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중국이 발표한 중의약발전 ‘135’ 규획은 중국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규획강요’의 중의약 부문 발전계획으로 중의약 진흥발전을 추진해 2016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국민 개개인이 중의약서비스를 기본적으로 누리게 한다는 비전 아래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계획과 목표를 담고 있다. 본란에서는 중국이 발표한 중의약발전 ‘135’ 규획 중 핵심 내용을 중점 분석해 국내 한의약 발전에 시사하는 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中, 전국 중의병원 3732개소에 중의급진과 설치
韓, 응급의료 정책에서 한의약 철저히 배제
日, 급성기 의료에 근거 축적된 한약제제 빈용
응급질환에 대한 관리 여부는 필수 공공재로서의 의미가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의약은 응급의료 정책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메르스 사태 당시 한의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의약적 치료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마련된 국가 방역체계 개편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3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도 응급의료에 관한 내용은 전무하다.
◇중의약발전 ‘135’규획, 중의약 응급치료 강화
반면 중국은 중의약사업발전 5개년 규획에 중의급진학(응급의학) 발전사업을 편입시켜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해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의약발전 ‘135’규획(2016~2020년)에서도 ‘중의약 응급치료 대오와 조건의 건설 강화’라는 목표가 눈길을 끈다.
응급의료사업이 장기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수립하고 새롭게 발생하거나 돌발적인 감염성 질환 및 공공보건 사태에 대한 응급능력과 그 수준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 발표 및 전국 시행
중국 정부는 지난 1980년대 초 중의급진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시켰으며 현대 중의급진학은 1983년 제출된 ‘중의급진공작에 관한 의견’을 기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1984년 국가중의약관리국 의정사는 중의급진학의 핵심과제를 해결하는 연구 그룹을 전국적으로 조직해 전문서적을 출판하고 1990년 6종의 중의급증 진료규범 대상 병종에 대한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을 발표, 전국적으로 시행토록 했다.
이후 5종의 중의급증 진료규범을 보충해 1994년 출판한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에서는 급진질환에 대한 중의학적 정의와 변증론치는 물론 생화학, 세균검사, X-Ray, CT, 초음파 등 현대 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단 표준을 반영해 진단내용을 보완시켰다.
중국 정부는 또 중의약사업발전 5개년 규획을 통해 중의급진학 기초설립 및 중의급진 인재의 배양, 중의급진의 규범화 연구진행, 서의 대비 개성화 진료방안 및 평가체계 확립, 임상기초연구 진행, 중의급진정보 데이터 네트워크 구성 등을 중점 지원했다. 그 결과 1997년 전국 11개 지역에 국가중의약관리국 중의급증진료센터가 건설되고 1998년 중국중의약학회 급진분회가 정식 설립돼 중의급진학이 본격적으로 탄생했다.
또한 중의급진학 임상학과가 설립돼 관련 인재를 배출하고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중의급진학 대상질환의 변증론치가 확립됐다.
◇‘중의병원 건설표준’ 제정…중의병원 중의급진과 설치 의무화
특히 ‘중의병원 건설표준’을 제정해 중의병원급의 중의급진과 설치를 의무화하고 ‘중의병원 급진과 건설 및 관리지침(시행)’을 통해 급진과 설치에 관한 시설, 인력, 설비 등을 규정했다. 중의병원 급진과 의사 중 중의류별 집업의사의 비율을 60% 이상 배치해야 하고 X-Ray, 초음파, CT, 심전도 측정기 등의 진단기기는 물론 중의종합처치실, 응급탕전실을 두도록 했으며 중의급진과 상용방제 100방의 목록을 부록으로 기재해 상비토록 한 것.
중의약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전국 중의병원 3732개소에 모두 중의급진과가 설치돼 있으며 2007년 23개 중서의결합급진임상기지가 선정된 바 있다.
◇‘중국중의급증’ 저널 발표 논문 1만8482편
중의의료기관의 응급진료횟수는 3400만건이며 이는 전체 의료기관 응급진료횟수의 13%에 해당된다.
중국중의약학회 급진분회에서는 ‘중국중의급증’이라는 저널을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 3월27일 기준으로 발표된 논문 수는 1만8482편에 달한다.
