 문제 등 스포츠와 연관된 주제들을 여러 나라 전문의사들의 주제 강의를 통해 배우게 된다. 

    교과 영상의 시간은 1tile당  평균 60분 전후의 분량으로  짧게는 45분, 길게는 90분의 동영상이 매월 1일 그 달에 공부 해야 할 것들이 소개된다. 많으면 11개의 동영상의 한달 진도를 쫓아 가는 일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이렇게 소개된 내용들에 관한 Test가 5월에 실시됐다. 

    Test와 상관없이 이 과정 중에 2개의 report를 제출해야한다. 과제물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나온 article을 보고 분석, 비판하되 evidence-based 된 논문을 많이 읽고 비판을 해야한다. 물론 Google을 통해서 연관된 내용을 읽고 작업을 해도 되지만 말도 안되는 이론을 만들어내는 허언으로 과제를 수행하지 않도록 강조를 하고 있는데, 특히  4개 이상의 단어가 인용하는 곳과 겹치게 되면 인용 문헌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는 경고의 문고도 받게 된다(이 과정을 이수하는 세계의 의사들이 제출하는 과제물이 기존의 논문을 단순 복사한 것인지를 걸러내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수강생들의 과제물이 적정한지 단지 복사만 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듯한 인상을 받았음). 

    우리나라 교육의 대부분이 창의적인 사고나 비판보다 수용하고 외우는 주입식 교육이어서, 시험을 치르는 일 보다 비판을 하는 과제물을 제출하는 과정이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 과제물을 제출 하면 약 한달 후 제출된 과제물의 심사내용을 받아 볼 수 있는데 얼마나 꼼꼼하게 지도를 하는지 맞춤법에서 쉼표와 마침표 하나라도 틀리면 어김없이 감점의 대상이 된다.  

    채점표와 과제물 전체의 맥락에서 인용이 잘못 되거나 순서가 바뀌었으면 좋을 듯한 문구 등을 아주 세밀하게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감점요인이 발생한 이유 등을 자세히 설명한 feedback이 이메일을 통해서 온다. 그리고 전세계 18학번 수강생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에 대한 코멘트도 부수적으로 언급을 해 줌으로써 article의 작성에 과오를 범하지 말고 추후에라도 다른 과제물을 작성할 때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세심히 지적해 주는 교육을 받았다. 

    1년차, 2년차 모두 2번의 리포트와 Test 점수가 합산되어 기준점을 통과해야 다음 연차 혹은 졸업을 할 수 있다. 점수에 미달이 되는 경우 새로운 과제물이 부여가 되는데 즉 재시(再試)의 기회가 한번 주어지는데, 또 하나의 report를 작성해서 제출을 해야한다.  재시는 한 달간의 기간 동안 문헌조사를 통해 이론의 타당성을 논문들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 report다. 

    예를 들면 ‘Cryotherapy(냉각요법)가  급성기 스포츠 질환에 유효한 이유를 분석해서 냉각요법이 유효하다면 어느 정도 온도에, 얼마의 시간 동안, 냉각시키는 부위는 어느 만큼, 등으로 제시된 주제로 정리해서 제출을 해야한다. 혹은 Hyponatraemia (저나트륨혈증)가 스포츠 지구력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가, 사소한 것인가, 유병률의 근거, 병인학, 예방조치에 관해 요약하라 등의 운동 손상이나 운동 질환이 스포츠 경기력과 서로 연관된 주제들이 새롭게 제시됐다. 


    Conference

    2019년 9월 3일부터 3일간. 영국, 뉴캐슬에서 열리는 Conference에 참석하기.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이번 과정을 총지휘하고 강의한 몇몇 의사들과 수강생들이 모여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향후 이 과정의 발전에 어떤 내용이 필요한 가를 의견개진하며, 스포츠의학과 연관된 여러 분야의 제품들의 전시도 볼 수 있는 자리다. 이 Conference에는 박지훈, 사정윤 원장이 참석했다.


    코로나19의 충격

    2019년 10월 1일 2년차 과정이 시작됐다. 2018년도 1년차와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진행이 되는데 1년차와 다른 일정이라면 3월부터 5월에 걸쳐 세계 5개도시(남아프리카 Pretoria,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노르웨이의 오슬로, 캐나다의 캘거리, 한국의 서울)에서 Workshop이 계획되었다 (수강생들이 각 자의 스케줄에 맞춰서 도시를 선택하고, 본부로부터 확정을 받게 되는데 이런 구성을 하는 것은 세계 각 지에서 흩어져 있는 수강생들의 스케줄을 다 맞출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동선이 짧은 지역에서 Workshop을 진행, 수강생들이 편리하도록 해주는 배려가 스며 들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Workshop의 목적은 ⒜1,2년차에 배운 지식과 기술을 완성시키고, ⒝임상 기술에 관한 시범에 참가하고, ⒞프로그램 참여 수강생들과의 만남, ⒟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 등을 목적을 두고 서울에서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시내 호텔에서 진행하려는 계획이었다(3월말 Pretioria를 시작으로 같은 내용으로 서울에서 끝나는 계획). 하지만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자(이 당시 Euro-zone에서는 확진자가 거의 없었던 상황) 본부 게시판에는 서울 Workshop에 참가하려고 했던 의사들이 감염 우려가 된다는 이야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Euro Zone에서도 감염 환자들이 아주 서서히 증가하자 총 본부는 3월 6일자로 모든 Workshop 일정을 취소(수험생들의 비행기 환불, 숙소 환불 등의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였음)하고, 3월 18일자로 Workshop을 대신해서 5월 1일 Test를 실시한다고 고지했다. 

    우리들은 2박 3일간의 서울 Workshop에 참석하는 수강 의사들과의 교류와 실습을 통해 기술 연마를 할 수 있었던 기대감, 그리고 민간 외교관의 역할(저녁에 서울 소개 튜어 프로그램을 준비함)을 하려 했으나 이 모든 계획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잡아 먹었다.


    마지막 시험

    On-line으로 치뤄지는 1년차 시험은 주관식과 객관식이 혼합된 문제로 24시간동안 자료조사와 더불어 답을 정리하고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서 약간의 여유가 있었으나, 2020년 5월 1일에 시행된 2년차 on-line 시험은 2시간 안에 많은 객관식과 단답형 문제들로 제출하기까지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 2시간이 거의 다 되서야 제출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라진 졸업식

    2020년 8월 20일.  모든 과정을 통과한 수강생이 스위스의 로잔에 위치한 IOC 본부 건물에서 성대한(?) 졸업식을 갖기로 돼 있었다(수강생들이 각자 스케줄에 맞춰 올 수 있도록 이 모든 스케줄은 1년전에 공고가 됨-비행기 예약, 호텔 예약 등 사전 예약으로 비용을 절감시켜 주려는 본부의 배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이 전세계에 확산 일로로 퍼져 나가서 결국 졸업식은 내년 수료자들과 함께 내년에 할 것이며, 졸업장(diploma)만 이메일을 통해 수여하겠다는 4월 8일자 통보를 받았다. 

    감염 우려와 각국에서 해외 유입자들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으로 졸업식이 쉽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본부측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그래도 함께 공부한 세계 의료인들과의 만남이 무산된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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