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화 등 한의학 화두, 의학 본질의 문제”

기사입력 2019.12.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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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석 연세대 의대 교수, 한의병리학회 학술대회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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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학문의 검증 가능성 등 한의학의 객관화·과학화 논쟁이 한의학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의학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토즈모임센터 수서점에서 열린 한의병리학회 학술대회에서 여인석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 같이 밝히고 반증 가능성, 합의로서의 과학, 공약불가능성 등 과학성 판별의 기준을 들어 한의학과 의학을 포함한 의학의 본질을 설명했다.

     

    여 교수는 철학자 칼 포퍼의 '반증가능성' 개념을 언급하면서 "실험에 따라 반증가능한 이론이 과학이라는 포퍼의 말에 따르면, 하늘이 두쪽 나도 참된 이론은 종교적 신념이 될 수는 있어도 과학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동의보감이나 황제내경 등 기존의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한의학은 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또 미국 철학자 토마스 쿤의 '합의로서의 과학'을 들어 "이론적으로 합의가 존재하지 않고, 철학 학파처럼 합의하기 어려운 다수의 입장이 병립하고 있다면 이는 과학이 아니다"며 "내가 알기로 한의학 내부에는 많은 학파들이 존재한다. 학파란 기본적으로 입장을 달리하는 학적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마지막으로 합의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공약 불가능성' 개념을 통해 한의학과 양의학이 정말 공약불가능한 관계인지 재고할 것을 주문했다. 한의학과 의학 모두 근대서양의학이 발달시켜온 제도의 발현인데, 이 제도를 수용하면서 양의학과 한의학의 공약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의견은 설득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동양의 도덕, 지배질서 등을 유치한 채 서양의 발달한 기술을 받아들이는 의미의 '동도서기(東道西器論)' 개념이 있지만, 이때의 '서기(西器)'는 '동도(東道)'의 구체적 표현일 뿐"이라며 "서기의 수용은 곧 서도의 수용이므로, 서기를 받아들이면서 서도를 배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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