중의약대학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중의급진학은 보통 3학점이 배정돼 있지만 졸업 실습과정 중 필수과에 속하며 기관삽관, 심폐소생술(CPR) 등의 실습이 수업 과정 중에 이뤄지고 있다.
◇메르스 관련 중의약진료지침 전국 병·의원 배포
이처럼 최근 20년 동안 중의급진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중의급진학은 국가 방역체계에도 포함돼 있다.WHO는 지난 2004년 사스보고서에서 △중서의 병행치료의 환자 사망률이 낮음 △사스 치료 의료진중 예방목적의 한약을 복용한 경우 사스에 감염된 사례 없음 △한약의 폐 염증 감소와 임상증상 개선 및 신체활력 증강 등 중서의 협진 대응 결과를 담았다. 메르스 발생 전인 지난 2014년에는 중국 보건당국이 메르스 진료방안으로 중의약진료지침을 첨부해 전국 병·의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양의사의 90% 이상이 한약 처방하는 일본
한의사 제도가 없는 일본 역시 응급의학에 한약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양의사로 일원화되면서 한의사 제도가 없어졌다.
하지만 한의학의 임상치료학으로서의 우수성 때문에 동양의학회를 중심으로 한 양의사들에 의해 한방처방이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양의사 중 90% 이상이 한약을 처방하는 등 한방의학이 활성화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전통의학 관련 응급의학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지원은 없었지만 지난 1967년 건강보험 적용 한방제제가 4품목에서 148개 품목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 응급의료에서 한방제제의 치료효과, 속효성, 작용기전, 치료기간의 단축, 경제성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한방응급의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日, 건보적용 한방제제 확대로 한방응급의학 발전 계기
무엇보다 일본의 응급실 근무 양의사들은 △한약이 급성기 통증에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 가능한 점 △양약대비 다질환 표적으로 투약 시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 △투약 방식에 따라 속효성이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응급외래, 집중치료, 수술 후 회복 등에 적극적으로 한약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구급의학회총회 학술집회에서는 매년 응급의료에 한방의학을 접목시키기 위한 발표가 이뤄지며 이를 학술지에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한방의약학잡지(Vol23. 2015)에서는 메치실린내성포도상구균(MRSA) 감염된 중증 화상환자의 항생제 대응이 곤란해 ‘십전대보탕’을 투여, 병세가 개선된 사례와 함께 중환자실(ICU)에서 다빈도로 발생하는 부종환자에게 ‘오령산’을 처방, 혈관 투과성 항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부종을 억제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임상구급의학회지 등재된 논문에서는 기관삽관 상태 유지를 1주 이상 필요로 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중익기탕이 MRSA와 Burkholdera cepacia 검출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이들의 음성화를 3주 정도 단축시킬 수 있었으며 환자의 조기퇴원에 기여했다.
◇한약제제 근거 축적으로 응급의료서 다양한 응용 가능
제41회 일본구급의학회총회 학술세미나에서 太田祥一 도쿄의과대학 응급의학 교수는 응급의학 한방진료의 특징으로 △속효성(오령산, 작약감초탕, 억간산, 대건중탕, 갈근탕·마황탕 등 감기처방) △응급진료 시 자주 만나게 되는 호소(통증, 두근거림, 어지러움, 구토, 설사, 발열)에 대한 조절이 가능 △면역능, 장관기능 개선 등을 꼽았다.
이어 한방약을 통한 항상성 개선 효과가 알려져 급성기 의료에서 한방약 치료가 빈용되고 있으며 근거중심의학(EBM)의 관점에서 대건중탕 외에 육군자탕, 보중익기탕, 오령산, 억간산 등의 근거가 축적돼 있어 이를 근거로 응급, 집중치료 영역에서도 다양한 한방약의 임상응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응급의료 관련 법률·정책에서 철저히 배제된 한의사
국내에서는 한의약을 활용한 산업적 성과만을 정책적으로 추구해 한의응급의학 지원책은 전무하다.
응급의료와 관련된 국내 법률로는 지난 1994년에 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있다.
