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치의제의 한의약 참여는 선택 아닌 필수”

기사입력 2017.11.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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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0명 이상 장애인 진료한 청한 김이종·김지민 한의사
    장애인 회송에 한의학 약점 없어… 주치의 역량 문제
    장애인 건강권 교육에 인권 부분 꼭 선행돼야



    2141-14-1[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지난 2014년 1월 ‘장애인 독립진료소’가 개소했다.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한)와 인권단체가 장애인들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청한 한의사들은 2주 1회씩 일요일마다 장애인들을 치료하면서 이들과 의료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 만큼 장애인 치료에 있어 많은 임상을 경험한 김이종 청한 회장과 김지민 한의사는 “장애인 건강 주치의제에 있어 한의약의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월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독립진료를 통해 진찰한 누적 장애인 수만 해도 무려 1500명이 넘는다. 그런 그들이기에 장애인 치료에 있어 한의약의 우수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이종 청한 회장과 김지민 한의사와의 일문일답.

    Q. 장애인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이종 청한 회장, 이하 김 회장)2009년부터 한의의료활동 들풀에서 의료진으로 참여해오던 혜화장애인독립진료소를 청한이 이어서 맡게 된 것이다. 들풀 인원수가 많지 않아서 운영하는데 애를 먹어서 그런지 우리한테 참여 의사를 묻게 됐다.

    Q. 처음 장애인 치료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김 회장)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다 보니 발음이 불명확해 못 알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장애 정도가 심한 환자의 경우 한의사랑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따로 통역해주시는 분까지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만 그랬을 뿐 우리가 알아 들으려고 두 번, 세번 귀를 기울이며 노력하다 보면 신기하게 또 잘 들리더라.
    (김지민 한의사, 이하 김)처음에는 저도 장애인들이랑 얘기해본 적이 없다보니 큰일이다 싶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장애인 단체에서도 권고했던 게 조금은 힘들더라도 환자 본인이랑 소통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보호자나 활동보조인들을 통해 의사전달을 하면서 치료하면 한의사 입장에서는 편하겠지만 장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더라.

    Q. 장애인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김 회장)등 통증을 호소하는 장애인들이 제일 많다. 또 허리나 목, 어깨 등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 많다. 누워 지낸다던지 안 좋은 자세로 있다 보니까 경직이 많이 일어난다. 이밖에도 소화불량이나 배뇨장애, 우울증과 같은 내과 질환, 신경정신과적 질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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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김 회장)섬유근육통을 가진 한 장애인 환자였다. 섬유근육통은 양방쪽에서 난치질환이다. 이 분도 양방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개선이 되지 않고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그러다 우리 독립진료소에 오셔서 침 치료도 받고 한약 치료도 받았다. 그러자 한약 치료와 침 치료로 서서히 개선이 되더라. 지금은 우리 한의원에 오셔서 꾸준히 진료를 받고 있다.
    (김)장애인 독립진료소가 시작됐을 때는 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는 장애인들이 많이 왔었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니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많이 왔다. 운동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몸 관리에 관심이 많으시더라. 무리한 연습으로 대부분 관절통을 호소했는데 선수 한 분은 지난 3월부터 진료를 꾸준히 받았다. 그 덕에 지난달 전국체전에 가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 분의 주치의가 된 기분이어서 즐거웠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말에 시행되는 장애인 주치의제에서 한의약은 배제가 됐다.
    (김 회장)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한의계 뿐 아니라 의료계, 치과계, 간호학계가 함께 만든 일차보건의료학회에서도 한의약을 활용한 장애인 진료 매뉴얼(임상진료지침)도 많이 만들어 냈다. 또 장애인들도 한의약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그럼에도 한의약이 배제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Q. 일각에서는 장애인 신체 특성상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대학병원으로의 이송과 같은 의료전달체계에 약점을 보이기 때문에 배제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 회장)잘못된 시각이다. 로컬 현장에서는 한의원 뿐 아니라 의원도 마찬가지다. 꼭 한의원이라고 해서 대학병원과의 연계에 약점을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한의원을 내원한 환자가 만약 심각한 질환이 의심된다면 우리가 의뢰서를 쓸 수 있고 트랜스퍼를 하지 않나. 한의과 양의과 문제가 아닌 주치의로서 얼마나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느냐의 문제다.

    Q. 정부가 장애인 주치의제를 시행하면서 의료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 교육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교육 커리큘럼에 꼭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김 회장)환자들을 인권적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가 선행이 돼야 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최대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장애인의 경우 특히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가진 환자가 많다.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얘기들을 하지 못한 채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의료적 관점에서도 장애로 인한 2차 발병질환의 주요 상병과 이에 대한 치료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회장)장애인 주치의제에 한의계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그간 한의계에서 장애인 주치의제 문제를 소홀이 했다고 느낀다. 협회에서 누군가가 이 문제를 전담해 한의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협상하고 조율해야 한다. 만약 전문 인력이 없다면 청한과 공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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