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처방에 조경종옥탕·배란착상방多…서울보단 경기가 더 표준화
“지자체 난임 사업 통해 의미 있는 처방은 공론화·표준화해야”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전국 지자체에서 한의약 난임치료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한약의 생식안전성과 관련한 세미나가 열렸다.
지난 21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회관 4층 약침학회 대강당에서 열린 ‘한약의 안전성 ; 한약의 생식안전성 객관화 연구’ 세미나는 본초, 처방의 생식 독성 등과 관련, 한의사 회원들이 임상에서 참고할 만한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미덕 한의협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임상 현장에서 한약의 유효성이 증명되고 있으며 한약의 안전성 또한 임상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료의 영역”이라며 “실제로 약물의 안전성은 임상에서도 간독성, 신독성 수준에서 많이 알려져 있고 한의사 회원들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혈액 검사로 예후를 관찰하며 진료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송 부회장은 “오늘 세미나는 협회가 난임 치료와 관련된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예측 가능한 각종 효과에 대해 알리고 소통하기 위한 자리”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의약 난임사업이 학술적으로 명백히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공격을 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오늘 생식 안전성에 관해 국내 최고의 연구자들과 한방부인과학회에서 강연을 진행하는 것은 한의계에 크나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약의 생식 안전성 객관화를 위한 제언: 한의 난임 치료 사업 적용 처방 분석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동일 대한한방부인과학회장은 “경기도에서 진행한 난임 사업을 총괄했는데, 직역갈등도 첨예하지만 한약의 약물 표준화와 제약화 등은 여전한 과제”라며 “지자체 난임 사업의 개선을 위해 광역화와 표준 사업 모델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학회장은 ‘난임 치료 사업 처방 사례 분석’을 통해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된 여성 환자에게 투여된 처방 성분 중 ‘조경종옥탕’이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적산, 귀비탕, 육린주, 창부도담탕, 십전대보탕, 혈부축어탕 순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고본건양단, 육미지황탕, 음양쌍보탕이 같은 비율로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배란착상방’이 총 처방의 29.22%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고 그 다음으로 조경종옥탕, 육린주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서울의 경우 처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기타의 비율이 38.9%인데 반해 경기도는 11.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학회장은 “서울보다 경기가 더 처방에 있어서 표준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난임 연구 사업 처방 중 ‘배란착상방’의 구성은 1첩당 토사자 8g, 산약 16g, 복분자 10g, 인삼 4g, 구기자 4g, 당귀 2g, 소엽 4g, 사인 4g, 애엽 4g, 생강 3g, 대조 2g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의 기저 질병과 용량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임신 중 환자에게 처방을 자제할 약물로는 마황, 부자, 목단피, 삼릉, 봉출, 감초, 당귀, 반하 등을 제시했다.
이어 김 학회장은 단기 개선 과제로 △생식안전성 관련 교육 강화 △난임 진료 사례 공유(의미 있는 처방의 공론화) △사업 중심에서 난임 부부 중심 사고 전환 △난임 사업 집행부 인식 변화 등을 제안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이외에도 김종춘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가 ‘생식 발생 유전독성 평가’에 대해, 석지현 식약처 독성연구과 연구관이 ‘생약의 독성 연구 및 연구사업 결과’, 곽승준 창원대 생명보건학부 교수가 ‘독성 연구 의의 및 활용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종춘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20세기 말 환경 호르몬의 대표 물질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생식 독성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국내 생식·발생 독성 시험기준, 배·태자 발생 독성의 주요 용어, 생식 발생 독성시험 고려사항, 복귀 돌연변이 시험, 염색체 이상 시험 현황 등을 소개했다.
석지현 식약처 연구관은 국가 주도의 독성물질 안전관리를 위해 현재 시행 중인 독성시험 평가 방법, 독성정보 구축 및 수행 절차, 천연물의 독성시험 수행 과정 및 사례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 석 연구관은 “2020년부터 1년간 유두구, 호로파, 회향 등에 대한 독성시험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미 완료된 물질에 대한 독성시험, 독성 병리 교차 검증도 추진할 것”이라며 “인체 적용 제품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신뢰성 있는 독성 시험을 수행해 위해성 통합 평가 및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곽승준 교수는 독성학의 개념과 독성시험 기준 등과 관련해 “독성학은 서양의학이든 동양의학이든 인간에 대한 확률적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서양에서 먼저 들어온 개념이기 때문에 분석과 검증이라는 방법을 거치고 있다”며 “의약품은 용량이 환자 별로 정해져 있어서 오히려 위해성 평가를 잘 안하지만 하루종일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것들일수록 위해성 평가가 정말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위해성 평가와 관련해 요구되는 자료, 용량-반응 평가, 다양한 한약재 독성연구 사례 등에 대해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