동 법률 제2조 4항에서 ‘응급의료종사자란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취득한 면허 또는 자격의 범위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응급의료 제공 의료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일 뿐 한의사가 제공하는 응급처치, 진료의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도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역, 권역, 전문응급의료센터의 인력기준에서 의사, 타과전문의, 응급의학전문의 외에 한의사에 대한 내용은 없다. 최근 개정되면서 추가된 재난관련 비상대응매뉴얼의 의료인 의무교육에 관한 내용에서도 한의사는 실질적으로 배제된 상태다.
그렇다 보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매년 2000여억원의 응급의료기금을 투자해 응급의료기본계획을 세우고 시행 중에 있지만 한의약과 관련된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응급의료기본계획에서 응급의료 인적자원은 응급의학 전문의, 응급의학과 전공의, 양방 일반의로 규정돼 있고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전국 500여개 지역응급의료기관, 전문응급의료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앙응급의료센터 중 한의의료기관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 2008년 시행된 한방의료기관 시범평가 자료에서 존재했던 한의과대학 한방병원 내 응급실마저 2009년에 전부 폐실되거나 야간진료실로 전환됐다.
◇韓, 최근 20년간 한의응급의학 관련 논문 단 20편
응급의학에 대한 한의계 내부에서의 노력도 부족했다.
대한한의학회 산하 학술단체 중 한의응급의학회가 아직 없다.
한의응급의학 관련 논문도 최근 20년 간 단 20편에 불과했으며 그 내용도 의무기록지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가 대부분이다.
교육 또한 경희한의대, 동국한의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의과대학에서는 이론교육만 1~2학점을 배정한 형태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양방응급의학 교과서를 사용함으로써 한의응급의학만의 병인병기나 변증체계, 치법, 증후 등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한의응급의학, 한의학 자체 한계 아닌 정부와 한의계 의지 문제
최창혁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의급진학과 일본의 한방의학 사례에서 보듯 한의응급의학의 발전은 한의계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일 뿐 한의학 자체의 한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한의학을 활용한 응급질환의 제어에 있어 대표적 한계점이라 일컬어지는 느린 치료효과 문제는 침구치료의 즉각적 반응과 한약의 속효성이 국내·외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며 “의료기기의 경우 한의과대학 교육을 정상적으로 수료하고 면허시험을 통과한 현대 한의사라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외과영역 등 기타 문제는 한·양방 협진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한의응급의료의 제약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한의계가 한의응급의학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병원전 단계(일반인의 대응영역)에 머물러 있는 한의응급의료의 영역을 병원단계(의료인의 대응영역)로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한의응급의료 발전을 위한 장기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의응급의학회를 조속히 설립해 회원들의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한 한의응급의료에 관한 자료를 생산·보급해 한의응급의료관련 정부정책 수립, 진료지침 작성, 교과서 편찬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응급의료 관한 법률·정책·사업의 한의사 참여 보장 필요
이와 더불어 한의응급의학전문의제도 도입, 한의응급의학 교과과정의 개편 및 한의사국가시험 반영, 임상한의사의 보수교육, 한방병원에서의 응급실 재개설 등 한의응급의학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최소한 현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정책, 사업의 제정 및 추진에 있어 의사, 응급의학전문의와 같은 자격제한을 풀어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조언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한의학이 필수 의료재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위축되고 있는 국내 한의학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한의계가 의료의 근본이 되는 응급의료에서 한의학의 영역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다방면의 연구와 정책적 노력으로 정부의 응급의료관리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한의계는 중국, 일본의 사례처럼 한의약을 활용한 응급질환 관리 능력을 배양하고 활성화시켜 기존 응급의료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양의학적 치료법이 없는 신종감염병 확산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국가 방역체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참고자료 :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한의사의 응급질환관리제도 참여 제고방안 연구’>

中, 전국 중의병원 3732개소에 중의급진과 설치
韓, 응급의료 정책에서 한의약 철저히 배제
日, 급성기 의료에 근거 축적된 한약제제 빈용
응급질환에 대한 관리 여부는 필수 공공재로서의 의미가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의약은 응급의료 정책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메르스 사태 당시 한의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의약적 치료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마련된 국가 방역체계 개편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3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도 응급의료에 관한 내용은 전무하다.
◇중의약발전 ‘135’규획, 중의약 응급치료 강화
반면 중국은 중의약사업발전 5개년 규획에 중의급진학(응급의학) 발전사업을 편입시켜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해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의약발전 ‘135’규획(2016~2020년)에서도 ‘중의약 응급치료 대오와 조건의 건설 강화’라는 목표가 눈길을 끈다.
응급의료사업이 장기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수립하고 새롭게 발생하거나 돌발적인 감염성 질환 및 공공보건 사태에 대한 응급능력과 그 수준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 발표 및 전국 시행
중국 정부는 지난 1980년대 초 중의급진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시켰으며 현대 중의급진학은 1983년 제출된 ‘중의급진공작에 관한 의견’을 기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1984년 국가중의약관리국 의정사는 중의급진학의 핵심과제를 해결하는 연구 그룹을 전국적으로 조직해 전문서적을 출판하고 1990년 6종의 중의급증 진료규범 대상 병종에 대한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을 발표, 전국적으로 시행토록 했다.
이후 5종의 중의급증 진료규범을 보충해 1994년 출판한 ‘중의내과급증진료규범’에서는 급진질환에 대한 중의학적 정의와 변증론치는 물론 생화학, 세균검사, X-Ray, CT, 초음파 등 현대 의료기기를 이용한 진단 표준을 반영해 진단내용을 보완시켰다.
중국 정부는 또 중의약사업발전 5개년 규획을 통해 중의급진학 기초설립 및 중의급진 인재의 배양, 중의급진의 규범화 연구진행, 서의 대비 개성화 진료방안 및 평가체계 확립, 임상기초연구 진행, 중의급진정보 데이터 네트워크 구성 등을 중점 지원했다. 그 결과 1997년 전국 11개 지역에 국가중의약관리국 중의급증진료센터가 건설되고 1998년 중국중의약학회 급진분회가 정식 설립돼 중의급진학이 본격적으로 탄생했다.
또한 중의급진학 임상학과가 설립돼 관련 인재를 배출하고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중의급진학 대상질환의 변증론치가 확립됐다.
◇‘중의병원 건설표준’ 제정…중의병원 중의급진과 설치 의무화
특히 ‘중의병원 건설표준’을 제정해 중의병원급의 중의급진과 설치를 의무화하고 ‘중의병원 급진과 건설 및 관리지침(시행)’을 통해 급진과 설치에 관한 시설, 인력, 설비 등을 규정했다. 중의병원 급진과 의사 중 중의류별 집업의사의 비율을 60% 이상 배치해야 하고 X-Ray, 초음파, CT, 심전도 측정기 등의 진단기기는 물론 중의종합처치실, 응급탕전실을 두도록 했으며 중의급진과 상용방제 100방의 목록을 부록으로 기재해 상비토록 한 것.중의약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전국 중의병원 3732개소에 모두 중의급진과가 설치돼 있으며 2007년 23개 중서의결합급진임상기지가 선정된 바 있다.
◇‘중국중의급증’ 저널 발표 논문 1만8482편
중의의료기관의 응급진료횟수는 3400만건이며 이는 전체 의료기관 응급진료횟수의 13%에 해당된다.
중국중의약학회 급진분회에서는 ‘중국중의급증’이라는 저널을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 3월27일 기준으로 발표된 논문 수는 1만8482편에 달한다.
중의약대학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중의급진학은 보통 3학점이 배정돼 있지만 졸업 실습과정 중 필수과에 속하며 기관삽관, 심폐소생술(CPR) 등의 실습이 수업 과정 중에 이뤄지고 있다.
◇메르스 관련 중의약진료지침 전국 병·의원 배포
이처럼 최근 20년 동안 중의급진학의 급속한 발전으로 중의급진학은 국가 방역체계에도 포함돼 있다.WHO는 지난 2004년 사스보고서에서 △중서의 병행치료의 환자 사망률이 낮음 △사스 치료 의료진중 예방목적의 한약을 복용한 경우 사스에 감염된 사례 없음 △한약의 폐 염증 감소와 임상증상 개선 및 신체활력 증강 등 중서의 협진 대응 결과를 담았다. 메르스 발생 전인 지난 2014년에는 중국 보건당국이 메르스 진료방안으로 중의약진료지침을 첨부해 전국 병·의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양의사의 90% 이상이 한약 처방하는 일본
한의사 제도가 없는 일본 역시 응급의학에 한약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양의사로 일원화되면서 한의사 제도가 없어졌다.
하지만 한의학의 임상치료학으로서의 우수성 때문에 동양의학회를 중심으로 한 양의사들에 의해 한방처방이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양의사 중 90% 이상이 한약을 처방하는 등 한방의학이 활성화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전통의학 관련 응급의학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지원은 없었지만 지난 1967년 건강보험 적용 한방제제가 4품목에서 148개 품목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 응급의료에서 한방제제의 치료효과, 속효성, 작용기전, 치료기간의 단축, 경제성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한방응급의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日, 건보적용 한방제제 확대로 한방응급의학 발전 계기
무엇보다 일본의 응급실 근무 양의사들은 △한약이 급성기 통증에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 가능한 점 △양약대비 다질환 표적으로 투약 시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 △투약 방식에 따라 속효성이 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응급외래, 집중치료, 수술 후 회복 등에 적극적으로 한약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구급의학회총회 학술집회에서는 매년 응급의료에 한방의학을 접목시키기 위한 발표가 이뤄지며 이를 학술지에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한방의약학잡지(Vol23. 2015)에서는 메치실린내성포도상구균(MRSA) 감염된 중증 화상환자의 항생제 대응이 곤란해 ‘십전대보탕’을 투여, 병세가 개선된 사례와 함께 중환자실(ICU)에서 다빈도로 발생하는 부종환자에게 ‘오령산’을 처방, 혈관 투과성 항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부종을 억제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임상구급의학회지 등재된 논문에서는 기관삽관 상태 유지를 1주 이상 필요로 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중익기탕이 MRSA와 Burkholdera cepacia 검출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이들의 음성화를 3주 정도 단축시킬 수 있었으며 환자의 조기퇴원에 기여했다.
◇한약제제 근거 축적으로 응급의료서 다양한 응용 가능
제41회 일본구급의학회총회 학술세미나에서 太田祥一 도쿄의과대학 응급의학 교수는 응급의학 한방진료의 특징으로 △속효성(오령산, 작약감초탕, 억간산, 대건중탕, 갈근탕·마황탕 등 감기처방) △응급진료 시 자주 만나게 되는 호소(통증, 두근거림, 어지러움, 구토, 설사, 발열)에 대한 조절이 가능 △면역능, 장관기능 개선 등을 꼽았다.이어 한방약을 통한 항상성 개선 효과가 알려져 급성기 의료에서 한방약 치료가 빈용되고 있으며 근거중심의학(EBM)의 관점에서 대건중탕 외에 육군자탕, 보중익기탕, 오령산, 억간산 등의 근거가 축적돼 있어 이를 근거로 응급, 집중치료 영역에서도 다양한 한방약의 임상응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응급의료 관련 법률·정책에서 철저히 배제된 한의사
국내에서는 한의약을 활용한 산업적 성과만을 정책적으로 추구해 한의응급의학 지원책은 전무하다.응급의료와 관련된 국내 법률로는 지난 1994년에 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있다.
동 법률 제2조 4항에서 ‘응급의료종사자란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취득한 면허 또는 자격의 범위에서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응급의료 제공 의료인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일 뿐 한의사가 제공하는 응급처치, 진료의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응급의료기관 지정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도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역, 권역, 전문응급의료센터의 인력기준에서 의사, 타과전문의, 응급의학전문의 외에 한의사에 대한 내용은 없다. 최근 개정되면서 추가된 재난관련 비상대응매뉴얼의 의료인 의무교육에 관한 내용에서도 한의사는 실질적으로 배제된 상태다.
그렇다 보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매년 2000여억원의 응급의료기금을 투자해 응급의료기본계획을 세우고 시행 중에 있지만 한의약과 관련된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응급의료기본계획에서 응급의료 인적자원은 응급의학 전문의, 응급의학과 전공의, 양방 일반의로 규정돼 있고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전국 500여개 지역응급의료기관, 전문응급의료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앙응급의료센터 중 한의의료기관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 2008년 시행된 한방의료기관 시범평가 자료에서 존재했던 한의과대학 한방병원 내 응급실마저 2009년에 전부 폐실되거나 야간진료실로 전환됐다.
◇韓, 최근 20년간 한의응급의학 관련 논문 단 20편
응급의학에 대한 한의계 내부에서의 노력도 부족했다.
대한한의학회 산하 학술단체 중 한의응급의학회가 아직 없다.
한의응급의학 관련 논문도 최근 20년 간 단 20편에 불과했으며 그 내용도 의무기록지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가 대부분이다.
교육 또한 경희한의대, 동국한의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한의과대학에서는 이론교육만 1~2학점을 배정한 형태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양방응급의학 교과서를 사용함으로써 한의응급의학만의 병인병기나 변증체계, 치법, 증후 등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한의응급의학, 한의학 자체 한계 아닌 정부와 한의계 의지 문제
최창혁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의급진학과 일본의 한방의학 사례에서 보듯 한의응급의학의 발전은 한의계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일 뿐 한의학 자체의 한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한의학을 활용한 응급질환의 제어에 있어 대표적 한계점이라 일컬어지는 느린 치료효과 문제는 침구치료의 즉각적 반응과 한약의 속효성이 국내·외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며 “의료기기의 경우 한의과대학 교육을 정상적으로 수료하고 면허시험을 통과한 현대 한의사라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외과영역 등 기타 문제는 한·양방 협진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한의응급의료의 제약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한의계가 한의응급의학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병원전 단계(일반인의 대응영역)에 머물러 있는 한의응급의료의 영역을 병원단계(의료인의 대응영역)로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한의응급의료 발전을 위한 장기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한의응급의학회를 조속히 설립해 회원들의 다양한 학술활동을 통한 한의응급의료에 관한 자료를 생산·보급해 한의응급의료관련 정부정책 수립, 진료지침 작성, 교과서 편찬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응급의료 관한 법률·정책·사업의 한의사 참여 보장 필요
이와 더불어 한의응급의학전문의제도 도입, 한의응급의학 교과과정의 개편 및 한의사국가시험 반영, 임상한의사의 보수교육, 한방병원에서의 응급실 재개설 등 한의응급의학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최소한 현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정책, 사업의 제정 및 추진에 있어 의사, 응급의학전문의와 같은 자격제한을 풀어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조언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한의학이 필수 의료재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위축되고 있는 국내 한의학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한의계가 의료의 근본이 되는 응급의료에서 한의학의 영역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다방면의 연구와 정책적 노력으로 정부의 응급의료관리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한의계는 중국, 일본의 사례처럼 한의약을 활용한 응급질환 관리 능력을 배양하고 활성화시켜 기존 응급의료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양의학적 치료법이 없는 신종감염병 확산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국가 방역체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참고자료 : 대한한의사협회 한의학정책연구원 ‘한의사의 응급질환관리제도 참여 제고방안 연구’>
많이 본 뉴스
- 1 정부, 사업자용 간편인증 도입…홈택스 등 공공사이트에 적용
- 2 “경혈마취, 경혈 개념-통증 조절 기전의 유기적 연결”
- 3 “한의사 제도 부활 75주년…진정한 부활의 날개 펼칠 것”
- 4 ’25년 직장가입자 건보료 연말정산…1035만명 추가 납부
- 5 “어르신‧장애인 한의사 주치의제, 한의 방문진료 확대”
- 6 중동전쟁 여파 의료용품 수급 대란···정부와 긴밀 대처
- 7 ‘생맥산가감방’, 동맥경직도 유의 개선…“심혈관 신약화 가능성 시사”
- 8 대마, 의약·산업 활용 입법 재개…기능성 성분 CBD 중심 재분류 추진
- 9 “지난해 케데헌 열풍, 올해는 K-MEX가 잇는다”
- 10 “추나요법, X-ray와 만나다”